명동성당(明洞聖堂) 농성 관련 게시판

9월 21일(화) - 2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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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환 [franco2] 쪽지 캡슐

1999-09-27 ㅣ No.175

 21일(화)-22일(수)

 

  끊임없이 내리는 빗속에서 약간 움츠려든 듯 조용하기만 하다.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계속해서 조용히 단식을 하고 있어 이제는 건강이 정말 염려될 수 밖에 없다. 비가 내는 관계로 저녁 20:30분 미사장소가 이리저리 옴겨다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수도자(특히 수녀님)들과 함께 하는 일반인들의 끈임없는 방문에 힘을 얻어 점차 지방으로 동조 단식이 확산되어가고 있다. 21일(화) 11:00에 있은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민노총을 비롯해 각계의 단체들이 모여 다시 한번 "국가보안법철폐"에 대한 원의가 뜨거움을 알렸다.

 

 23일(목)-26일(주일)

 

  "더도 말고 덜더 말고 오늘만과 같아라"

한가위 명절 연휴가 시작되었다. 민족적 풍요로움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귀성인파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고 부산까지 19시간이 걸렸다는 소식도 전해온다. 그러나 여전히 내리고 있는 비는 성당 언덕을 적시고 있다. 언덕에 있는 이들은 명절도 그리 풍요롭게 지내지 못하고 있다. 언덕에서 만난 안면이 있던 사람에게 "명절인데 어떤 생각이 드느냐?"고 묻자, 웃으며 "민족명절은 민족이 풍요로울 때 그 진가가 있습니다"라고 한 말이 잔잔히 남는다.

 

  한가위 새벽, 성당마당에서 범민련의 한 노인을 만났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일찍 일어나셨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내자, 노인은 환하게 웃으며 "지금 차례를 지내려고 준비중입니다."라고 말씀하신다. "차례음식은 장만이 되었습니까?"라는 물음에 "어제 가족들이 방문해서 함께 지냈고, 음식도 장만해 왔기에 오늘은 조촐히 저희들끼리 차례를 올릴까 합니다."라고 답한다. 그럼 명절 잘 보내시라고 말씀을 드렸지만 씁쓸했다.

 

  명절인데 문규현 신부님은 탈진해 병원으로 실려갔다. 다른 신부님들은 그래도 젊다는 이유로 마지막까지 힘을 내겠다고 계속 단식중이다. 연휴가 끝나면 매일 정기검진을 해야겠다.

 

 9월 27일(월)

 

  11:00경 삼청교육피해자 대책위원회 회장이 찾아왔다.

만나러 나가니 엠블런스 한 대가 서 있다. 그러찮아도 연락을 하려했는데 잘 왔다 싶었다. 삼대위 회장은 그동안 40,000여명에 이르는 사람들의 서명을 받았다며 정기국회 일정을 보여준다. 10월 18일까지 국정감사가 있고, 이후 12월 18일까지 특별법 재정에 대한 심의가 들어가며, 국방위가 삼청교육대 문제를 다루는데 위원장과 위원 5명의 명단을 보여 준다. 따라서 10월 18일 이내에 대통령과의 면담을 성사 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고 말한다. 대통령 면담이 이루어 지지않을 경우를 대비해 영부인과의 면담도 신청해 놓았다고 말한다. 다음은 말 안해도 이미 알고 있다. 그러니 천막 농성을 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지난번 약속도 철저히 지켰을 뿐 아니라, 참으로 여려운 처지라 9월 30일 천주교연대 "국가보안법철폐 지지 농성단"이 철수할 예정인데 그때까지만 플랜카드를 걸고 서명을 계속 받으면서 있다가 협조를 구해 천막을 그대로 둘 터이니 천막도 없으니 그것을 쓰면 어떻겠느냐고 말하자 좋다고 한다. 그리고 1차 시한을 10월 18일까지로 하고, 그 다음 추이를 보고 다시 논의하자고 했다. 한가지 부탁하고 싶은 것은 "지난번 일로 삼대위가 서로 갈라서려고 하는데 가뜩이나 힘이 없는데다 또 분열까지 생기면 어떻게 일을 추진하겠느냐, 그러니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서로 힘을 합쳐 노력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하니 그러겠다고 한다.

 

  19:00, 언덕 들머리에서 수녀님, 스님, 목사님, 신부님, 교무님들 400여명이 모여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범 종교인 대회"를 시작했다. 여는 마당과 종교인 대회가 진행 중이며, 마지막으로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제1차 범국민 행동의 날 -자유와 평등이 넘쳐 흐르는 통일된 나라에서 살고 싶어요!- 선포식(10월 2일(토) 14:00, 대학로에서 명동성당으로)"을 알리고 촛불기원행진으로 끝을 내려 하고 있다. 그러나 촛불행진은 그리 순탄할 것 같지가 않다. 5개 중대 병력이 집결한 것으로 보아 촛불행진을 막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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