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회성당 자유게시판

피정을 다녀온 지혜 수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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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남 [ghsi] 쪽지 캡슐

2000-01-27 ㅣ No.1247

왜관에서 2박 3일의 여정을 끝내고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우리가 생각한 피정이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개인적인 행동으로 실망할 때도 있었지만, 피곤할 텐데 나름대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에 최선을 다해 따라주는 모습들이 대견하기도 했습니다.

 

사람의 몸의 지체가 손과 발 등 여러 지체가 모여서 하나를 이루듯이, 이 세상도 하느님을 중심으로 여러 역할들이 각각의 지체가 되어 이루어가고 있음을 봅니다. 그 중에서도 빠질 수 없는 것이 단순 노동과 기도를 통해, 세상을 떠나 있지만 그 누구보다도 세상을 위해 살고 있는 수도자들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돌아가신 지 에른스트 신부님의 영혼을 위해 기도할 수 있었던 것은 참 좋은 기회였다고 느껴집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죽음이 끝이 아니라 부활을 위한 또 새로운 시작임을 아이들이 알아듣지는 못했겠지만 일반 사회에서 받아들이는 장례의 분위기와 무언가가 다름을 보았을 것입니다.

 

이런 저런 평가가 나올 수 있겠지만 수도생활이 무엇인가, 그리고 기도와 전례 등 그 삶에 잠시나마 동참해 보았다는 것은 마음 속에 지워지지 않는 기억으로 자리하리라 생각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수사님들의 그레고리안 성가를 통해서 마음에 묵혔던 여러가지 찌꺼기들을 정화할 수 있었고 아이들과 직접적으로 부대끼며 우리 각자각자의 모습 안에 존재하시는 하느님을 보면서 친해질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번 피정을 위해 이곳 저곳에서 많이 도움을 주신 분들, 신부님과 데오파니아 수녀님, 학사님들, 중고등부 선생님들, 특히 아오스딩 선생님, 요안나 선생님, 로사 선생님,루시아 선생님, 또 요한 학사님을 비롯하여 뒤에서 기도로 후원해 주신 분들,  억수로 억빠이 데끼리 수고하셨습니다. 잠도 못 주무시고...

 

 아오스딩 선생님께서 올려 놓은 메일을 잘 읽었습니다. 피정이 좀 더 깊게 하느님을 만나기 위한 시간이라면 우리는 이미 피정 전부터 그 만남을 잘 준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에게 이런 시간을 허락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이제 내가 받은 천사의 몫을 가지고 남은 2000년의 나날들을 감사와 찬미의 순간으로 채워봅시다.  우리 가회동 성당 화이팅!!

 

 

                   처음으로 가회동 게시판에 글 띄워보는 지혜수녀가 (자칭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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