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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독일 노인의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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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희 [seongangela] 쪽지 캡슐

2009-08-30 ㅣ No.1670

 
 
           어느 독일 노인의 시(詩)                                    
 
                                                                   김수환 추기경 옮김
 
 
 
세상에서 으뜸인 일은 무엇일까?
기쁜 마음으로 나이 먹고
일하고 싶지만 참고,
말하고 싶지만 침묵하고,
실망스러워질 때 희망을 갖고
마음 편히 공손하게 내 십자가를 지는 일!
 
젊은이가 힘차게 하느님 길을 가도 시기하지 않고
남을 위해 일하기보다
겸손되이 남의 도움을 받으며
몸이 약해 아무 도움을 줄 수 없어도
온유하고 친절한 마음을 잃지 말자!
 
늙음은 무거운 짐이지만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
오랜 세월 때 묻은 마음을
세월의 무게를 담아 마지막으로 닦는다.\
내 고향으로 돌아 가려고...
 
이 세상에 나를 묶어 놓은 끈을 하나씩 하나씩
끊는 것은 참 잘하는 일이다.
 
세상에 메어 있지 않아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면 겸손되이 받아들이자
하느님께서는 마지막으로
'기도'라는 가장 좋은 것을 남겨 두신다.
 
손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어도,
두 손 모으면 늘 할 수 있는 기도
사랑하는 모든 이를 위해
하느님께서 은총을 베푸시도록 빌기 위해
모든 것이 다 끝나는 날,
"어서 와, 친구야 !  너를 결코 잊지 않았어."
 
마지막 날,
머리 맡에서 속삭이는 하느님을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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