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일동성당 게시판

박은종 신부님, 끝나지 않은 이야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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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순 [bejoyful] 쪽지 캡슐

2000-03-14 ㅣ No.1584

불의에 맞서야 하는 교회가 아닌가? 세상의 빛으로 어둠의 세력들을 밝혀야 하지 않는가? 세상의 십자가를 외면하는 교회가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고 간다고 고백할 수 있을까? 농성에 참여하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나가라니 도대체 신앙이 무엇인가? 하느님의 정의는 무엇이고 예수님의 십자가상 죽음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래 어쩌면 예수님은 구세주이시기 전에 한 시대를 치열하게 살다간 예언자로서 자신의 삶을 죽음으로 몰아간 젊은 예언자가아니었던가?

 

명동성당의 반복음적 조처에 교수신부님들 만이라도 역사적 과오라고 말해야 되지 않는가? 예수님의 십자가는 분신한 젊은이들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신앙생활 자체가 기득권에 대항하는 것이었고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자들에 순교 당하거나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는 시대의 아픔에 함께 하며 살신성인의 삶으로 살다간 교회의 성인들이 아니던가?

 

세상의 아픔에 함께 하지 못하는 교회의 희생양이 되어야 해! 영원한 친구 조성만처럼 할복할 것인가? 신관 옥상일까? 도서관 옥상일까? 죽을 각오로 살면 되지 않는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도록 투신하면 되지 않는가. 이런 결단으로 ’희생양’이라는 죽음의 번민을 극복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단지 용기가 없어서 살아 남았을 뿐이었습니다. 신학생 시절의 번민이 영화의 자막처럼 스쳐지나갔습니다. 어쩌면 난 내 설움에 울었던 것입니다. 점심을 먹으면서도 눈물을 감추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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