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동성당 게시판

새벽에 만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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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용 [pgiuseppe] 쪽지 캡슐

2002-09-04 ㅣ No.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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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새벽이면 어김 없이 만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른 새벽 그 옛날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러 가던 여인들처럼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도 않은 길을 헤쳐 언덕바지 성당안의

  감실 앞에 모여든 사람들입니다.

 

  하루를 시작하면서

  주님앞에 앉아 자신과 가족과 공동체를 위해 올리는 기도는

  우리 모두의 양식이고 생수가 됩니다.

 

  우리 모두를 위한 갈멜처럼

  삶의 뒤안길에서

  그냥 말없이 성체를 향한 마음은

  세상에 살아있는 수도자가 됩니다.

 

  뒷자리 구석에 앉아

  바라보는 그분들의 모습은

  공동체를 위한 어린양 같습니다.

 

  정신없이 바쁜 일상의 삶에서

  어디를 향해 가는지 모르는 우리의 삶에서

  그분들이 바치는 기도는

  숨겨진 우리의 힘이고 희망이고 용기입니다.

 

  그래서 감사합니다.

  그 누군가 우리 공동체를 위한

  말없는 기도와 희생이 있다는 사실이

  눈물겹도록 고맙습니다.

 

  그 기도는 분명

  저 자신을 위한 기도일 것이고

  실의와 절망속에 살아가는 공동체의 그 누군가를 위한

  아름다운 봉헌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고맙습니다.

  그래서 행복합니다.

  저는 그리고 우리 모두는 결코 혼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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