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어제 서울주보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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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찬일 [korea1] 쪽지 캡슐

2008-09-08 ㅣ No.8360

 

안녕하세요 존경하는 형제자매님들. 혹시 어제 2008년 9월 7일자 주보에 신부님께서 기고하신 글 읽어보셨나요?

감사합니다. '서울대교구'와 존경하는 '이기양 요셉 신부님'께서 9월 7일자 주보에 좋은 글을 실어주셔서..

특히 글 중간에 북한의 현실에 대해 말씀해주신 부분 너무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가톨릭 교회는 물론, 나라 안팎으로 가치관이 혼란한 시대에 빛나는 지표가 되어 주시는 글입니다.

저는 어제 저녁 미사 시간에 주보에 실린 이 글을 보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한 번 읽어보고 다시 읽어보고 또 다시 읽어봤습니다. 나중에 또 읽어볼 예정입니다.

시간 되시면 한번 읽어보시길 바라며..

 

사도 바오로가 서울대교구민에게 보내는 편지

(2008년 9월 7일 연중 제 23주일 서울주보에서 퍼옴) 

2000번째 생일을 축하해 준 서울대교구민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저의 2000번째 생일을 전 세계인과 더불어 축하해 주는 한국 천주교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뿐만 아니라 서울대교구장님과 전 신자가 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복음화 2020’ 운동을 펼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것이야말로 저의 주님이신 예수님과 저에게 주시는 가장 큰 선물이라 생각했습니다.

    2000년 전 소아시아와 유럽의 선교에 정신이 없어 저 멀리 동아시아의 고구려, 백제, 신라까지 찾아갈 수가 없었던 저는 지금 저의 선교 발자취를 따르는 성지 순례자들을 보면서 미안한 마음과 함께 감사의 마음을 누를 길 없습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세계에서 유래가 드물 정도로 자랑스러운 신앙의 선조를 모신 교회입니다. 여러분의 신앙 선조는 스스로 진리를 찾아 나서 결국 참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고, 온갖 박해 속에서도 목숨 바쳐 신앙을 지켜내 지금은 그 고통의 열매가 만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그 은총의 열매를 ‘복음화 2020’ 운동과 ‘북한의 동포를 돕는 일과 아시아의 선교’를 위해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복음화 2020’ 운동

   누구보다도 열렬한 유다교 신봉자였던 저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씨를 말리기 위해 33년경 다마스쿠스로 가던 중 도상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그 날 저는 천지개벽이 이랬을까 싶을 정도로 상상도 못할 엄청난 체험을 하였습니다. 주님은 “가거라. 그는 다른 민족들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내 이름을 알리도록 내가 선택한 그릇이다”(사도 9,15)라고 말씀하셨고 저는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갈라 2,20)라고 고백하며 그 소명에 헌신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신앙의 씨앗은 안티오키아에서 터키 그리스를 거쳐 로마로 들어갔고, 유럽에서 크게 성장하여 아시아까지 전파되었고 급기야는 1784년에 한국에까지 뿌려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요즈음 안타깝게도 이렇게 중요한 신앙의 씨앗이 얼마나 고귀한 것인지를 잊고 지내는 신자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떤 신부님께서 이런 강론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그것으로 저의 마음을 대신 하겠습니다.

   『친하게 지내던 친구 둘이 있었습니다. 한 친구가 주일 아침에 다른 친구를 찾아와서 말했습니다.
   “어이, 친구, 오늘 골프 치러 가지 않겠는가?”
   “고맙네만 나는 오늘 성당에 가야 한다네.”
   “그런가? 나는 자네의 믿음에 정말 감탄사가 나오네. 내가 그 동안 자네에게 일곱 번이나 골프를 치자거나 낚시를 하자고 했는데 성당 때문에 모두 거절당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그런데 자네는 번번이 성당 때문에 내 청을 거절을 했는데 내 생각에는 성당이란 곳이 골프장이나 낚시터보다는 갈 만한 곳이 못되는 것 같네.”
   “아니, 그게 무슨 말인가? 나는 성당이 골프장이나 낚시터보다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친한 자네의 청까지도 매번 거절하지 않았는가?”
   “정말 자네에게 성당이 중요한 곳이라면 왜 나에게 한 번도 같이 가자는 말을 안 했는가? 나는 낚시터와 골프장이 정말 좋아서 자네한테 가자고 그렇게 청했는데 자네는 그런 적이 없지 않은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지요. 선교에 목숨 걸었던 나, 바오로 해를 지내면서 일 년에 한 명에게라도 복음을 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면 어떨까요?

북한의 동포를 돕는 일과 아시아 선교

   사탄이 공산주의자들과 손을 잡고 전세계를 휘둘렀던 과거를 기억하면 가슴이 무너집니다. 그러나 우리의 보호자이신 성모님의 전구와 신자들의 기도로 악의 세력은 쇠퇴하였고 거의 사라져가고 있지만, 지금도 그 세력이 남아 있는 북한의 상황은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우리 주님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께 더 기도하십시오. 한국 천주교회는 그 어떤 민족보다도 성모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는 교회입니다. 그리고 남북한의 평화를 위해서는 사탄의 세력이 저질러 놓은 불신과 증오, 이산의 아픔과 원수 맺음의 감정에서 자유로워야 합니다. 남북한의 통일을 위해 더 많은 기도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북한의 어려운 현실을 외면하지 마십시오. 수많은 동족이 빈곤과 기아에 시달리며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치적이고 군사적인 관계는 그들에게 맡겨 두고 신자들은 주님의 뜻을 실천하십시오. 예수님께서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라는 말씀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지금 이 순간 예수님은 북한의 동포 안에 계실 것입니다. 굶주리는 사람의 곤궁을 외면하고 그들과 사랑과 평화를 말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저는 소아시아와 유럽의 선교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고 주님의 성령께서 저를 지켜 주시고 도와 주시어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열매를 맺었습니다. 이제 중국, 일본, 인도 등의 아시아 선교를 여러분에게 부탁드립니다. 저보다도 역동적이고 훌륭한 교통수단과 정보 매체를 가지고 있기에, 석기시대 같았던 저와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결과를 얻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성령의 힘을 청하십시오. 제 선교에 있어서 가장 큰 후원자였던 성령님의 도우심이 사랑하는 여러분께도 작용하리라는 것을 저는 확신합니다.

   주 예수님의 은총이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빕니다.

 

하느님의 종 바오로.

 

이기양 요셉 신부

10지구장 겸 공동사목 오금동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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