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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요셉 [jioseph] 쪽지 캡슐

2000-03-24 ㅣ No.927

사순 제2주간 금요일   이 상희 신부님의 강론

 

 

용한 의원이 있었습니다.

워낙 의술이 뛰어나 그를 찾아온 많은 사람들은 모두 건강한 몸으로 돌아갔고, 사방에서 그 의술을 배우려고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그 의원은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서 마침내 죽은 사람도 살려내는 명약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러나 아무에도 그 비방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어 죽을 때가 되자, 가장 믿을만한 제자에게 "내가 죽거든 당황하지 말고 이 약을 발라달라"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의원이 죽자 제자는 그 약을 의원의 몸에 바르기 시작했습니다.

반쯤 바르자 바른 부분에 온기가 돌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약을 바르던 제자는 그 약에 욕심이 생겨서, 자기가 죽을 때를 대비해서 약을 바르는 것을 중단하였습니다.

 

결국 의원은 죽고 제자가 스승의 뒤를 이었습니다.

 

마침내 제자도 나이를 먹어 죽을 때가되자 아들을 불러 유언하기를 "내가 죽거든 당황하지 말고 이 약을 온몸에 발라 달라고" 했습니다.

 

제자의 아들은 그 말을 명심하고 죽은 아버지의 몸에 약을 바르기 시작했습니다.

 

약을 바르는 부분마다 온기가 돌았지만 반쯤 바르자 약이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애초에 스승이 만든 약은 1인분이었던 것입니다.

 

결국 스승과 제자는 자기 밖에 모르는 욕심 때문에 명약을 가지고도 죽었던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죽음을 결코 이길 수 없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 중에는, 특히 비유에서 죽음과 삶을 결정적으로 대비시켜 놓은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인간은 모두 살기 위해서 움직입니다.

 

그러나 살기 위해서 노력한 것들이 오늘 복음에 나오는 어리석은 소작인들처럼 오히려 죽음을 불러들이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어리석은 소작인들처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역시 세상의 모든 것이 하느님의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서 눈앞의 이익 때문에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고, 아무 것도 아닌 것을 움켜쥐고 있지 않은지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그러한 것들 때문에 새로운 생명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묵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일교차가 심한 시기입니다.  건강에 특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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