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성 금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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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순절은 제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사순절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사제로서 처음 맞이하는 사순절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잘 살아야지 라고 다짐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예년과 다른 게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나 자신에 대해서 다시 한번 실망하면서 결국 이번에도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저의 잘못 때문에 고통을 당하시는 예수님을 도저히 바라볼 수가 없습니다.
“주님, 왜 당신께서 거기에 매달려 계십니까? 거기에 매달릴 사람은 바로 저인데, 차라리 저를 매달아 주십시오.” 그러나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얘야, 나는 괜찮다. 너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여기에 매달릴 수 있다.” “주님, 이 못난 저를 용서하소서. 이제 다시는 당신을 아프게 하지 않겠습니다. 이제는 제가 사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제 안에서 사시는 것입니다.”
베드로가 새벽닭이 울기 전에 예수님을 모른다고 세 번이나 부인한 뒤에 예수님과 눈이 마주쳤을 때 통곡하며 자신의 죄를 뉘우쳤던 것처럼 저도 이제 당신을 바라보며 저의 모든 잘못을 뉘우칩니다. “주님, 이제는 십자가에 매달린 당신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너무나 어리석은 저를 깨우쳐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