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이곳에 글을 올리고 싶은 이유.. 류은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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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은주 [sophiryu] 쪽지 캡슐

2008-07-25 ㅣ No.6597

 

 

0 00님.

애정어린 따뜻한 쪽지 감사히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저도 조계사 시국법회 갔다가 중간에 나와

청계광장에서 촛불문화제 참석하고, YTN 앞에 갔다가 집에 왔지요.

그리고 어제 민주노총에 다녀왔던 것입니다.

매일 나가다 보니 만나는 얼굴들이 익숙해집니다.

전경들의 눈망울 속에서도

우리 촛불들의 눈망울 속에서도

우리는 모두가 약자인 것 같기만 합니다.

문제는 너무도 강하고 겁이 없는 정권의 세력이죠.

더욱 악랄해지는 수법과 만행으로

국민을 바보로, 

희망도 없이 그냥 멍하니 살아가는 우울증환자로 만들어버리려는 저들의 잔인함 때문에

이렇게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촛불집회에 그만 가라는 가족의 얘기와

그 곳에 오는 사람들의 얘기,

방송언론, 인터넷에서 듣게 되는 얘기..

그 안에서 어찌 마음 아프지 않을 수 있나요..

하지만 오늘도 일하러 나왔고

근무시간엔 열심히 일해야겠죠.

그리고 퇴근시간 맞춰 또 청계광장으로...

요즘은 제 삶의 중심이 제가 아닌듯해요.

제가 빠져나가고 촛불집회가 들어와 자리잡았죠.

제가 비워지고

다른 누군가로 제가 채워지고 있습니다.

이걸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촛불을 사랑하고,

촛불든 이들과 그 앞에서 막아야 하는 전경의 여린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

그 마음이 제 안에 들어왔다고 말입니다.

지금은 여기까지만 저를 추스릴래요.

다음은, 제가 어떻게 할지 모르겠습니다.

무엇이 제 안에서 움직이게 될지....

그냥 하늘을 향해 제 시선을 고정시킬뿐

막상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사실 별로 없군요...

관심어린 글 감사합니다..

제 쪽지는 자유게시판에 올리고 싶습니다.

촛불집회 현장에 함께 하는 속에서 한 인간이 어떤 고민을 지금 하고 있는지

대중에게 알려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들려줘야 합니다!

왜 우리가 이렇게 그곳에 가고 있는지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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