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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오보다 더 끈질기게 버티는 대통령 - 7월 15일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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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준 [praxis] 쪽지 캡슐

2009-07-16 ㅣ No.10023

용산참사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생명평화미사 소식

2009년 7월 15일 | 기도회 32일째 | 참사 178일째

 

 

 

 

7월 15일 생명평화미사는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히 주관으로 많은 분들이 참여한 가운데 봉헌되었습니다. 이번 생명평화미사는 20일까지 정부의 사과와 용산참사 해결을 촉구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기도를 드렸습니다.

미사 마지막에 유가족은 더 이상 모든 분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며 20일까지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마지막 선택을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남편을 모시고 청와대로 가기로 각오했다고 합니다. 청와대가 안되면 시청이라도 가겠답니다. 남편과 같이 죽는 한이 있더라도 명예회복을 시키고 장례식을 치르겠다고 하셨습니다.

'용산참사 반년, 범국민 추모주간'의 의미를 다시한번 되세겨 봅니다.

 

 

 

공동집전 신부님

■ 서울교구
-  전종훈, 이영우(강론), 최형규, 김대아(주례) 

■ 수원교구
-  강정근

■ 의정부교구
-  맹제영, 정석현 

■ 전주교구
-  문정현

 

■ 원주교구
-  최기식 

■ 안동교구
-  김영식 

 

 

 

 

 

 

 

강                이영우 신부

 

"참사 6개월, 이제 시신 메고 광장으로 나가겠다"

 

용산대책위는 12일 서울 한남동 순천향대학교병원 영안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목숨을 건 투쟁계획"을 발표했다.

 

용산대책위는 참사 6개월이 되는 오는 20일까지 정부가 전향적인 태도로 협상에 임하지 않으면 거리로 나오겠다고 밝혔다. 아직 정부에게 인도받지 않은 시신 5구와 함께 서울광장으로 나온다고 한다.

 

 

"벌써 6개월. 하지만 정부는 사과 한 마디 없다. 참 지독한 정부다. 우린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했고, 올 때까지 왔다. 정부가 20일까지 협상테이블에 나오지 않으면, 이제 시체 들고 우리가 광장으로 나가겠다."

 

“불 타 죽은 사람의 영혼을 달래고 그 육신을 흙으로 돌려보는 게 이토록 어렵다니.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이제 우리 목숨을 내 놓을 수밖에."

 

"정부 대답 없으면 영안실 철수하고 서울광장으로 가겠다"

 

박래군 용산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은 "6개월 동안 유가족들은 병원 영안실에서 공동생활을 해왔고 아이들 세 명도 이곳에서 통학을 했다"며 "더 이상 이런 생활을 할 수 없다, 앞으로 일주일 내에 정부의 대답이 없으면 영안실을 철수하고 서울광장으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진정성 있게 대화에 나선다면 대통령 사과와 책임자 처벌 등 우리의 5대 요구안을 신축성 있게 논의할 수 있다"며 "끝까지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다섯 분의 시선을 메고 청와대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정부는 협상 자리에 나오라"

 

문정현 신부 역시 "6개월 동안 눈 하나 깜짝 안하는 이명박 정부가 참으로 지독하다"며 "이제 끔찍한 사태를 정리하고 살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느냐, 이번 계획은 이건 살기 위한 절규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가족들은 "시민들에게 많은 지지와 도움을 받았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신세만 질 수 없다"며 "이제 정리할 때가 됐다, 절대로 6개월을 넘길 수 없다"고 말했다.

 

열쇠는 정부의 태도변화에 달려 있다. 용산대책위는 이미 "정부가 협상에 나오면 5대 요구안을 신축성 적용하겠다"고 한 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어쨌든 진정성 있게 대화를 하자는 것이다.

 

정부의 태도 변화는 국민들의 여론에 달려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고 이상림씨의 부인 전재숙씨는 이렇게 호소했다.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을 위해 그동안 함께 해줘서 고맙습니다. 그동안 어렵고 힘들게 왔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끝까지 함께 해줘야 이 문제가 해결 될 것 같습니다. 함께 해 주십시오."

 

이런 애끓는 외침과 울부짖음에는 정부나 개발업자나 정치권은 아무런 응답이 없습니다. 모두가 귀를 틀어막고 입을 꼭 마물고 눈을 감아 버렸습니다.

 

강론을 하시는 이영우 신부님.

 

그래서 오늘 탈출기의 말씀이 더 크게 우리의 마음을 울립니다. 우리 하느님은 이런 분인데 하느님을 믿는 대통령은 왜 이런지... 같은 하느님을 믿어도 신앙이 이렇게 다를 수 도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오늘 제1독서는 우리가 잘 아는 탈출기입니다.

파라오 왕의 억압과 압제에서 신음하던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기 위하여 모세를 부르시는 하느님을 만납니다. 가장 낮고 천한 계층으로 종살이 하던 하피루의 울부짖음을 들으시고 그들을 해방시키는 하느님의 역사가 시작이 됩니다.

“이제 이스라엘 자손들이 울부짖는 소리가 나에게 다다랐다. 나는 이집트인들이 그들을 억누르는 모습도 보았다. 내가 이제 너를 파라오에게 보낼 터이니,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어라”라며 모세를 부릅니다.

탈출기에 나타난 하느님은 가난하고 억눌리고 울부짖는 사람들의 소리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응답하시는 하느님입니다.

또한 우리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함께 하시며 고통과 억압에서 우리를 해방시켜주시는 해방의 하느님이십니다.

 

오늘 탈출기의 말씀이 왜 지금 2009년 서울의 한 복판 용산에서 생생하게 살아오는 말씀으로 느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 알고 있습니다. 너무나 억울하고 답답하고 소통이 안 되게 때문에 탈출기의 역사가 지금 여기서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하기 때문입니다.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철거민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온 땅을 흔들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울부짖음을 들으시고 모세 대신에 남일당 주임신부인 이강서 신부님, 보좌신부인 문정현 신부님을 보내주셨습니다. 이 용산의 억압의 현장을 해방시키라고.. 그래서 모든 진상이 밝혀지고 명예가 회복되고 민주주의회 뿌리를 내리고 돈보다는 사람이 소중함을 되찾으라고... 그래서 하느님의 주권이 다스려지는 하느님의 나라가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파라오보다 더 끈질기게 버티는 대통령과 권력자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아론을 보내주셨던 것 처럼 더 많은 신부님, 수녀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을 보내시어 고통 받고 억압받는 사람들과 소통하시며 해방의 역사를 시작하셨습니다.

이곳 용산은 바로 출애굽이 일어나는 역사의 현장입니다. 억압받고 짓눌리고 고통의 이곳이 이제 하느님을 체험하는 거룩한 장소가 되고 이 고통의 시간이 하느님을 만나는 거룩한 시간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해방은 꼭 완성될 것입니다.

 

God will make away 노래에 맞춰 율동 찬양을 하는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부 식구들. 

 

오늘 복음의 말씀처럼 이 해방의 역사, 하느님의 역사는 가진 자들과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감추고 계십니다. 그래서 이곳이 바로 하느님의 역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이라는 것을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합니다. 오히려 두려움에 사로잡혀 용역과 경찰과 검찰을 앞세워 탄압하고 억압하고 감추기에 급급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하느님의 말씀 보다는 권력의 말이 귀를 기울입니다. 하느님의 눈으로 세상을 보기 보다는 돈의 가치로 세상을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맘몬인 돈과 권력을 섬기기에 급급합니다.

 

권력자들과 힘 있는 스스로 똑똑하고 배운 것이 많은 사람들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우리들이 이런 행동이 철부지처럼 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하느님께서 진정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려고 합니다. 돈보다는 생명이 소중함을 찾고 권력보다는 인간이 우선인 사회를 만들고 경쟁보다는 나눔의 삶이 참으로 하느님 원하시는 삶이라는 것을 이곳에서 우리는 보고 체험합니다. 세상의 가치로 보면 철부지처럼, 바보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곳에서 함께 나누고 함께 밥 먹고 함께 자고 기도하면서 참으로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하느님 주시는 참 자유와 해방이 무엇인지를 체험합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하느님이 함께하심을 느낍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을 통해 예수님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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