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明洞聖堂) 농성 관련 게시판

5월 13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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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환 [franco2] 쪽지 캡슐

1999-05-13 ㅣ No.69

10:00 - 민주노총의 기자회견이다.

      "노동시간 단축위원회 구성 등 대정부 교섭에 관한 민주노총의 입장"을 발표하는

      자리다. 이 발표는 5월 12일 노동부장관의 "지금 민주노총이 노동시간단축과 관련하여

      구체적 안을 준비중이다. 안이 제출되면 형식과 관계없이 대화에 응하겠다"는 발표를

      기초로 "현안문제에 대한 노사정간의 폭넓은 대화의 가능성"을 바라본 발표다.

        이에 민주노총은 노동시간 단축위원회 구성등 4대 요구와 현안 해결을 위한 대정부

      교섭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나선 것이다. 올바른 노사정관계가 빨리 정착되기를

      바란다.

        이외에는 별다른 문제는 생기지 않았다. 다만 아무것도 변화가 없는 것이 안타깝다.

 

16:00 - 서울대학 병원의 파업이 극적인 노사 타협으로 철회됐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정말 다행한 일이다. 극적인 것도 좋지만 좀더 서로의 입장을 파악하고, 성실하게

      대화에 임해 환우들에게 안정과 평화를 주는 것도 좋지 않겠는가? 생각해 본다.

 

17:00 - 지하철 노조 집행부의 한 사람이 찾아왔다.

      여러가지 문제들을 이야기 했다. 성당측 공사의 진행상황 등을 설명하고 향후 지하철

      노조의 입장을 물었다.

        오늘의 협상결과가 매우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라는 것 외에는 없었다.

      오늘 21:00 3,000여명의 조합원 총회가 이곳에서 있을 것이며, 우리의 바램은 그 시간

      전에 협상을 타결지어 조합원 총회에서 파업 철회를 선언하는 것이 바램이라고 말한다.

      그렇게만 되면 우리도 정리를 마치고 경찰로의 자진출두를 할 것이다.

        아직도 불투명하구나!

      "지하철 정상화 및 경영개혁을 위한 노.사.정 합의안"을 읽어 보았다.

        1.수도권 전철 운영체계 개선방안에 관하여의 4개항.

        2.대시민 안전 및 서비스 향상 등 공익성 강화에 관한 1개항

      이는 어제의 협상에서 거의 타결된 것이나 다름 없는 것이다. 문제는

        3.서울지하철 개혁과 구조조정에 관한 1개항과

        4.단체협약 이행 및 단체교섭에 관한 1개항

        5.파업수습에 관한 2개항 등

      총 4개항이 오늘 합의가 되어야 하는데, 실질적인 문제들이라 어떻게 될지.......?

      사태추이를 지켜보는 수 밖에는 없다. 서로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

 

20:30 - 지하철 노조원 조합총회가 시작되었다.

      1,000여명의 조합원들이 회관 주차장과 언덕을 메웠다. 질서정연하게 노래와 구호를

      외친다. 모두들 협상의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과연 어떻게 진행이 될가?

      파업철회일까? 재파업선언이 될까? 내가 더 초조하다. 왜? 초조한 것일까?

        늦은 시간이지만 성당마당에선 도시락으로 저녁을 먹고 있는 한 무리들도 보인다.

      다시 나가 진행상황을 보아야 할 것같다. 어쩌면 밤샘 협상이 이루어 질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저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여기서 밤샘을 할것인지?

      지금 시간이 21:20분이다.

 

22:00 - 지금은 공연 중이다.

      아직도 협상은 타결되지 않은 것같다. 아무런 연락도, 어떠한 조취나 선언도 없다.

      지하철 노조 위원장이 "아직 내일 04:00까지는 시간이 있다"는 말처럼 기다리는

      중이다. 여기서 밤샘을 할 모양이다.

        날씨가 쌀쌀하다. 그래서인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성당주변 이곳저곳을 서성이고

      있다. 회관 주차장이나 언덕에는 노조원들이 그대로 있다. 공연에 박수를 치며

      기다리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 나도 기다려야 한다. 어지렵혀진 일회용

      컵들이며 신문지들이 바람에 날린다. 하지만 내일이면 깨끗히 치울거라는 생각에

      별 걱정은 되지 않는다. 다만 이들의 건강이 걱정된다. 날씨가 쌀쌀해 감기나 걸리지

      말아야 할텐데.........

 

        하느님! 저도 배가 아파와요.

      좀 쉬어야 하겠는데........... 하느님도 저도 쉬기는 틀린 모양입니다.

      협상에 진전이 있을까요? 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거야 기다려 봐야지? 앵?

      하느님! 먼저 쉬세요. 그리고 노사 모두의 건강 지켜주시구요.

      지혜도 주셔요. 협상이 잘 되도록요.

      그럼 이만............ 휴------------(@-@)(*-*)(*.*)

 

01:30 - 재파업 유보

       00:00경 성모동산과 성당마당에 둘러 앉아 간식을 먹고 있다. 관리인 아저씨의

      폰이다. 사람들이 성모동산에 가득 모여 뭔가를 먹고 있는데 어쩌죠?

      오늘 04:00까지 기다리는 중이니까 별일 없을 겁니다. 그냥 두시고, 들어가 쉬시라고

      말하곤 성당을 한바퀴 돌아보았다. 우유와 빵으로, 간혹 술도 있었다.

        법규부장을 찾았다. 간식을 다 들고난 후 성당 마당과 그 둘레가 많이 비어 있으니

      그곳으로 자리를 옮겨 쉬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법규부장은 00:30분에

      중대발표가 있으리라고 말한다. 중대발표가 무엇인지 벌써 감이 잡힌다.

        협상에 대해 묻자 지하철 공사가 또 한번 틀고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하철

      노조는 재파업을 유보하고 다시 대화하자는 쪽으로 또 한발 양보를 했다면 쓴

      웃음이다.

        00:40에 노조원들을 정렬시킨다. 그리고는 "철의 노동자" 노래를 힘차게 부르곤

      01:30에 노조 위원장이 "재파업 유보"를 선언했다.

 

        이번에는 잘 모르겠다. 지난번 파업 철회를 지켜보며 느꼈던 감동은 일지 않았다.

      왜일까? 오히려 이번 재파업 유보를 지켜보면서는 씁쓸한 생각이 든다.

       "물러설 때와 나설 때"를 정확히 알기란 쉽지않다.

        하느님! 02:00입니다.

      이렇게 끝나는군요. 그렇지만 이건 끝난것이 아닙니다.

      앞으로 처리할 일이 많군요. 노조원 누군가는(하느님은 아시죠?) 설걷이가 남았다고

      말하더군요. 깨끗하고 깨지지 않게, 그러나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리고 서로의 믿음을 더욱 굳게 해주십시오.

      또 깨웠나요? 그럼 다시 주무세요. 잠 다 달아났다구요?

      애구 죄송합니다. 저도 그만 잘께요.................... 쿨(~.~) 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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