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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순 [appol] 쪽지 캡슐

2008-12-12 ㅣ No.8202

생활말씀-12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  (루카 22, 42)


이는 여러분도 잘 아는 구절로서 예수님께서 겟세마니 동산에서 하느님 아버지께 드린 말씀입니다. 이 구절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시기 전에 받으셨던 수난에 의미를 주며, 그분의 마음속에 일어나고 있던 비극의 강도를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원하신 죽음 앞에서 인간 예수님께서는 괴로움을 느끼셨으며 내면적 고뇌를 맛보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날을 기다려 비로소 그분의 뜻을 아버지의 뜻에 부합시키셨던 것이 아니라 전 생애를 통해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이렇게 하셨으므로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다 이렇게 해야 합니다. 우리도 우리의 생활을 통해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라고 되풀이해야 합니다.

우리는 비록 세례를 받아 교회의 자녀들이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이렇게 생각해 본 일이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달리 어떻게 해 볼 방법이 없을 때에나 하는 초라한 체념의 말로 이 구절을 변형시켜 버렸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렇게 하는 것은 이 구절을 바르게 알아들은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생활을 영위해 나가는 데에는 두 가지 방향이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의 뜻대로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스스로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체험에도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처음 것은 머지않아 우리에게 실망을 안겨줄 것인데, 우리의 한정된 이념과 수단과 보잘것없는 우리의 상상력과 힘으로 인생의 산을 올라가려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머지않아 권태롭고 우유부단하며, 침울하고 때로는 절망스럽기까지 한 생활을 그럭저럭 되는 대로 해가게 될 것입니다. 생활은 무의미해서 우리가 아무리 그런 생활에 다채로운 맛을 주려고 해도 결코 우리의 마음속에 깊은 만족감을 주지 못할 것입니다. 이런 생활은 결국 발자취를 남기지 못하는 죽음을 가져옵니다. 몇몇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고 난 다음에는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잊혀지고 말 것입니다. 그러니 생활의 두 번째 방향에서 우리는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라고 되풀이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태양과 같습니다. 태양으로부터 많은 빛살이 나와 각 사람에게 이르며, 이는 그 사람 위에 주어진 하느님의 뜻입니다. 그리스도인뿐 아니라 선의를 지닌 모든 사람들이 각자에게 주어진 빛줄기, 곧 다른 모든 빛줄기와는 다르며 구별이 되는 자기의 빛줄기 안에서 태양을 향해 걸어 나가도록 불렸습니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 그를 위해 세우신 찬란하고 독특한 계획을 실현하게 될 것입니다.

만일 우리도 이렇게 한다면 우리는 결코 꿈꾸어 본 일이 없는 거룩한 모험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그리고 우리를 통해 인류 안에 그 무언가 위대한 일을 이루시는 과정에서 우리는 연기자인 동시에 관람자가 되는 것입니다.

고통과 기쁨, 은총과 불운, 성공, 행운, 사랑하는 사람들의 사고나 죽음 등과 같은 중대한 일과 매일 가정과 직장 그리고 학교에서 해야 하는 일 등 모든 것이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될 것입니다. 사랑이신 하느님의 손에 의해 이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이러한 일들이 우리에게 일어나기를 바라시거나 허락하시는 것은 모두 우리의 이익을 위해서입니다. 처음에는 단지 믿음으로 이렇게 생각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결국에 가서는 모든 사건과 사물들을 하나의 금실이 수놓아 연결해 주고 있음을 알아보게 될 것입니다. 즉 우리 위에는 하느님께서 생각하신 계획이 있음을 우리 영혼의 눈으로 알아보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러한 전망에 대해 매력을 느끼면서 진심으로 우리의 생활에 보다 깊은 의미를 부여하고 싶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잘 들어 보십시오. 무엇보다 먼저 우리가 언제 하느님의 뜻을 행해야 하는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이미 지나간 과거를 되돌릴 수가 없기에 하느님의 자비에 맡겨드려야 합니다. 그리고 미래는 아직 우리의 것이 아닙니다. 미래가 현재로 다가올 때 비로소 우리는 그 시간을 소유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오로지 현재의 이 순간만을 손에 쥐고 있으므로, 이 순간에 우리는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라는 말씀을 실천해야 합니다.

우리는 여행을 할 때 기차 안에서 앞뒤로 왔다갔다하지 않고 가만히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그런데 인생도 하나의 여행입니다. 미래를 꿈꾸거나 결코 되돌아오지 않을 과거를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은 기차 안을 왔다갔다하는 사람과 같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시간은 저절로 흘러갑니다. 우리는 이 순간에 잘 남아 있어야 합니다. 잘 남아있을 때 땅 위에서의 우리의 인생을 완성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하느님의 뜻과 우리의 뜻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요? 이 순간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알아듣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도록 하십시오. 우리의 마음속에는 아주 약한 소리가 있는데, 우리의 뜻에 짓눌린 나머지 거의 알아들을 수 없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이는 곧 하느님의 목소리입니다. 이 목소리가 이 순간 공부를 해야 할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사랑해야 할지, 일을 해야 할지, 어떤 유혹을 물리쳐야 할지, 그리스도인이나 한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이행해야 할지 우리에게 말해 줄 것입니다. 이 목소리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말하고 있는 사람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용기를 갖고 어려움을 극복하라고 말해 줄 것입니다.

한 번 들어보십시오. 그 소리가 다른 소리에 묻혀 사라지지 않도록 하십시오. 이는 우리가 간직하고 있는 것들 중에서 가장 귀중한 보물이므로 그 소리를 따라야 합니다. 이렇게 할 때 우리는 순간순간 우리의 일생을 수놓아가게 될 것이며, 우리의 인생은 인간적이면서도 신적인 것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과 협력해서 우리의 생활을 이루어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할 때 우리는 놀랄 만큼 아름다운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일생을 통해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라고 말하는 사람 안에 하느님께서 어떤 일을 이룩하시는지를 보게 될 것입니다.




 

끼아라 루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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