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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미치면 성인(聖人), 잘못 미치면 폐인(廢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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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peace-maker] 쪽지 캡슐

2008-09-07 ㅣ No.8325

 



성 바오로(다마스쿠스의 회심)
    (성 요셉 수도회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강론 )
                                         
    
    히브9,2-3. 11-14 마르3,2-21
      
                                      
      
      제대로 미치면 성인(聖人), 잘못 미치면 폐인(廢人)
      
      
      갈 곳은 많은 것 같은 데 막상 가려하면 갈 곳이 없고, 
      만날 사람은 많은 것 같은 데 막상 만나려하면 만날 사람이 없는 
      우리의 역설적 현실입니다. 
      
      
      그래서 매일 주님을 만나기 위해 미사에 오는 우리들입니다. 
      또 여기 수도원을 찾는 많은 이들 
      여기 아니면 갈 곳이 없고, 
      여기 아니곤 마음 털어 놓고 이야기 할 곳이 없다고 고백합니다. 
      
      
      그렇게 많은 장소들에, 사람들인 데 
      갈 곳이 없고, 만날 이가 없다는 사실이 참 신기합니다. 
      
      
      그리하여 마음이 통하는 장소나 사람이 생기면 한없이 빠져들게 됩니다.
      이래서 삶이 외롭고 쓸쓸하고 고독한 것입니다. 
      외로움, 쓸쓸함, 고독함, 인간의 본질적 현실 같기도 합니다. 
      
       
      하여 우울증에 걸리기도 하고 탈선하여 방황하기도 하고 미치기도 합니다.
      제대로 미치면 성인이 되지만 잘못 미치면 폐인이 됩니다. 
      제대로 미쳐 성인이 되어야 비로소 온전하고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미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인간이요 세상입니다. 
      
      하여 돈에 미쳐 돈 중독이, 
      마약에 미쳐 마약 중독이, 
      도박에 미쳐 도박 중독이, 
      술에 미쳐 술 중독 등 
      갖가지 중독으로 폐인이 되기도 하고, 
      
      반면 자기 전문 분야에 제대로 미쳐 
      예인(藝人)도 되고, 
      철인(哲人)도 되고, 
      장인(匠人)도 되고, 
      도인(道人)도 됩니다. 
      
       
      그러니 제대로 미쳐 
      나름대로 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어 성인으로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사로 일가를 이룬 이들을 의성(醫聖)이라, 
      시인으로 일가를 이룬 이들을 시성(詩聖)이라, 
      음악으로 일가를 이룬 이를 악성(樂聖)이라, 
      바둑으로 일가를 이룬 이들을 기성(棋聖)이라 부르지 않습니까?
      
      
      결국 하느님께 제대로 미쳐 성인으로 사는 게 우리 삶의 목표입니다. 
      별난 성인이 아니라 
      하느님에 미쳐 하느님 중심으로 참 나를 살아가는 이가 성인입니다. 
      
      
      이래야 욕심의 구름 걷혀 맑고 튼튼한 영혼으로 
      세상 것들에 중독되지 않고 살 수 있습니다. 
      
       
      평범한 일상도 깊이 있고 거룩하게 살아 낼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 제대로 미친 분입니다. 
      예수님을 이해 못하는 친지들 
      예수님이 미쳤다 하여 붙잡으려 왔다 합니다. 
      
       
      가정을, 고향을, 친척을 버리고 정처 없이 방황하는 예수님, 
      보통 사람들의 눈에는 분명 미친 행색이었을 것입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는 이 단조로운 반복의 일상, 
      미치지 않고는 살아내기 힘들 것입니다. 
      
       
      찬미와 감사로 하느님께 미쳐야 
      풍요롭고도 새로운 정주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매일 새 하늘과 새 땅을 살 수 있습니다. 
      
      사실 하느님께 제대로 미쳐 사는 데 
      기도와 일의 규칙적 삶의 리듬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습니다.
      
      
      하느님 아닌 세상 것들에 미치면 중독되어 폐인이 되기 십중팔구입니다. 
      사실 미치기로 하면 
      가정, 고향, 직장, 재물을 버리고 
      수도원에 들어온 우리 수도자들도 예수님과 똑같이 미친 사람들입니다. 
      미치지 못하면 미치지 못한다(不狂不及)는 말이 있습니다.
      
      제대로 미쳐야 
      제정신의 성인으로, 
      참 사람으로 제자리에서 살 수 있습니다.
      
      
      매일 미사 은총으로 
      세상 중독을 해독시켜 주시고 
      하느님께 제대로 미쳐 
      맑고 튼튼한 영혼으로 살게 하시는 주님이십니다. 
      
       
      히브리서 말씀대로 
      영원한 영을 통하여 
      
      흠 없는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신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은 
      우리의 양심을 죽음의 행실에서 깨끗하게 하여 
      살아계신 하느님을 더욱 잘 섬기게 하십니다. 
      
      
      한량없는 미사성제의 은총입니다. 아멘.
     
    오직 그림자일 뿐
    Rev.Carey Laddry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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