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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벗 하나 있었으면...(함읽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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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석 [sabunim] 쪽지 캡슐

2000-06-06 ㅣ No.1167

벗 하나 있었으면          

- 도종환 -

 

 마음이 울적할 때 저녁 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 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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