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같은 사람이 있다.
편안히 숨 쉴 땐 알지 못하다가
숨막혀 질식할 때 절실한 사람이 있다.
나무 그늘 같은 사람이 있다.
그 그늘 아래 쉬고 있을 땐 모르다가
그가 떠난 후
그늘의 서늘함을 느끼게 하는 이가 있다.
이런 이는 얼마 되지 않는다.
매일 같이 만나고 부딪히는 게 사람이지만
위안을 주고 편안함을 주는
아름다운 사람은 몇 안 된다.
세상은 이들에 의해 밝아진다.
메마른 민둥산이
돌 틈에 흐르는 물에 의해 윤택해지듯
잿빛 수평선이
띠처럼 걸린 노을에 아름다워지듯
이들이 세상을 사랑하기에
사람들은 세상을 덜 무서워 한다. / 글. 조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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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덧 무더위가 한 풀 꺾여서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합니다.
그 선선함이 얼마나 고마운지를 절감하게 되는 때입니다.
그런 선선함을 전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있으면 좋지만, 없다고 너무 투덜대지는 말아야지요.
그런 상황은 '네가 그런 사람이 되거라'하는 하늘의 메시지가 아닐까요?
그 메시지가 너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적어도 '내가 남에
게 무더위가 되는 것은 아닐까'하는 반성이라도 해봐야겠지요./ 손희송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