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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숭배의 종교가 된 가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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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식 [senal] 쪽지 캡슐

2008-09-06 ㅣ No.8304

 

힘 숭배의 종교

 

-하느님, 돈, 그리고 미국

 

  

2005년도 인구주택총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종교 인구는 불교 22.8%, 개신교 18.3%, 가톨릭 10.9%, 기타 1.0%로 총 인구의 53%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종교를 갖고 종교간 균형을 이루고 있는 편이다. 그런데 국회의원 중 종교인이 3/4을 넘는다고 한다. 국민 전체 종교비율의 1.5배 수준이다. 특히 개신교와 천주교 등 기독교인이 국회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전 인구의 기독교인 비율의 2배 이상이라고 한다. 정치인이 더 도덕적이고 종교적이어서가 아니라 권력지향적 종교에 기대고 싶은 심리 탓이라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심지어 현직 목사들까지 다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정치판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기독교를 제어할 세력은 없다

 

우리 사회는 정부를 포함해 기독교를 제어할 수 있는 어떤 세력도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 종교권력 문제를 다룰 때 기독교가 주로 대상이 되고 있는 이유다. 불교는 상대적으로 도그마성이 적은 교리의 특성상 타인에 대한 강제성이 적을 뿐만 아니라, 권력화도 사회를 향할 만큼 진화되어 있지 않고 주로 자체 내부 다툼으로만 한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사회 권력으로서는 기독교에 비해 그 영향이 미미할 수밖에 없다. 대내외적인 환경으로 인해 불교를 포함한 한국의 전통종교가 정신 차리거나 기력을 회복하기 전에 미국의 절대적인 지원 아래 급성장한 기독교가 비판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한국 기독교가 어떻게 ‘힘숭배’의 권력종교로 서게 되는지 살펴보자.

 

 

기득권 위해 권력에 아부하는 교회

 

영락교회를 세우고 대광학교를 설립한 한경직 목사의 권력 지향성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는 1938년 신사참배 결의 시 “권세들에게 굴복하라. 권세는 하나님께로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의 정하신 바라. 그러므로 권세를 거스르는 자는 하나님의 명을 거스름이니 심판을 자취하리라”는 로마서 13장을 인용하면서 권력에의 굴종을 호소했다고 한다.

 

‘국가조찬기도회’ 또한 유신독재 찬양 등 역대 정권의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돼 왔다는 비판을 감수해야만 했다. 대학생선교회를 이끌었던 김준곤 목사는 73년 조찬기도회 설교에서 “민족의 운명을 걸고 세계의 주시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10월 유신은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 기어이 성공시켜야겠다”고 했다고 한다.

 국가를 위한 기도는 종교계 전체가 따로따로 알아서 할 일이다. 최고 권력층을 초청한 특정종교인들의 기도회는 자신들의 기득권 강화와 권력 교두보 확보 전략으로 대표적인 정권유착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개신교계가 수십 년 동안 ‘친미, 반공, 권위주의, 성장주의’라는 동류의식과 함께 정권이 바뀌어도 언제나 밀착, 실속을 차릴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다.

 

기독교의 잃어버린 십년

 

그에 반해, 김대중과 노무현 두 정권에서는 ‘대북관계 개선, 민주화, 분배주의’ 등 도무지 코드를 맞출 수 없다보니 사회 주류에서 주변세력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말하는 소위 ‘잃어버린 10년 세월’이다. 최근 대형교회 중심의 보수 개신교계가 필요 이상 불안해하고 공세적이기까지 한 이유일 것이다. 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정권으로 이어지는 밀월관계가 깨져 기득권을 더 이상 보장받을 수 없게 된 데 대한 반작용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자유권, 평등권, 행복권 등 시민의 권리 찾기 분위기에 점점 더 그 고유영역을 뺏긴다는 조바심이 생겼고, 지난 10년 간 신도수가 14만 명이나 준 사실과 국민들 사이에 팽배해진 반기독교 정서에 대한 충격에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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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장로(창천감리교회), 김준곤 목사(성시화운동 총재), 정종득 목포시장(북교동성결교회), 목포가 낳은 국민가수 남진, 역시 목포출신 가수 장욱조 목사, 예장합동 증경총회장 최기채 목사(광주동명교회 원로) 등 한국 정계와 교계와 가요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강사로 나섰다. 

 

홀리클럽의 성시화(聖市化)운동

 

일부 몰지각한 개신교인 공직자들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도시선교 사업을 지원하는 소위 ‘성시화(聖市化)운동’도 정교유착으로 이어지지는 심각한 문제다. 그것은 각 지역에서 힘깨나 쓰는 개신교인 기관장들의 모임인 소위 ‘홀리클럽(Holy Club)’이 주도하는 운동인데, 생각해 보라, 온갖 고급 정보를 갖고 있고 막강한 권력을 행사할 위치에 있는 지도급 기관장들이 특정종교라는 이해관계로 지속적으로 만난다면, 편파적 정보제공 내지 권력집행에 대한 국민들의 의혹의 눈초리를 피할 수 있겠는가.

 

종교편향적 공직자들

 

대통령이 아니더라도 고위 행정직이나 선출직 자치단체장의 경우 단순히 사적인 종교생활로 믿어달라는 주문은 억지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정장식 전 포항시장, 문봉주 뉴욕총영사, 서찬교 성북 구청장, 안상수 인천시장, 박세직 재향군인회장, 이영무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 등이 대표적인 종교편향적 공직자들이다. 물론 공직자도 자신의 종교를 신봉할 자유가 있다. 그러나 ‘무지’이든 ‘의도적’이든 공직의 신분을 망각한 채 특정종교 편향적 발언이나 행정행위를 하는 것은 사회분열을 조장하는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공인의 신앙생활은 ‘골방에서 기도하듯’ 해야 하는 까닭이다.

 

개신교 집회의 성조기 물결

 

사립학교법 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정치인들에게 압박을 가하고 물리적으로 저항하거나 왜곡하면서 어렵사리 개정해 놓은 사립학교법을 재개정함으로써 기득권 수호에 혈안이었던 주류 보수 개신교 세력을 국민들은 똑똑히 보았다. 서울시청 앞에서의 기독교 대형집회 때는 성조기 물결이 넘쳐나고 어떤 목사는 영어로 기도했다고 하니 이런 코미디가 어디 있겠는가.

‘힘 숭배’의 종교라는 면목을 유감없이 드러내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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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1일 오후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10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나라와 민족을 위한 구국금식기도회'가 열렸다. (사진 출처-오마이뉴스)

 

 

하느님, 돈 그리고 미국

 

반세기 전 어느 지식인은 한국 교회가 섬기는 것이 세 가지가 있는데, 일제 때는 ‘하느님, 돈, 일본’, 해방 후에는 ‘하느님, 돈, 미국’이라고 비판한 적이 있다. 역대 정권들도 대부분 미국 커넥션과 표를 의식해 기독교에 우호적이거나 때로는 특혜적인 관계를 유지해 온 것이 사실이며, 그것은 곧 기독교가 ‘힘의 논리’에 익숙해진 배경이기도 하다. 개신교계의 90%에 해당하는 주류 보수층은 아주 큰 힘, 예컨대 일제 강점기나 군부독재 시절에는 물밑에서 권력과 결탁해 조용히 숨죽이며 소위 ‘부흥운동’에 치중함으로써 비정치적인 집단으로 자신을 감추지만, 조금만 틈이 생기고 더 이상 얻을 것이 없다 싶으면 신도와 돈을 동원해 가차 없이 공격하는 모습으로 돌변한다. 정치-종교 지형에서 세력균형이 깨지는 조짐이 있을 때마다 삼투압 작용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박광서/서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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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5월15일 오전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0회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국민과 역사 앞에 교만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보면서 더 낮고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고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남에게 바꾸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제 자신이 먼저 바꾸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출처-오마이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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