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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lcs] 쪽지 캡슐

2008-09-05 ㅣ No.8291

 
오마이뉴스


"평화와 공존 찾아 오체투지 떠납니다"

'순례단', 촛불·고공·단식 농성단 아픔 안고 출발

 

"여러분의 염원이 우리의 기도입니다."
 
 
오체투지 순례단의 문규현 신부·수경스님·전종훈 신부·지관스님이 4일 본격적인 순례에 앞서 2일 오전 서울역 안 조명철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농성장을 방문하고 '철도공사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2일 기륭전자 노조 농성장. 문규현 신부가 김소현 기륭전자 노조 분회장의 링거주사 자국이 남아 있는 앙상한 팔을 붙들고 기도하듯 말했다. 형형하게 빛났던 김 분회장의 눈이 그때 촉촉해졌다.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들만이 아니었다. 40m 높이의 철탑에서 7일째 고공농성 중이던 KTX-새마을호 여승무원들은 '오체투지 순례자'들을 향해 "감사합니다"라고 손을 흔들었다. 조계사 내에서 59일째 농성 중인 촛불 수배자들은 "건강히 다녀오시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처럼 '기도, 사람의 길·생명의 길·평화의 길을 찾아' 떠나는 오체투지 순례단의 첫 걸음은 이 땅의 상처받고 외로운 이들을 향해 있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문규현 신부·전종훈 신부, 불교환경연대 수경·지관 스님은 이날 그들의 염원을 안고 서울을 떠났다.

 

오체투지 순례단은 평택 대추리 이주민들을 만나고 오는 3일 물길이 막힌 새만금 갯벌을 돌아본 뒤 지리산에 도착할 예정이다.

 

양 무릎과 팔꿈치, 이마 등 오체를 땅에 붙이는 본격적인 오체투지 순례는 4일 오후 지리산 노고단에서부터 오는 11월 계룡산 신원사까지 약 200여km 구간 동안 이어질 예정이다. 정부와 협의를 통해 북한 묘향산까지 순례를 이어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상처받고 외로운 노동자들 앞에서 먼저 오체투지한 순례단

 

순례단은 이날 오전 조계사에서 삼보를 올리며 "우리 시대의 아픔을 헤아리는 순례, 자연이 자연의 길을 가고, 사람이 사람 노릇을 하며, 생명이 살아 숨쉬고, 생명과 생명 간의 평화가 조화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모두의 순례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순례단은 그 뜻대로 KTX-새마을호 여승무원,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들 앞에서 오체투지하며 먼저 참회했다.

 

오체투지와 더불어 문 신부는 "누가 죽기 전에, 누구를 죽이기 전에 이 '명박산성'을 넘어 화해와 상생의 길로 더불어 가야 한다"며 "여러분의 희망이 온누리의 희망이 되도록 저희의 죄를 참회하며 죽지 않고 사람으로서의 존엄성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전종훈 신부는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들 앞에서 "10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인간답게 살게 해달라고 투쟁하고 있는 여러분을 그동안 찾아뵙지 못했는데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하겠냐"며 "여러분의 승리가 우리 모두의 승리인 만큼 마음과 몸으로 여러분과 함께하겠다. 외롭지 않도록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대화 내내 눈을 감고 말을 아낀 수경 스님은 이날 만난 모든 이들에게 '불망초심(不望初心)'이라고 적힌 위로금을 건넸다. 명호 순례단 진행팀장은 "수경 스님이 불계를 받으며 가졌던 마음을 이번 순례를 통해 다시 다지는 계기로 생각하시는 것 같다, 아마 오랫동안 투쟁해온 이들에게도 해당되는 말 같다"며 "말은 되도록 아끼시면서 이번 순례를 진행하실 것"이라고 귀띔했다.

 

"독하지 않았던 사람을 독하게 만드는 세상... 기도해주셔서 감사"

 

오체투지 순례단의 문규현 신부·수경스님·전종훈 신부·지관스님이 2일 오전 서울역 안 조명철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농성장을 방문하고 KTX 여승무원들과 큰절로 격려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그런 그들 앞에서 짧게는 611일(새마을호 여승무원 투쟁), 길게는 1107일(기륭전자 노동자 투쟁)을 외로이 싸워온 이들이 가슴을 열고 그동안의 서러움을 토해냈다. 또 자신들을 위한 기도를 드리는 순례단에게 감사를 표했다.

 

김영선 KTX 여승무원 상황실장은 "비정규직으로 산다는 것은 사람답게 사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900일이 넘는 투쟁을 통해 알았다"며 "저희를 위해 기도해주신다니 감사하다. 돌아오시는 그날 저 철탑에 오른 동지들도 승리를 거두고 땅을 밟았으면 한다"고 감사를 전했다.

 

윤종희 기륭전자 노조 분회원은 "최저임금보다도 10원 많은 64만1850원을 받으면서도 고용보장만 되기를 바라면서 살았다"며 "본래 독하지 않았던 사람들을 세상이 독하게 만들고 있다"며 아픔을 드러냈다.

 

다른 기륭전자 노조 분회원 박행란(47)씨는 "우리가 재활용이라도 되는 음료수 병보다 못한 것 같다. 아까 신부님의 위로를 듣는데 눈물이 갑자기 쏟아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을 향해 문 신부는 "여러분이 수백일이 넘도록 싸워온 것을 기억하며 나의 하루에 여러분들의 투쟁 모두를 담는 마음으로 기도하겠다"며 "우리가 가는 순례길이 여러분이 걷는 길과 다르지 않다"고 위로했다.

 

"뭇 생명들이 차별 받는 세상에서 평화와 공존의 길을 찾아간다"

 

오체투지 순례단의 수경스님·문규현 신부가 4일 본격적인 순례에 앞서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촛불집회 수배자들의 천막농성장을 찾아 수배자들을 격려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1시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이었지만 외롭고 상처 입었던 이들에게 적지 않은 시간들이었다. 노동자들은 순례단이 떠나는 길 앞까지 나와 손을 흔들며 배웅했다. 순례단 역시 "승리할 겁니다, 힘내십시오"라고 외치며 길을 떠났다.   

 

서울을 떠나기 전 불교환경연대 지관 스님(용화사 주지)은 기자들에게 순례의 의미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강조했다.

 

"지금 이 세상에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사람뿐만 아니라 뭇 생명이 차별 받고 있다. 이제 순례단은 누구보다 먼저 성찰하고 참회하는 자세로 길을 나선다. 그래서 평화와 공존의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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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소리


"여러분의 마음을 담아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수경스님-문규현 신부, 오체투지 기도 순례단 일정시작

조계사를 찾은 오체투지 기도 순례단이 촛불지킴이들과 약식간담회를 했다
ⓒ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KTX·새마을호 비정규직 투쟁 현장을 찾은 오체투지 기도 순례단이 농성단에게 오체투지 큰 절을 올렸다
ⓒ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수경 스님(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과 문규현 신부(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가 2일 오체투지 기도 순례 사전 일정으로 조계사·KTX 농성장·기륭전자 농성장을 찾았다. 오체투지 기도 순례는 오는 4일 시작될 예정이다.

먼저 종로구 조계사를 찾은 오체투지 순례단은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와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 오체투지 길을 떠나게됐다. 많은 분들이 함께 관심가져 주시기 바란다"는 말과 함께 삼배를 하는 것으로 긴 일정의 첫발을 뗐다.

문규현 신부는 촛불지킴이들을 방문한 자리에서 "여러분이 지금까지 밝힌 촛불이 (오체투지) 지원금"이라며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오체투지 길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순례단은 이어 일주일째 서울역 서부역 조명탑에서 고공농성중인 KTX·새마을호 승무원 농성단과 1100일 넘게 투쟁중인 가산동 기륭전자 분회를 찾아 투쟁중인 노조원들을 격려하고, 간담회를 진행했다.

문규현 신부는 KTX·새마을호 비정규직 투쟁현장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겠다고 기도하시는 여러분의 모습에서 200여일 전 겪었던 촛불의 모습을 보았다. 그 촛불이 바로 (KTX·새마을호 비정규직 승무원) 여러분"이라며 "함께하지 못한 죄를 참회하며 지리산에서 계룡산, 분단의 선을 넘어 묘향산까지 기도하며 촛불을 밝히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후 기륭전자 장기투쟁단을 방문한 사제단 전종훈 대표신부도 "수경 스님과 문규현 신부님이 오체투지를 하기 전에 여러분을 가슴에 안고 같이 가겠다고 하셔서 찾아뵙게 되었다"면서 "여러분의 승리가 우리의 승리고, 그 마음으로 오체투지 순례단 일정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끝으로 서울에서의 일정을 마친 순례단은 평택 대추리 이주민 마을과 부안 등룡리 마중물을 찾는 것으로 첫날 사전 활동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편, 순례단은 "방문한 모든 현장의 마음을 담아 기도하겠다"며 각 사업장에 투쟁지원금을 전달했다.

오체투지 순례단이 기륭전자 비정규직 투쟁현장을 찾아 기륭 비정규 노동자들과 함께했다
ⓒ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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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시대 아픔 나누려 오체투지 떠납니다”


순례 나선 수경 스님·문규현 신부촛불·기륭전자 농성장 찾아 격려

 

불교환경연대 수경·지관스님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문규현·전종훈 신부가 2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를 찾아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촛불 수배자’들을 만났다. 성직자들은 대책회의 박원석 상황실장 등 수배자들을 포옹하며 격려했다. 문 신부는 “촛불을 지키고 있는 여러분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서울역 뒤편 40m 조명철탑에서 7일째 고공농성 중인 KTX 여승무원들을 찾아 “힘내라”는 격려를 전했다. 오후에는 금천구 가산동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만나 속죄 의미를 담은 큰 절을 했다. 수경스님과 문 신부는 ‘사람과 생명, 평화의 길을 찾아가는 순례단’이라는 이름을 걸고 4일부터 전국 200㎞를 ‘오체투지’(五體投地) 방식으로 순례할 예정이다. 오체투지는 양 무릎과 팔꿈치, 이마 등 신체의 다섯 부분을 땅에 닿게 하며 올리는 큰 절로, 불교 신자가 불·법·승 삼보에게 최대의 존경을 표하는 방법이다.
수경 스님(왼쪽 끝)과 문규현 신부(왼쪽에서 두번째)가 2일 촛불집회 수배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서울 견지동 조계사로 들어서고 있다. 남호진기자

이들은 순례에 앞서 우리 시대 아픔을 대변하는 현장을 찾아본다는 취지로 이날 조계사를 방문했다. 이들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의 독단과 독선, 오만 때문에 사회가 총체적 난국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면서 “누구의 잘못을 비난하기에 앞서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시대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길을 떠난다”고 의미를 밝혔다.

순례단은 3일 생태·환경의 상징인 새만금 갯벌을 둘러본 뒤 오체투지 순례를 시작하는 지리산 노고단으로 향할 계획이다. 이들은 4일부터 매일 오체투지로 3~5㎞를 걸어 11월1일쯤 계룡산 신원사에 도착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계룡산~임진각~묘향산으로 이어지는 ‘평화 순례’에 나서기로 했다.

<강병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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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뉴스


문규현 신부, “여러분 소망이 곧 우리 기도입니다”

오체투지 순례단 기륭전자 천막농성장 방문, 강한 연대의지 피력

▲ 오체투지법 인사, 노동자들은 맞절을     © 이민선

 ‘오체투지 순례단’ 이 4일부터 시작되는 순례에 앞서 2일 정오에 구로동 기륭전자 천막농성장에 들렀다. 오체투지 순례단 순례자는 천주교 정의 구현 사제단 문규현 신부와 불교 환경연대 수경스님이다.

순례단과 동행한 천주교 정의 구현 사제단 전종훈 대표는 투쟁중인 노동자들에게 “1000일이 넘는 외침과 목숨 건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곳을 오늘에야 잠간 들렀다” 며 “여러분 가슴에 묻힌 한 함께 묻고 가겠다” 고 말했다.

문규현 신부는 단식투쟁 84일째인 김소연(38)기륭전자 분회장을 면담, “여러분들의 소망이 곧 우리의 기도” 라며 연대의지를 밝혔다. 이에, 김 분회장은 힘겹게 자리를 털고 일어나 “힘드셔서 어떻게 해요. 저희가 더 힘내서 열심히 싸울게요” 라며 도리어 고행 길을 떠나는 문 신부와 수경스님을 걱정했다.

문 신부는 노동자들과 간담회 자리에서도 강한 연대 의지를 피력했다. 분회원 들이 어려움을 토로하는 동안 문 신부는 “여러분 소원이 곧 우리의 기도입니다. 가진 놈들이 연대 하니까 이제 저희는 여러분들과 연대합니다” 라고 말했다. 

 
▲ 단식84일째 기륭 분회장과 문 신부, 수경스님이 대화를 나누고있다.     © 이민선


투쟁중인 노동자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기업만 챙기고 노동자들은 등한시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 노동자는 “차라리 이럴 바에는 정부가 없는 편이 낫다” 고 말했고 또 다른 노동자는 “우린 10원주면 10원 받고 일하는데 이젠 그것마저도 못하게 한다” 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오체투지 순례단은 노동자들에게 ‘오체투지(五體投地)법으로 인사를 했고 노동자들은 맞절을 올렸다.  오체투지법 인사는 몸의 다섯 부분을 땅에 닿게 하는 인사법이다. 한없이 자신을 낮춤으로서 상대방에게 최대한 존경을 표하는 예법이다.

오체투지 순례단 에는 김형근 교사도 끼어 있었다. 김형근 교사는 통일등반행사와 관련, 국가보안법 상 고무찬양, 이적표현물 소지 반포 혐의로 지난 1월 구속됐다 보석으로 풀려난 바 있다. 김형근 교사는 문규현 신부가 있는 성당 신자라는 인연으로 이번 오체투지 순례에 함께 하게 됐다.


단식 84일차 기륭 김소연 분회장 “힘드셔서 어떻게 해요” 

 
▲ 문규현 신부와 수경스님     © 이민선

 
▲ 김소연 기륭 분회장은 링겔 주사 바늘을 팔뚝에 꽂고 누워있었다.     © 이민선


기륭전자 노동자들은 고용안정과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1100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고 김소연 분회장은 84일째 단식하고 있다. 김 분회장 체중은 현재 약 34kg,  보편적인 여성들 체중을 기준으로 할 때 초등학교 6학년 정도 몸무게다. 단식하기 전에는 약 48kg 이었다고 한다. 김 분회장은 현재 천막에서 링겔 바늘을 팔뚝에 꽂고 누워 있다. 

죽음을 불사하고 단식하고 있는 김 분회장 어려움은 짐작 할 수조차 없다. 하지만 어려운 것은 김 분회장 뿐만이 아니다. 이를 지켜보고 있는 노동자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한 노동자는 간담회 자리에서 김 분회장을 지켜 볼 수밖에 없는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요즘 잠도 오지 않아요. 촛불 춤 출 때는 그래도 힘이 났는데 요즘은 통 힘이 나지를 않아요. 분회장님 단식 그만두라고 하고 싶은데 그럴 수도 없어요. 인간으로서 보낼 수 없는 시간이잖아요. 지금 멈추면 아무것도 아니잖아요”


단식하는 분회장이나 지켜보는 노동자들, 힘들기는 마찬가지 

 
▲ 간담회     © 이민선


오체투지 순례단은 오는 9월4일부터 ‘지리산 노고단 고개’에서 본격적인 순례를 시작한다. 2008년에는 약2개월간 지리산과 계룡산을 순례할 예정이며 2009년에는 임진각을 거쳐 북한에 있는 묘향산으로 향할 예정이다.

“북한 가는 것 미리 당국과 협의가 진행됐느냐?” 는 한 노동자 질문에 문 신부는 “휴전선 넘을 때  내가 언제 당국과 협의하는 것 본 적 있느냐?” 고 반문했다. 문 신부는 지난 89년 임수경씨 방북 때 동행, 그 해 8월15일 판문점을 거쳐 임수경양과 함께 돌아와 국가 보안법 위반 혐의로 복역한 적이 있다.

기륭전자 방문은 순례를 시작하기 전 사전 행사로 계획된 것이다. 2일 오전 10시에 서울 조계사에 집결해서 10시 10분경에 촛불 농성단을 방문했고 10시 50분경에 KTX 농성단 을 방문했다. 기륭전자 방문을 마친 순례단은 오후 1시 27분경에 평택 대추리를 향해 출발했다.  9월3일에는 전북 부안 해창 갯벌과 계화도를 돌아 볼 예정이다.
 

종교계를 대표하는 진보 인사들이 순례를 떠나는 것은 평화를 위한 기도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오체투지 순례를 하면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사람과 자연과 평화의 길에서 찾고 자연과 인간의 상생, 남과 북의 평화를 위한 기도를 진행할 예정이다.

순례단은 보도 자료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를 맹비난 하며 회개와 반성을 촉구했다. “우리사회가 현재 혼란에 혼란을 거듭하고 희망을 잃어가며 생명과 평화의 기운을 찾아보기 힘들다” 며 “이 모든 상황을 만든 원인은 이명박 대통령 독선과 오만” 이라고 규정하며 회개와 반성을 촉구했다. 

아울러 “조상들이 국난이 닥쳤을 때 몸과 마음을 다해 하늘에 제를 지내 안녕과 평화 기원했듯이 선인들 가르침에 따라 하늘에 국민과 국토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며 순례에 나선다” 고 밝혔다. 

(기사제휴 : 안양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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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문규현 신부님의 오체투지


천지간에 불통, 사방이 명박산성...늙은 신부는 오체투지로 저항합니다



오체투지 순례단의 수경스님, 문규현 신부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촛불집회 수배자들의 천막농성장을 찾아 수배자들과 포옹하며 격려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한 8,32)" - 오체투지(五體投地), 순례길을 떠나며
다시 순례길을 떠납니다. 다리 불편한 스님과 늙은 사제입니다. 이 둘이 오체투지, 온 몸을 땅에 내리고 보듬으며 갑니다. 가늠도 안 되게 고되고 하염없이 느린 길을 기꺼이 갑니다. 허나 우리의 고행이 도리어 생명의 길, 희망의 길이 되길 바랍니다. 이 순례가 위로의 길, 용기의 길이 되길 바랍니다. 이 여정이 민족의 길, 화해의 길이 되길 바랍니다.

우리 각자의 마음과 삶, 공동체와 사회에 존엄과 존중심이 회복되길 기도합니다. 사랑과 자비, 공존과 평화, 정의를 행하고 이루려는 선한 마음들이 더욱 힘내길 기도합니다. 낙심과 냉소, 쉽게 얻고 누리려는 마음은 내려놓고, 애쓰고 헌신하며 서로 돌보고 격려하는 가운데 기쁨과 충만함을 누리길 기도합니다. 양심과 인간애, 진실과 진리에 목말라하는 자세를 굳건히 지켜가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오체투지, 이 여정은 특히 손에 가슴에 생활 속에 촛불을 피어올린 청소년들과 수많은 국민들에게 드리는 사랑과 존경의 표현입니다. 수난과 상처, 모욕과 폭력, 수배와 구속에도 굴하지 않고 이 순간에도 묵묵히 진리의 길을 가는 그 모든 고결한 정신에 드리는 감사의 표현입니다. 촛불이 밝히는 것은 생명의 귀함과 꿈이 있는 미래입니다. 자존과 품위이고, 신뢰와 진정성입니다. 주권과 민주주의입니다.

그 아름다운 불빛들에게 무엇으로 응답해야 할지, 더불어 무엇을 해야 할지 수없이 고뇌하고 기도했습니다. 하여 이제 아주 단순하고 응집된 표현으로 이 길을 갑니다. 여러분을 위해 기도합니다. 여러분을 향해 절합니다. 여러분의 따뜻하고 진정한 마음들, 그 착하고 여린 마음들을 품고 기억하며 이 길을 갑니다. 여러분과 더불어 민주주의를 지키고 생명력 있고 희망이 있는 사회를 위해 끝까지 가겠노라는 맹세의 길을 갑니다. '생즉사 사즉생(生則死 死則生)'이라 했습니다. 여러분은 제 용기의 원천입니다.



오체투지 순례단의 문규현 신부, 수경스님, 전종훈 신부, 지관스님이 2일 오전 서울역 안 조명철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농성장을 방문하여 "철도공사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저는 이명박 대통령의 통치이념과 정치행태에 오체투지로 항의하고 저항합니다. 저들이 숭배하는 경쟁과 실용으로 보자면 극단적으로 바보스럽고 누추합니다. 그러나 오로지 돈과 일등놀이에 몰두하는 사회에는 결코 희망이 없음을, 성공지상주의와 이기심이 뒤덮은 사회는 죽은 공동체임을 이 터무니없어 보이는 몸짓으로 분명히 말하고자 합니다.

천지간에 불통이고 사방이 '명박산성'입니다. 정권 스스로 무법탈법이요, 공권력을 앞세우지 않고선 그 무슨 일도 행하질 못하는 지경입니다. 순식간에 모든 것이 20년 전 30년 전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더 추해지고 초라해질 자멸의 길을 그만 가길 기도합니다. 정녕 종교인이라면 진정한 참회와 속죄의 길을 가야할 것입니다. 소수 기득권층만을 위한 정치, 신독재와 신공안정국·신냉전주의·신종교전쟁으로 이룰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경기부양을 앞세워 대운하를 재론하고 부동산투기판을 재연합니다. 핵발전소 증설을 '저탄소 녹색성장'이라 위장합니다.

21세기를 살며 22세기를 준비하는 국민을 우습게 여기며, 고작 20세기에 잡아두려는 천박한 발상입니다. 나라의 조화와 균형, 지속가능한 발전을 파괴하는 행태에 반드시 냉정한 심판이 있을 것입니다.

민심은 천심입니다. 촛불은 조용히 불씨요 홀씨가 되어 번지고 있습니다. 어느 순간 들불이 되고 횃불이 될 것입니다.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눕지만 바람 속에서도 풀은 다시 일어섭니다(草上之風草必偃 誰知風中草復立).

남과 북 사이조차 단절과 분단심리가 견고해지는 오늘의 현실이 가슴 아프고 우려스럽습니다. 현 정권은 아예 민족통일이나 평화 문제엔 관심 없는 듯합니다. '국지전 가능성' 같은 용어조차 쉽게 입에 올리며 적대감과 긴장을 격화시킬 뿐입니다. 애절한 아우성은 남에도 있고 북에도 있습니다. 남과 북은 공존과 화해의 길을 찾아야 합니다. 서로 협력하고 함께 살길을 찾아야 합니다. 산맥과 강 길에는 단절이 없고 벽이 없습니다. 시간과 역사를 초월하여 온 민족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온 산하를 따라가며 남북 사이에 소통과 화해의 길이 열리길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참된 변화와 희망의 바람은 우리 자신에게서 불어옵니다. 우리 현실을 짓누르고 힘들게 하는 것들은 우리 자신의 태만과 이기심이 만들어낸 왜곡된 형상들입니다. 우리 스스로 내면과 생활을 바꿔갈 때만이 건강하고 행복한 세상을 맛볼 수 있습니다. 서로에 대한 사랑과 존경, 감사와 돌봄을 실천하는 것이 바로 기도입니다. 서로에게 빛이 되고 거친 바람 막는 병풍이 되어주는 것, 그것이 수행입니다.

믿음과 희망을 절대 놓지 마십시오. 인내와 끈기로 영혼을 단련시키십시오. 각자의 자리와 모양새는 다르나 영혼을 나누고 마음으로 연대하며, 더불어 즐겁게 진리를 구하는 순례의 길을 함께 갑시다. 진리는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요한 8,32).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루카 9,23)" 제 몸과 마음은 1976년 사제수품을 받던 그 순간으로 돌아갑니다. 바닥에 온 몸을 엎드리곤 가장 겸손한 태도로, 모든 세속적 욕심을 버리고 오직 예수님처럼 이웃과 세상을 섬기겠노라 다짐하던 그 때입니다. 이제 사제수품 32년을 훌쩍 넘어 황혼길에 든 이 시간, 다시금 더 비우고 더 버리고 더 낮춥니다. 첫 마음에 저를 세웁니다.

2008년 9월 2일
천주교 전주교구 평화동 성당 문규현 신부 드림


오체투지 순례단의 문규현 신부, 수경스님, 전종훈 신부, 지관스님이 2일 오전 서울역 안 조명철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농성장을 방문하여 KTX 여승무원들과 큰절로 격려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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