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明洞聖堂) 농성 관련 게시판

5월 11일(화)

인쇄

정성환 [franco2] 쪽지 캡슐

1999-05-11 ㅣ No.67

10:30 - 지하철 노조원 200여명이 성모동산에 모였다.

      각 지부별 노조원들의 대표적 성격을 띤 사람들의 모임같다. 몇 차례의 구호와

      노래를 부른 후, 사안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아마도 향후 대책 발표인가 보다.

      어제의 모처에서의 접촉이 별 진전이 없었나 보다. 벌써 20일이 넘었는데.....

        어제 밤에 지하철 노조 집행부의 한 사람과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수 많은 갈등 속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노동운동의 순수성은 지속될 수 있는 것일까?

      노동운동을 하면서 질서와 윤리문제를 어떻게 조화시켜야 할까? 조직구성과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강제적이어야 하는가? 민주적 합으로 조직을 이끌 수는 없는 것일까?

      조직원들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끝까지 버리지 말아야 하는데, 정치적 성향이 너무

      짖터 갈등을 가져 온다는 것이다.

        새벽 성당을 20-30 바퀴를 돌아야 겨우 진정된다는 그의 고민은 그래도 아직

      순수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민주운동을 한다고 외치면서도 전혀 민주적이지 못하고,

      폭력에 대해 거세게 항의 하면서 오히려 또 다른 폭력을 일삼는 모습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자신의 권리가 중요하면 타인의 권리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 현실이다.

        '명동성당의 천막은 언제나 없어질까요?'라는 질문에 쓴웃음만 지어본다.

      그런 세상이 빨리 오기는 와야 하는데............................................

 

11:00 - 지하철 노조 천막에 왠 보건의료노조의 프렌카드가?

      한 무리의 기자들에게 둘러쌓여 보건의료노조가 회견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병원노련 전국 보건의료산업 노동조합의 5월 12일 총파업 투쟁 돌입의 선언이다.

      12일은 보훈병원과 원자력병원이, 13일 서울대병원이, 14일 이화의료원, 경희의료원,

      경북대병원, 경상대병원, 전남대병원, 전북대병원, 충남대병원 등 34개 병원  

      12,243명이 연쇄 총파업 투쟁에 돌입할 예정임을 밝힌다.

        1차 연쇄 총파업은 20일까지로 병원노련 전체 140개 병원(118개 지부, 22개 노조)

      35,000명과 보건의료 노조 전체 118개 병원지부 32,000명 중 34개 지부 12,243명이

      하는 것이다.

        모든 환우들이 걱정된다. 모쪼록 환우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뒤 따랐으면......

      이러한 걱정이 한갖 노파심이었으면 좋겠다.

 

17:00 - 푸른교실과 현대중기, 한총련 대표와 만났다.

      그동안 계단공사가 지연된 까닭을 설명했다. 설계상의 잘못으로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일이 되어 일시 중단하고 설계검토에 들어갔기 때문에 지연되었다는

      설명을했다. 이제 설계검토가 끝나고 공사를 재계하는데 협조를 부탁한다.

 

        '15일(토)까지 잠시 천막을 걷어 주었으면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현대중기 - 협조한다고 말하며 밝게 웃는다. 그러면서도 어제 꿈을 꾸었다고 말한다.

      어제 신부님께 쫒겨나는 꿈을 꾸었습니다. 서로 웃으면서 이야기 했지만 얼마나 많은

      시련이 있었기에 그런 꿈까지 꾸었는지 가슴아프다. 그동안 현대중기를 이해하려고

      98년도 신문을 모두 검색해 찾아보고 딱한 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하자, 조금은 위안을 받은 느낌이었다.('98년 8월 19일짜 한겨레 신문 참조)

      그동안 우리들의 대표라고 믿었던 국회의원들의 약속도, 우리를 고용했던 현대도

      말만 했지 한 번도 그 말에 대한 책임은 그 누구도 지키지 않았었다고 말하며 눈시울이

      붉어진다. 참 많은 고통을 1년가까이 지냈구나 생각하니 가슴이 저려온다.

 

        푸른교실 - 성당에서 결정하자는데로 하겠단다.

 

        언제나 했던 이야기지만 서로에게 신뢰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수 밖에는 없다.

 

        한총련 - 학생들이 바뀌었는데 이번이 4차 학생들이냐? 또 몇명이냐?고 묻자,

      차 수는 없지만 따지고 보면 그렇고, 25명의 학생들이라고 말한다.언제까지냐고 묻자,

      기약은 없지만 단기적으로는 29, 30일 한총련 차기 출범식이 끝난 후를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참 딱하기도 하다. 대학생이면 사리분별 정도는 할 수 있을덴데 말이다.

      자신들 보다도 더 딱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도 서로 협조하겠다고 말하는데...........

      자네가 혼자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도 잘 알고 있으니 대의원들에게 연락을 취해

      협조해 주고, 지금 현재 이곳에 있는 학생들은 아무도 수배를 받지 않았으니 주간

      시위로 전환해 줄것을 당부했다. 인권 공대위에게 15일까지 천막을 철수해 달라고 요청

      할테니 따라달라고 말했다.(천막의 주인이 공대위의 것이라 함부로 철거할 수 없다고

      말해왔기 때문이다.)

 

        지하철 노조와 민노총 공공연맹 상황실 천막은 15일(토) 민중대회를 마치고 철수할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에 만나지를 않았다. 그러나 조만간 다시 만나 또 확인을 해야

      한다. 모쪼록 빠른 시일 내에 공사를 완료하고 원위치를 시켜야 할텐데.............

      늘 어떠한 확신을 가질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다. 왜냐면 15일 민중대회 이후

      정세가 어떻게 급변할지를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느님! 저에게만 살짝 귀뜸해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비밀은 제가 보장할께요. 답답해서 그래요. 뭐 싫으시면.............!

        기다려 볼께요. 부탁합니다.......히(*.^)



365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