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동성당 게시판

[청년]사랑에 관한 시 하나..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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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희 [joyous] 쪽지 캡슐

2000-02-10 ㅣ No.2736

 김성희 <그리움>

 

                   그때 우린 정말 사랑했을까?

 

          사랑 때문에 울어본 기억이 있는지. 그로 인해 세상의 종

          말을 예감하고, 그로 인해 세상의 환희를 노래한 적이 있

          는지, 사랑 때문에 뜬 눈으로 새벽을 맞은 기억이 있는지

          함께 죽어도 좋다 생각한 사람의 기억이 당신에게 있는지

          내겐 그런 사람이 있었다.

 

          힘없이 뻗은 내 손바닥 위에 자기 손바닥을 올리고,

 

          "우린 이렇게 만났고 내가 네 손을 풀지 않으면 넌 내게

          서 떠날 수 없어."

          다섯 가닥으로 굳어 있는 손가락을 접을 수도 없었던 나

          사랑은 교통사고 같아서, 내 어디에도 사고의 예감은 없

          었건만 나는 그를,  그는 나를 만나 우리는 사랑하고 말

          았다.  사랑의 미열로도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알

          게 한 사랑 그러나 그는 떠났다. 나는 아직 굳은 채로인

          데, 그는 다섯 손가락 깍지 풀고 떠나버렸다.

          태어나기 이전 이미 예정된 이만큼의 사랑이라면, 이 또

          한 받아들여야 한다고 다집하며 새벽을 맞았건만.... 아

          침이면 또다시 마음 바닥은 철거덩철거덩 그림움으로 울

          고 있었다. 다시는 보지 말아야 할 사람. 이미 끝났다고

          생각하면서도 길을 가다 비슷한 사람만 봐도, 관계된 사

          소한 명칭만 들어도...

          그 사람으로 이어지던 날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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