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동성당 게시판
[청년]사랑에 관한 시 하나..그리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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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희 <그리움>
그때 우린 정말 사랑했을까?
사랑 때문에 울어본 기억이 있는지. 그로 인해 세상의 종 말을 예감하고, 그로 인해 세상의 환희를 노래한 적이 있 는지, 사랑 때문에 뜬 눈으로 새벽을 맞은 기억이 있는지 함께 죽어도 좋다 생각한 사람의 기억이 당신에게 있는지 내겐 그런 사람이 있었다.
힘없이 뻗은 내 손바닥 위에 자기 손바닥을 올리고,
"우린 이렇게 만났고 내가 네 손을 풀지 않으면 넌 내게 서 떠날 수 없어." 다섯 가닥으로 굳어 있는 손가락을 접을 수도 없었던 나 사랑은 교통사고 같아서, 내 어디에도 사고의 예감은 없 었건만 나는 그를, 그는 나를 만나 우리는 사랑하고 말 았다. 사랑의 미열로도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알 게 한 사랑 그러나 그는 떠났다. 나는 아직 굳은 채로인 데, 그는 다섯 손가락 깍지 풀고 떠나버렸다. 태어나기 이전 이미 예정된 이만큼의 사랑이라면, 이 또 한 받아들여야 한다고 다집하며 새벽을 맞았건만.... 아 침이면 또다시 마음 바닥은 철거덩철거덩 그림움으로 울 고 있었다. 다시는 보지 말아야 할 사람. 이미 끝났다고 생각하면서도 길을 가다 비슷한 사람만 봐도, 관계된 사 소한 명칭만 들어도... 그 사람으로 이어지던 날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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