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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컴백앨범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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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우 [garden94] 쪽지 캡슐

2000-09-12 ㅣ No.1047

오늘은 오랜만에 긴글 올립니다.

 

 

 

 

 

 

서태지씨디는 이상하게 돈주고 사기가 아깝다. 주위에 널려 있어서 그런지. 아무래도 난 태지의 광팬은 아닌가보다. 나의 관심사는 오직 그의 음악뿐. 아마 그가 도경휘 였다고 해도 난 아마 그를 좋아했을 것이다.

 

 

겜방에서 다운받아서 2집 다 들어보았다. 씨디 산놈꺼 빌려서 앨범자켓도 샅샅이 구경했고 가사도 다 읽어봤다.   

 

이번 서태지2집은 우선 제목에서부터 기분이 묘하다

 

"COME 0908"

 

0908..... 9월 8일이라.....

 

 

그날은 기억해내기 힘들었던 내 생일아닌가.

 

 

그 날은 성기영양과 함께 성뺀드의 "여기왔어요" 를 열심히 연습하고 그랑에서 술한잔 했던날! 아무튼 (내 눈엔) 내 생일을 의미하는 0908 이란 기호가 여기저기 나붙게 되었다.

 

 

 

 

 

   *            *            *   

 

 

 

 

 

이번 태지의 COME0908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다.

 

이번 태지의 앨범은 소위 하드코어 음악 많이 들어본 인간한테는 음악적으로 생소함을 주진 못한다. 나는 림프비스킷 (미국의 하드코어밴드) 의 터질듯한 LIVE 듣고도 오르가즘 비슷하거 경험하는 인간이라...낯설지 않았다. 그 중에서 3번 오렌지와 4번 인터넷전쟁 은 꽤 대단했지만 전체적으로 그리 새롭지는 않았다.

 

특히 KoRn (역시 미국의 밴드이름) 하고 비슷한 음향이 너무 많았다. 아무래도 미국 살면서 콘 엄청 많이 들은 거 같다.

 

 

어떤 평론가가 이번 태지 앨범에 대해 "보이는 전략 안보이는 진화" 라는 제목을 달아놓았듯 이번 앨범은 태지의 음악역사상 음악적 진화가 가장 미흡한 앨범인듯 싶다.

 

 

 

 

 

 

 

 

 

하지만 태지는 역시 대단했다.

적어도 좁은 우리나라에서는...

 

 

 

여기는 겜방.

 

 

이 시간에도 지금 내 주위 여기저기에서는 징징거리는 음향들이 들려온다. 평소 결코 들을수 없었던. 아, 저건 태지의 울트라맨이야 아닌가. 맞아 그 곡이야.

 

저 시끄러운 곡을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제끼는 내 오른쪽의 여자애, 아마 저번주였다면 이시간에 박지윤의 성인식이나 듣고 있었겠지. (*성인식--가사 정말 쓰레기더만.)

 

언젠가는 저 오른쪽 여자애가

3호선 버터플라이의 음악을 저렇게 들을날이 올까?

 

 

 

 

그리고 하나더. 이번 태지 앨범의 가사!

 

요즘처럼 사랑타령만 난무하는 메이저 음악계를 생각한다면 태지의 가사는 매우 고무적이다. 특히 오렌지 등등 몇 곡의 가사, 장난 아니다. 이런 가사에 100만장이라. 기분 나쁘진 않다.

 

 

 

 

 

100만명이 넘는 한국인의 귀를

저런 난폭한 소음에 순응시킨 서태지,

역시 대단하다.

 

지금 내겐

단 한명의 그 무엇인가를 바꿀 아무 힘도 없는데 말야.  

 

니~씨.    

 

 

 

 

 

 

 

 

 

 

 

 

 

(하나더)

 

 

 

서태지 이놈은 생각보다 참 영악한 천재다.  

마지막 곡 ㄱ나니 에서 노래가 다 끝나면

한참 정적이 흐른뒤에야 너에게 가 나오는데...

 

통신에 올라가니 어떤 할 일없는 놈이 어떻게 알아냈는지...

 

 

 

1.너에게 (메틀버젼)은 ㄱ나니가 끝나고’4분7초’뒤에 시작한다..

 : 4년 7개월간의 공백..

 

2.너에게 (메틀버젼)에서 "너의말들을~~"하며 가사가 나오기 시작하는시간이..

ㄱ나니 시작한후 8분11초뒤이다..

: 8월11일컴백의미..

 

3.너에게 (메틀버젼)의 런닝타임이1분31초이다..

: 96년1월31일..은퇴..선언..

 

 

 

 

서태지는 한마디로 100만명을 완전히 가지고 노는 놈이다. 가지고 논다는 건 결코 나쁜 뜻이 아니다. 그만한 능력이 있다는 말이다. 1000원권 지폐에 아주 작게 min(민) 이라고 자기 성을 조각해 놓은 인간이 연상된다.

 

그래 100만명 쯤은 가지고 놀아야 천재소리 듣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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