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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 일 파파" 신도들 기쁨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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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 [goodnews] 쪽지 캡슐

2005-04-21 ㅣ No.174

[중앙일보 2005-04-21 09:41]

 

[중앙일보 기선민] 새 교황으로 선출된 베네딕토 16세(78)는 20일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추기경들과 함께 교황으로서의 첫 미사를 집전하는 것으로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교황과 추기경들은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벽화 아래서 성가 '루빌라테 데오(신을 찬송하라)'를 부르며 미사를 시작했다.


○…교황은 라틴어로 진행한 첫 강론을 통해 "하느님께 감사한다"며 "모든 기독교도의 통합과 재건을 위해 끊임없이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교황에 선출된 직후 "나는 나를 붙잡고 있는 요한 바오로 2세의 강한 팔을 느끼고 웃음 띤 눈을 보며, '지금은 두려워하지 말라'고 내게 말하는 그의 음성을 듣는 듯했다"고 밝혔다.

 

○…19일 오후 5시45분(현지시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 위로 한 줄기 연기가 피어올랐다. 성 베드로 광장에서 숨죽인 채 지켜보던 사람들은 갸우뚱거렸다. 흰 연기인지 검은 연기인지 불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잠시 후 종소리가 힘차게 울려퍼졌다. "비바 일 파파!(교황 만세)" 성 베드로 광장이 시민들의 함성과 자동차 경적 소리로 뒤덮였다. 흰 연기가 피어오른 지 정확히 17분 만이었다.


○…이번 콘클라베는 보수파와 진보파의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던 예측과 달리 24시간을 약간 넘긴 이틀 만에 끝났다. 1939년 이래 가장 짧은 회의였다. 요한 바오로 2세는 78년 사흘간 8차례 투표 끝에 뽑혔다. 가장 길었던 콘클라베는 1268년 그레고리오 10세를 선출할 당시의 2년 9개월 이틀이었다. 베네딕토 16세는 230여년래 최고령 교황(78세)이다.

 

○…교황은 첫 해외 방문지 중 한 곳으로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고향인 폴란드를 고려하고 있다고 이탈리아 언론이 교황청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이에 앞서 호아킨 나바로 발스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이 8월 16일부터 닷새간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전 세계 가톨릭 청년의 날'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쾰른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네딕토 16세가 10대 시절 공부했던 독일 트라운스타인 성 미카엘 신학교 학생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교장 토마스 프라우엔롭 신부는 "믿기지 않는다. 그분이 훌륭히 해내실 것으로 믿는다"며 눈물을 흘렸다.

 

○…새 교황의 저서 및 관련 서적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AP 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선출 발표가 난 지 몇 시간 만에 그의 저서들이 인터넷 서점 아마존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했다. 주문이 밀려들고 있지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다. 저서로는 '이 땅의 소금' '진실과 인내', 관련 서적으로는 80년대의 인터뷰 내용을 담은 '라칭거 보도', 77년 이후의 삶을 담은 언행록 '이정표' 등이 있다.


○…교황 선출을 다룬 바티칸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 특별판이 19일 수요 폭증으로 한때 판매가 중단됐다. 19일 저녁에만 7만 부가 팔려나갔다. 한편 워싱턴 포스트 인터넷판은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남성이 'Benedict XⅥ.com' 주소를 지난 1일 미리 등록했다고 전했다. 바티칸은 뒤늦게 등록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기선민 기자 murph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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