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검정성당 자유 게시판

미사 봉헌 방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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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ody] 쪽지 캡슐

2000-12-08 ㅣ No.1405

 

처음엔 내가 노래를 잘 불러서 나를 처다 보는 줄 알았다. 그래서 더욱 목소리를 높여 노래도 부르고 기도를 외어댔다. 그러나 요즘은 목소리를 거의 죽이고 나의 소리가 튀지 않도록 무척 애를 쓴다. 미사봉헌 방해죄에 걸릴 가 두려워서다. 특히 새벽 미사 때에는 차라리 침묵하고 조용히 있는 것이 낫다. 아무리 작게 하려해도 내 소리가 따로 들리기 때문이다. 정말로 미사 진행자에게는 미안한 생각이 든다.

 

새벽 미사에는 나 만의 시간을 갖고 싶고 주님과 대화를 하고 싶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미사에 참석하는 신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혼자 신들린 듯 목소리를 돋우어 열심히 진행자를 따라 하는 것은 불경이고 금기로 느껴진다.

 

정말 그럴까? 성가를 크게 부르면 정말 주위 신자들의 미사 봉헌을 방해하는 소음이 될까? 어쨌거나 50여명 되는 신자들의 목소리가 혼자 전화받는 사람의 소리보다 작은 것이 사실이다. 어떨 때는 자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조용히 앉아 있다. 하기야 음악에서의 합창은 화음이 중요한 것이며 혼자 잘 낫다고 솔로로 부르는 것은 분위기 깨는 행위인 것 만은 분명하다.

 

성당 안에서 조용히 미사를 지내는 것이 종교 고유의 특성인지 아니면 세검정교회의 풍습인지는 모르지만 교회 내에서 만큼은 세속 생활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주님과 함께 있는 즐거움과 기쁨을 표현해도 좋지 않을까? 다른 곳에서는 큰 소리 칠 곳이 없지만 교회 내에서 만큼은 큰 소리로 노래 부르는 것이 자유로워도 좋지 않을까? 개신교와의 차별화를 위해 조용하게 미사를 봉헌하는 것이 권위나 품위가 있어 보인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조용한 미사는 오랜 시간 계속될 것이다. 철 모르는 어린애들이 어른 미사에 들어와 큰 소리로 노래부를 때 주위 어른들로부터 시끄럽다고 혼 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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