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동성당 게시판

[만행] 현각 스님께 드리는 여섯 번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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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석 [lnkhama] 쪽지 캡슐

2006-12-03 ㅣ No.5547

 

   현각.

   얼마 전

   ‘[내 마음속의 별] 배우 박중훈 씨, 최재천 교수를 찾아가다.’라는 기사에서

   배우 박중훈씨와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의 대화 중

   인상 깊은 내용이 있었습니다.


   박 = 좀 느닷없는 질문이지만 우리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최 = 인간은 동물과 달리 언어와 사고가 결탁돼 있는 ‘설명의 뇌’를 가지고 있습니다. 동물들은 세대마다 같은 동작을 반복하고 죽지만, 인간은 기록을 통하여 진보하고 있는 것입니다. 같은 실수를 안 하고 살 수 있는 것이 인간이죠.


   라는 대목이었죠.


   박중훈씨는 교수님께

   인간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물었지만

   명쾌한 답은 없었습니다.


   교수님도 결국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이겠지요.


   또한

   동물과 달리

   같은 실수를 안 하고 살 수 있는 것이

   인간이라고 하셨지만


   문제는

   ‘진리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정확하게 모르면

   사람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것이지요.


   우리는 그것을

   지금껏 인류 역사 가운데 저질러졌던

   수많은 무서운 범죄행위와

   엽기적인 모방범죄들을 통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 수많은 범죄행위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진리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하루빨리 지구촌에 있는 각각의 사람들이

   다 아는 것뿐입니다.


   현각.

   나는 이번 여름,

   ‘달마어록’이라는 당신의 강의 중에

   “달마께서 주장하신 바는

    깨달음은 물론이고

    마음도 설명해 낼 수 없습니다.” 라는 말씀과 더불어

   “말로는 마음을 보여 줄 수가 없어요.” 라고

   딱 잘라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동국대 불교문화대학 교수이신 성본스님도

   불교방송 ‘선불교 특강’에서

   “마음이 어디 실체가 있어요!!”라고

   너무나 자신 있게 말씀하시더군요.


   반야심경에도

   ‘찾아서 정체를 밝혀낼 마음이라는 것이 따로 없다.’

   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현각.

   그게 정말일까요.


   당신은 책에서도

   ‘마음은 무엇인가

    생각이란 무엇인가…….

    그러나

    마음과 생각의 실체를 표현하는

    단어나 말을 찾아내기는 어렵다.’라고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신이 말하는 달마께서도

   마음의 실체를 보이지 못했고

   석가모니 부처님 또한

   마음의 실체를 모르니까

   생사를 벗어나는 방법을

   제시하지 못한 거지요.

   성철스님도 마찬가지고요.


   현각.

   ‘마음이 부처다’라는 말만으로는

   모든 중생들을

   자유케 할 수 없습니다.


   실체를 알아야만

   이 마음으로부터 발생되는

   모든 문제들을

   풀 수 있습니다.


   마음의 실체를 모르면

   사람을 근본적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수많은 번뇌와 고통을

   근본적으로 없앨 수 없습니다.


   이 마음의 실체를 모르고 있기에

   세상은 혼돈에 갇혀있는 것입니다.


   현각.

   당신이 ‘달마어록’을 법문할 때

   내 가슴을 뛰게 했던 내용이 있었습니다.



   부처를 찾기 위해서는

   본 성품을 봐야 한다.

   부처를 보고자 한다면

   우리의 성품자리를 먼저 봐야한다.

   이것뿐입니다.

   부처를 찾으려면

   성품자리를 먼저 봐야한다.

   이것뿐입니다.


   마음을 들여다보십시오.

   부처를 찾으려거든

   마음을 들여다보십시오.

   누구든 본 성품을 본 자는

   그가 곧 부처이다.


   본 성품을 보지 못하고서는

   부처를 아무리 외쳐 불러도

   제 아무리 많은 사경을 해도

   또 보시를 해도, 계를 잘 지키는 것도

   다 헛짓거리다.

   이 모든 것이 다 소용없답니다.


   본 성품을 보지 못하면

   이 모든 수행이 다 시간낭비라는 뜻입니다.


   만약

   스스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생사 끝까지 가서라도

   스승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그러나

   스승이 본 성품을 보지 못한 자라면,

   이미 그런 자는

   스승 될 자격이 없다.


   비록

   십이연기설을 달달 외운다 해도,

   그는 결코

   생사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

   대 자유에 대한 가망도 없이

   삼계 속에서 오직 고통 받을 뿐


   마음자리를 보는 것이

   혼자 힘으로 버겁다면,

   스승을 찾는 것도

   좋은 방편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스승을 찾는 것이

   도움이 될 겁니다.


   그러나 그 스승은

   반드시 성품자리에 대해

   조금이라도

   맛을 본 분이어야 합니다.

   반드시요!


   경전을 이해하고,

   학문적으로 연구를 한 분이 아니라

   그 자리를 본 분이어야 됩니다.


   결재(안거)를 얼마나 많이 했는가도 상관이 없고

   어떤 절, 어떤 선방에서 안거를 마쳤는가는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결재 횟수나

   그 스승의 스승이 누군가도

   의미 없습니다.


   ‘실제 자신의 본 성품자리를 봤는가?’

   이것이 관건입니다.


   많은 분들 파리 가 보셨죠?

   또 뉴욕도 가 보셨죠?

   LA도 가 보셨을 테고,

   타이타닉, 매트릭스, 괴물이란 영화도

   많이 보셨을 테고.

   또 살면서

   친구들도 많이 만나셨을 테죠.

   그러나,

   우리의 성품자리를 보신 분은

   과연 몇이나 있을까요.

   어디

   성품 보신 분 계십니까?



   라는 말씀이었습니다.


   현각.

   당신이 내 편지를

   진지하게 보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내가 바로

   이 성품자리를 본 사람이오.


   불교의 역사 2550년 동안

   그 누구도 보지 못했던

   성품자리를

   나 이나경(梨娜敬)이가

   ‘조금이라도’가 아니라

   ‘완전하게’ 맛을 봤습니다.


   현각.

   당신은 최근

   경희의료원 세미나실에서의 강연이 끝난 후,

   한 질문자의 답변에서

   “생사의 문제를 벗어나게끔 하는 게 불교예요.”라고 했지요.


   그러나

   불교는 아직도,

   2550년이 지난 지금도

   생과 사를 해탈하는 법을

   정확히 모르고 있지 않습니까.


   나는

   불교를 믿고 계시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스님들

   각자각자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생사의 문제를 벗어났냐고요.


   나는

   당신께 말합니다.

   팔만대장경 전체를 똘똘 뭉치면

   마음 심(心)자라고 하는

   이 마음자리를

   내가 보여주면

   전 세계 사람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생사의 문제를 벗어납니다.

  

   현각.

   스님이 된 사람들의 삶의 목적과 방향은

   오직 본 성품을 찾아

   다른 사람들을 돕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진정으로

   당신의 스승이 될 자격이 있습니다.



2006년 11월 26일 PM 8 : 07 나경이가

일곱 번째 편지에서 계속 …….

                                                    lnkha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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