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동성당 게시판

스케이트장에서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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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정 [susunhwa3] 쪽지 캡슐

1999-12-31 ㅣ No.658

오늘은 스케이트 타기로 약속된 날이다.

그는 내가 추울것을 염려하여 두툼한 파카와 장갑을 쌕에 넣어와 스케이트장

입구에서 "수녀님! 이 옷 입으세요" 라고하며 장갑도 끼라고 꺼내준다.

부탁한일도 없었는데 말이다.

이 옷이 누구의 것이냐고 물으니 어머니의 것이라고 한다.

나를 향한 그의 진심어린 사랑에 감격하여 그만 눈이 커지고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학창시절 몇번 타보고 오랬동안 구경도 못한 스케이트를 신고 뒤뚱뒤뚱

걸음마부터 시작하는 내게 다가와 손을 잡아주며 속도를 낼수 있도록 이마에

구슬땀을 흘리면서까지 열심히 가르쳐 주었다.

’꽈당’ 하고 넘어졌을때도 먼저 다가와 손을 잡아 일으켜주는 그의 순박하고도

티없이 맑은 눈동자에 내 어린시절의 맑은 그림자를 투영시켜보며 마냥

환하게,환하게 웃을수 있었다.

 

내게 슬며시 다가와 사랑을 일깨워준

그의 이름은 "요셉" 나이는 "11살"  

그는 현재 복사단의 충실하고도 씩씩한 장래 신부감이다.

오늘 요셉이의 사랑으로 천년기의 마지막을, 한해의 마무리를 너무나도 행복하게

기억할 수 있어서 참으로 감사한 날 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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