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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남쪽나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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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민 [sooyong] 쪽지 캡슐

1999-10-11 ㅣ No.1456

안녕하세요?

저는 뉴질랜드 웰링턴에 살고 있는 김 선민입니다.

그리고 창 4동 식구인 김 중완형제님과 박 미현자매님의 식구이기도 해요.

(공개적으로 첨 올리는 글이라서 많이 부끄럽고 떨리기까지...)

이민오기전에 몇번 그곳 성당에서 미사 드린적도 있는데 제 식구들이 다녀서인지 홈페이지를 보는순간 반가운 마음이었어요.

제가 있는 이곳은 한국 신부님도, 수녀님도 안계십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곳 키위들이 다니는 성당에 나가서 미사를 드리고 난 후 공동체 식구들끼리 약 1시간동안 만남을 갖습니다.

뉴질랜드의 수도임에도 불구하고 저희 공동체 모임에서 만나 뵙는 식구들은 30명 정도이지만 모임에 안나오시는 분들을 포함하면 약 100여명정도인 작은 공동체입니다.

저는 이 작은 모임에 열심히 나간것이 얼마 안되어서 자세한 숫자나, 내용은 잘 모르지만, 정말 따뜻한 모임이랍니다.

 

이민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계시는분들이 많으실텐데 이곳에서 믿음을 키우기가 참 어려운점이 많습니다.

영어를 잘 못하니 신부님앞에서 고백성사 할때는 며칠을 끙끙거리면서 할 말을 생각해야했고(그래도 이정도로 된것도 다행이지요. 사실 영어를 못해서 고백성사를 한동안 못했거든요. 이젠 제가 영어 못하는것을 신부님께서 다 아시기 때문에 뻔뻔하게 들어가서 하고 있어요. 그래도 여전히 떨리긴 해요.)

미사때엔 주기도문을 할때도 부산하게 책을 뒤져서 읽어야 했고,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그 짧은 주기도문도 읽기 벅찬데 사도신경은 어떻겠어요?

게다가 이곳 사람들이 하는 속도로 따라가려면 문장 처음 읽고 그리고 맨 마지막 단어를 읽으면 그게 끝이되요.

이곳에서 미사드릴때 가장 확실히 알아들은 신부님의 말씀은

’through him, with him, in him’  이었어요. 그 말은 제가 그곳에서 미사드릴때도 가장 좋아하는 말이었거든요.

그래도, 알아듣기 어렵고, 신부님 강론을 못알아들어도 제게 미사는 가장 큰 힘입니다. 세상에 그만큼 아름다운 식사시간은 없는것 같아요.

 

그렇게 어려운거 왜 갔나구요?

다 하느님의 뜻이란거 요즘 알겠더라구요.

제가 이곳에 오지 않았으면 전 하느님을 이렇게 가까이 느끼질 못했을것 같아요.

여러분의 게시판을 보면서 제가 한국에 있을때 왜 그렇게 열심히 활동하지 못하고 열심히 배우지 못했을까 아쉬운점이 많아요.

정말 부럽구요, 저도 끼워주시면 이곳 소식 전해드릴께요.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참! 저희 피정을 12월 초에 하려고 하는데 한국말 하시는 신부님을 모실수 있게 기도 해주시겠어요?

그럼 다음에 뵐때까지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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