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당동성당 게시판

고백성사에 얽힌 실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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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경 [lucy3] 쪽지 캡슐

2000-08-05 ㅣ No.1372

비가 엄청나게 오십니다...

기분이 좋기도 하고, 내리는 기세가 어디가 잠길지 걱정이 되기도 하고...

 

저 오늘 고백성사 봅니다... 드디어...

짜증나시겠다...

하두 고백성사 얘기를 많이 해서...

짜증나시는 분 말씀하세요...

조용히... 아주 조용히... 눌러 드릴테니... 아하하하하(소복입은 귀신버전...)

 

고백성사에 얽힌 재미있는 얘기 하나 해드리겠습니다...

 

학원에서 만난 제 짝궁은 얼마전 예비자 딱지를 뗀,

아직 첫 고백도 하지 않은 아주 따끈따끈한 친구입니다...

어느날 제게 묻더군요... 토요일 수업때였습니다...

"언니, 오늘 첫 고백 하러 가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대모님이 어디 가셔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못 여쭤봤걸랑요..."

전 제가 하는데로 열심히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괜히 들어가서 떨지말고 꼭 적어서 들어가라는 말과 함께...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끄덕...

 

월요일이 되어 수업중 갑자기 토요일 일이 생각이 난 제가

물었죠... 잘 했냐고...

"언니 말도 마요... 그 일만 생각하면..."

무슨 일이 있었구나... 느낌이 팍 왔죠...

 

문제는 정말 엉뚱한 곳에서 일어났습니다...

떨리는 마음에 그 친구는 다른 사람보다 일찍 성당에 도착해서

준비를 하고 있었답니다... 나름대로 준비를 했다는 생각에

안도의 숨을 쉴 즈음 신부님께서 오셨답니다...

 

"들어오세요..."

그때까지도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고...

익숙치 않은 그 친구는 머뭇머뭇 거리다가... 아! 글쎄...

상상이 가시죠?...

 

신부님 방으로 따라 들어갔답니다...

신부님께서 깜짝 놀라셔서 아무 말씀도 못 하시고...

"저기... 이 방으로 들어오는 거 아닌가요?..."

"껄껄껄껄..."

 

그날 하루종일 깜짝 놀라시는 신부님 표정이 눈에서 떠나질 않고,

껄껄 웃으셨던 신부님의 웃음소리가 귀에서 떠나질 않아,

미사를 어떻게 드렸는지 모르겠구,

집에 와서는 성당을 옮겨야 겠다는 생각 밖에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더랍니다... 저 엄청 웃었습니다...

 

오늘 그 친구에게 제가 요즘 성사는 잘 보고 있냐고 물었죠...

제가 오늘 볼 것이기 때문에... 히히...

잘 하고 있긴한데... 그 망신(그 친구 표현입니다.) 당한 날이

오히려 더 고백성사답게 한 것 같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그 때

첫 고백을 준비할 때와 같은 마음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맞는 말이죠? 우리도 아마 열의 여덟은 이런 생각 들 것 같습니다...

 

그 친구 참 열심입니다...

우리는 전화선교(?)도 어려워하며 숙제처럼 쌓아두고 있는데...

한 달에 몇번씩 거리선교를 하고 있더라구요... 어려울 것 같은데..

 

참고로 그 친구는 시어머니의 유지를 받들어 입교하게 된

유부녀랍니다...

 

                                

 

비가 그쳤네요...

비가 오면 왜 밀가루 음식이 땡길까요?

좋은 주말되세요...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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