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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상이에게... 성탄절이야기 일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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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민수 [piazzang] 쪽지 캡슐

1999-12-07 ㅣ No.576

넘들은 글 올릴 때 노래두 나오구 움직이는 그림도 나오는데

난 왜 안되나여.

아는 사람 갈켜주세여.

 

 

네 번째 동방 박사 - 3

 

  마침내 아기왕이 태어난 장소를 찾아냈을 때, 마크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어. 그곳은 여인숙 뒤에 있는 조그마한 마구간이었단다. 처음엔 왕궁을 찾아 마을을 몇 바퀴나 돌았지 뭐니. 왜냐하면 박사들이 아기왕 이라고 했거든. 왕은 원래 왕궁에서 살잖니. 그렇지만 마을을 몇 바퀴나 돌고 나서 돌아와 보니, 마구간 뒤에 박사들이 타고온 낙타들이 서 있었어. 그래서 마크는 마구간이 바로 아기왕이 태어난 장소란 것을 알았지.

  마크는 보물이 든 꾸러미를 들고 마구간의 문을 노크했단다. 그렇지만 그는 너무 지쳤기 때문에 조그맣게 노크할 수밖에 없었어. 박사들 중의 한 사람이 문을 열고는 아무 말 없이 보물 꾸러미를 받아 들고는 들어오라는 말도 없이 문을 닫아 버렸어. 마크는 자기가 그 보물들을 훔쳤다고 박사들이 생각했기 때문에 화가 난 것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마크는 기운 없이 험프리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단다. 험프리도 기진 맥진하여 땅바닥에 엎드려 있었지. 마크는 험프리에게 기대고 앉아서 박사들에게 그동안 일어났던 일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하고 생각했어. 그때 갑자기 그의 앞에 거대한 천사가 나타났단다! 그래. 그 천사는 턱수염이 달렸구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가죽 구두를 신고 있었어. 바로 뷰바야! 세번째 이야기의 뷰바를 아직도 기억하니?

 「아무 걱정 말아라, 꼬마 친구.」

  뷰바는 마크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지.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았느니라. 너와 저 마구간 안에있는 아기는 닮은 점이 많단다. 저 아기도 평생 동안 사람들로 부터 오해를 사게 된단다. 죽은 뒤에도 그렇지만. 그렇지만 너는 아주 용감하게 행동해서 박사들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어. 그들이 정말 현명한 사람들라면, 그걸 알 거야. 내가 그들에게 잘 얘기해 주마.」

  천사는 공중으로 날아올랐단다.

 「여기서 낙타와 기다리고 있으렴.」

  마크는 너무 놀라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단다. 험프리는 무서워서 덜덜 떨고 있었지. 잠시 후 마구간 문이 열리고 키 큰 남자 하나가 걸어 나왔어. 그의 이름은 요셉이었지. 그는 마크의 손과 험프리의 고삐를 잡고는 마구간으로 데려갔단다.

  어떤 부인이 안고 있는 아기 앞에 동방 박사 세 사람이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것을 본 마크는 깜짝 놀랐단다. 아기 앞의 건포 위에는 황금과 유향과 몰약이 놓여 있었지. 마크는 당황해서 도로 나가려고 했단다. 그러자 요셉이 말했지.

 「아니야, 마크. 가서 아기를 보렴. 아기의 이름은 예수란다. 너는 아기에게 가장 커다란 선물을 주었어.」

  마크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쳐다보자, 요셉이 다시 말했단다.

 「정말이야. 천사가 그렇게 말했단다. 너는 너의 용기를 아기에게 선물한 거라고 모든 사람들이 너처럼만 행동한다면, 이 세상은 아기의 탄생으로 더 좋은 세상이 될 거야.」

  마크와 험프리는 아기 앞으로 나아갔단다. 마리아가 마크와 험프리에게 미소를 지었단다. 박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크는 마리아 앞에 앉았지. 그러자 마리아는 조심스럽게 아기를

마크에게 안겨 주었단다.

  아기의 반짝이는 눈망울을 들여다보자, 마크는 수백 가지, 아니 수천 가지 말을 하고 싶었단다. 아기도 마크를 바라보며 눈을 깜박이고 손을 꼼지락거렸지. 그때 아기가 미소를 지었단다. 마크는 마리아를 쳐다보았지. 아무 생각도 없이 마크는 말했어. 거의 들릴락말락한, 아주 부드럽게 속삭이는 듯한 소리였단다.

 「아기가 너무 예뻐요.」

 「그렇지. 정말 예쁘지?」

  마리아가 대꾸했단다.

  그제서야 마크는 자신이 한 말을 마리아가 들었다는 사실을 알았단다. 그리고 그 자신도 자신이 한 말을 들었다는 것을 알았지! 그는 놀라서 박사들을 바라보았단다. 박사들도 무척 놀란 표정으로 마크를 바라보다가, 몹시 기뻐하며 웃음을 터뜨렸지. 박사 한 사람은 너무나 놀랍고 기쁜 나머지, 「마크가 말을 했어 !」라고 큰소리를 질렀단다.

 

  험프리가 마크와 아기를 혀로 핥자, 마리아는 험프리의 코를 어루만져 주었지.

 「나도 아기에게 무언가를 선물하고 싶어요.」

  마크가 바지 주머니 속을 뒤지며 말했단다. 그는 박사들이 놓아둔 선물 옆에 분홍색 종이로 포장된 조그마한 물건을 놓았어. 요셉이 웃으며 마크에게 말했단다.

 「아기가 자라면 그걸 주면서 네 이야기를 해주마.」

 「고맙습니다.」

  마크는 그렇게 말하고 박사들을 따라 일어섰단다.

 「그렇지만 그걸 한꺼번에 사용하지 말라고 말해 주세요. 조금씩 사용하면 더 오래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마. 그리고 이것을 준 소년의 용기에 대해서도 얘기하마.」

  그러자 박사 한 사람이 또 말했지.

 「그리고 이 소년에게 베푼 사랑처럼, 우리를 시험하고 치유하고 자유롭게 하는 사랑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십시오.」

 「그것은 이 아기가 자라면 스스로 세상 사람들에게 말할 거예요.」

  마리아가 떠나는 박사들에게 손을 흔들며 말했단다.

  밖으로 나오자 세 박사는 마크를 불러 세우고는 보석이 박힌 조그마한 반지를 그의 손가락에 끼워 주었단다. 그래서 이제는 박사가 모두 네 사람이 된 거야. 그때 험프리가 갑자기 푸르릉 거리며 자기 잔등을 돌아보지 않겠니. 거기엔 글쎄, 이제 막 커다란 험프(낙타의 흑)가 부풀어오르고! 있었단다! 험프리는 좋아서 커다랗게 웃었단다. 박사들이 네 번째 박사가 된 마크를 험프리의 혹이 난 잔등에 태워 주었지.

  그들은 첫번째 크리스마스의 쌀쌀한 아침 공기를 헤치며 낙타를 몰고 갔단다. 마크는 아기 예수를 언제까지나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생각했지. 그리고 어두운 침묵을 깨뜨리고 속삭인 자신의 처음 한마디, 「아기가 너무 예뻐요.」란 말을 결코 잊을 수 없을 것 같았어. 그리고 마크는 결코 모르겠지만, 예수는 네 사람의 박사가 준 선물인 황금과 유향과 몰약과 풍선껌을 절대로 잊지 않을 거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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