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성당 게시판
암브로시오 신부님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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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가버린 휑한 성당 마당. 신부님께 인사를 드리려 했으나 마땅치가 않았습니다.
일년밖에 안되었는데 다른 곳으로 가신다니 .......
자주 뵙지는 못했지만 같은 성당 자붕아래에 계셨던 것이 저에게 큰 힘이 되었나 봅니다.
맨처음 부임 했을 때 인터뷰를 했었지요. 차분한 말솜씨로 격하지 않게 인터뷰에 응해 주신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적당한 거리 신부님은 참 좋은 사람과의
거리두기를 하실 줄 아는 분 같았습니다.
신부님 방에서 억지로 빼앗아 온 ’끝나지 않은 길’이란 책은 저의 지침서로 자주 꺼내 읽곤
합니다.
저 참 무뢰했어요? 그런데 그래도 신부님은 괜히 용서해 주실 듯 싶었거덩요. 띠도
같다보니 다른 신부님들과 달리 친구같단 마음이 더 앞섰나 봐요.
그리고 태양 뜨겁던 날의 치열한 말싸움! 우린 아마 그리스도에 관해서 이야기 했었지요
빛과 어둠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면서 쉴새없이 선풍기 리모콘을 돌려 댔던
그 여름날은 아직도 잔잔한 미소로 제겐 기억되어집니다.
추운날 떠나시게 되네요.
짧은 만남이었지만 신부님께서 주신 좋은 영향 잘 키워 좋은 사람 될까합니다.
하시는 모든 일과 신부님의 건강을 그리스도님께 빌어봅니다.
어디에 계시든지 건강하십쇼
말괄량이 아비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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