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조해인 신부님의 까치밥을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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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미 [sophia67] 쪽지 캡슐

2000-10-18 ㅣ No.1878

 

 

청년 전례단의 쏘피 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조 신부님과 사이좋게(?) 지냈던 전적으로

명동을 나갈땐, 마음같아선 갈때마다 신부님께 매번 안부인사를 드리고 싶지만 그렇게 마음처럼 되지도 않을뿐더러, 신부님도 바쁘실테고 해서 마음만으로 "건강히, 여전히 밝은 모습으로 잘 계시죠?" 하곤 올때가 더 많지요.

 

근데 어젠 안그랬어요. 어제 제가 시간이 있었던터라, 대녀와 신부님께 전화를 미리 드리고 일부러 찾아뵈었어요. 언제나 그러셨듯 반갑게 맞이해주시며, 조용하고 따뜻한 일품미소는 여전하시구요...

신부님 집무실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이야기 나누다 쇼파위에 작은 소품들이 놓여져 있기에 무엇이냐고 여쭈었더니, 1 단 짜리 작은 끈묵주를 만들고 있다하시더라고요. 수녀님들이 하시는걸 배워서 그냥 신부님이 시간이 있을때마다 한두개씩 만드신다고요.

 

참 이뻤어요.작은 정십자모양의 나무와 색색의 노랑.자주.녹색.파랑 매듭끈들이...

신부님은 우리에게도 묵주매듭 만드는걸 가르쳐 주시며, 우리가 직접 만들걸 선물로 주시기 까지 하셨어요. 보고싶으세요? 보여드릴께요.

 

이건 그저 어제우리가 신부님을 찾아뵙고 했던 작은 모습이였구요, 제가 하고싶은 이야기는 이거예요.

 

 

7시30분에 미사집전이 있다하셨습니다.

그러기에 저흰 그 시간에 맞추어서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대녀와 이왕 온거 신부님 미사에 참여하자고 하고, 신부님께 말씀드렸더니 괜찮다고 하시며 허락하셨어요. 다름이 아닌 그 미사는 95년 부터 시작해 바로 이번달 까지 세례받은 신영세자를 위한 소공동체 미사였거든요.

모임은 매주 있고, 월 한번 2 째주 화요일 그 시간이 미사래요.

성당이 아닌 별관 강당같은 곳에서 약 1 시간 가량의 자유로운 분위기로 미사를 드리는 그들의 밝고 진지한 모습이 좋았읍니다.

물론 신부님의 따듯함과도 잘 어울리는 모습이였구요... 강론중 자주 보여주시는 썰렁한 유모가 "우리성당에서도 저 정도는 아니였는데" 할정도로 신자들을 웃겨주시기도 했어요.

 

들어가는 입구에서 나누어 주었던 성가집과 그 속에 끼워져 있는 그들만의 회보집 <나 눔 터> 속에서 본 신부님의 까치밥 이라는 글을 소개 하고 싶군요.

자, 읽어보세요.

 

 

 

 

           멋있어 보이는 일들의 뒷면

 

 

나는 의혹이 많은 것 같다. 겉으로 보여지는 면보다는 그 이면에 대해서 무엇인가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올림픽이 끝나고 나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 좀 석연치 않은 생각이 떠오른다. 조모 가수와 강모 선수가 자매결연인지 지원계약인지를 맺었다는 식의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강모 선수는 팬클럽도 여러 개가 생겼다는 소식도 있다.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되었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1. 왜 하필이면 강모 선수 팬클럽만 유난히 난리인가?

     2. 왜 하필이면 강모 선수와 조모 가수인가?

 

이런 생각이 든다. 첫 째는 뛰어난 미모(귀엽게 보인다는 평) 때문에 그런것으로 보인다.  

두번째는 자본주의의 상업성이 가미된 형태의 대표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다.그러면서 이런 물음을 던지게 된다. 이렇듯이 매스컴에 드러나지 않으면 홍보효과가 없는 대상이라고 한다면 과연 그렇게 선택할 것 인가? 본질적인 마음이 그렇게 착하다면 그 대상에 대한 구분이 그렇게 명확하게 나타날 것인가?

뭐 누구를 부러워하는 마음도 없고 흠집 내려는 마음도 없다. 단지, 이런 일을 보면서 나를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가?"라는 물음을 던지게 된다. 부족하지만 사람을 사람 그 자체로 보는 것, 그리고 그 선택에 있어서 "가난한 이를 위한 우선적인 선택" 이 얼마나 되었던가를 물어보게 된다.

나와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사소한 것이 나를 다시 한번 흔들어 준다.

                                            

 

                                               - 조해인 바오로 -

 

 

 

좋은 신부님 글이죠? 까치집 이라는 뜻은 아마도 신부님의 학생때 별명이 조 까 치 여서 일꺼에요. 뭐라더라, 머리가 더부룩해 그 속에  까치가 알낳것다 해서 신부님 성을 붙여서   뭐,뭐,뭐.

 

어제 그 시간의 은혜로운 미사도 참 좋았었구요, 그 <나 눔 터> 회보집에서 읽은 신부님 글도, 좋았습니다.

신부님만 흔들어 준게 아니라, 저도 흔들어 주었거든요.

 

정말 그렇게, 자주 흔들리며 살고 싶습니다.

 

 

 

................전, 너무 꼿 꼿  합 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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