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당동성당 게시판
찝찝한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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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동대문에서 경험한 일입니다...
어머니 심부름으로 동대문 시장을 다녀오는 길이었습니다...
밀리오레 앞 길거리에서 한 꼬마가 엄마를 부르며 울고 있었습니다...
엄마를 잃어버렸는지...
동대문 거리... 다 아시져?
사람들이 많아서 찡길정도 입니다...
그 많은 사람들중 아이한테 말을거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습니다...
창피한 말이지만...저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모른척 하고 아이를 지나쳤습니다...
아이는 계속 울고 있더군요...
얼마쯤 가다가...아무래도 걱정되어 뒤를 돌아다 보았습니다...
아이는 아직도 울고 있었고... 사람들은 여전히 그냥 지나쳤습니다...
’애가 엄마를 잃어버렸나봐’ ’쯧쯧 불쌍해라’
이런 얘기들을 나누면서 제 옆을 스쳐가더군요...
많은 갈등을 했습니다...
애한테 가서 말이라도 해 볼까...
그러다가 부모님이 와서 유괴범으로 오인받으면 어쩌지...
경찰서에 데려다주면 되지 않을까...
혹여라도 귀찮은 일이 생기면...
별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그러다가 저 앞에 경찰 2명이 오는것을 보았습니다...
이제 되었구나...
그러나...경찰마저도 아이를 그냥 지나칩니다...
아이도 경찰이 무슨일을 하는지는 알았나 봅니다...
경찰들마저 가버리면 끝장이라는 듯... 더 크게 웁니다...
그제서야 경찰중 한명이 아이에게 말을 겁니다...
조금은 안도한 마음으로 돌아섰습니다...
버스를 타고 자리에 앉자마자... 저에대한 후회가 밀려옵니다...
왜 그 아이한테 말을 걸지 못했을까...
만일 아이한테 말을 건 것이 경찰이 아니라 유괴범이었다면??
그래서 뉴스에 그 아이 사진이 나온다면??
신자로서 정말 창피한 생각이 듭니다...
그 아이가 무사히 엄마를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아이의 눈에 자신을 외면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보였을지...
그 아이가 앞으로 인간을 믿을수 있을지...
어른들에 대한 상처를 가슴에 품고 살아갈지...
그렇지 않기를 바랍니다...
확실히 저희에게 필요한 것은 올림픽 우승이 아닌, 국민소득 만 달러가 아닌,
사랑이 넘치는 사회라는것을 오늘 새삼 깨달았습니다...
지금까지 베드로의 자기반성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