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아!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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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주 [pjohn] 쪽지 캡슐

2001-08-30 ㅣ No.4321

지난 주일 밤부터 어제까지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휴가는 지리산으로 갔지요.

 

5년만에 오른 지리산은 역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더군요.

 

굽이 굽이 산이 놓여 있습니다. 중간 중간 햇빛이 비치고 있습니다.

 

고사목 한 그루가 쓸쓸해 보입니다. 산과 구름은 친구인가 봅니다.

 

저 봉우리를 올라야하는데...

저 봉우리로 가는 케이블카는 없을까?

부질없는 생각입니다. 한발 한발 걸음을 옮겨야 합니다. 산은 요행을 허락치 않습니다.

 

천왕봉에 이르는 끝이 보이지 않는 능선.

저 멀리 작은 쉼터가 보입니다. 치열한 내 삶의 작은 쉼터가 더욱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지는 해가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하루를 있는 힘을 다했을 때가 아닐까요?

 

지리산의 운해.

모락모락 피어나는 산의 향기입니다.

 

세석평전.

첩첩산중에 만난 완만한 평전은 마음을 넓게 합니다.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습니다.

둥글둥글 살아가야지요. 치열하지만 부드럽게 살아가야지요.

 

이제야 정상이 보입니다.

희망이 보입니다만 저곳까지 갈 길이 까마득합니다.

체력이 떨어진 지금. 하지만 땀방울이 뭍어나는 지나온 길은 아름답기만 합니다.

 

저 멀리 성모님이 보이는 둣.

신기루인가? 아닙니다. 아기 예수님을 안고 계시는 성모님은 힘든 우리 발길에 작은 용기를 줍니다.

 

이렇게 우리는 천왕봉에 도착했습니다.

모든 고생을 뒤로하고 마냥 즐겁습니다.

 

바다는 나를 참 작게 만듭니다.

산은 나를 참 크게 만듭니다.

 

"주의 손가락으로 지으신 주의 하늘과 주의 베풀어주신 달과 별 내가 보오니

인간이 무엇이기에 아니 잊으시나이까?

인간이 무엇이기에 따뜻이 돌보시나이까?" (시편 8편)

 

다시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마음 속에 건강함을 가득 채우고 말입니다.

 

p.s:인물 사진은 청년 게시판에 올려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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