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동성당 게시판

...고해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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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만 [pachira] 쪽지 캡슐

2000-04-14 ㅣ No.919

 

오랫만에 들어오는 게시판... 이렇게 오랫동안 게시판에 들어오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랍기만 하네요.. (사실 주위에 계신 분들이 게시판 중독 얘기 할 때 많이 뜨끔했거든요. 그런데, 중독이 아니라는 것이 이번 기회에 분명하게 밝혀진 것 같아요.. ^^;)

그 동안 많은 분들이 성서 쓰기를 하고 계셨네요. 쫌 있으면 요한 복음으로 넘어 가겠군요. 아마도 제 예상에는 부활을 맞이하기 전에 사도행전까지는 쓸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되는데요.. 많은 분들의 열심한 참여로 가능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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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어제 잠실 5동 성당에 가서 고해성사를 주고 왔어요. 2시간 30분 정도 고해성사를 주었습니다. 판공 때가 되면 집중적으로 고해성사를 주어야 하기 때문에 아주 쬐끔 힘든 것도 있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새로운 마음으로 부활을 맞이하는 모습을 뵐 수 있어서 기분이 넘 좋아요. ^^

그런데,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해봐요. 적지 않은 분들이 고해성사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시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요.

사실 저도 신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고해성사를 어려워했던 것이 사실이예요. 괜히 고해소에만 들어가려 하면 가슴이 떨리구, 땀이 나곤 했어요(가끔은 다리까지 후들거릴 때도 있었죠. --;).

그런데, 신학교에 들어가서 한 달에 한 번 이상씩 정기적으로 고해성사를 받다 보니 고해성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조금씩 깨닫게 되었고, 나중에는 고해성사를 받지 않고 한 달을 보내려 하면 뭔가 좀 허전해 지기까지 했지요.

그때 확실히 깨달았던 것은 고해성사는 엄청난 하느님의 은총이라는 것이었어요. 7성사가 모두 그렇지만, 성체성사와 더불어 고해성사는 정말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고 계신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분명한 표지예요. 고해성사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께 잘못한 것을 용서받고, 다시 기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지요. 그래서 예로부터 고해성사를 화해의 성사, 혹은 용서의 성사, 혹은 사랑의 성사라고 부르곤 했지요.

고해성사의 은총을 더욱 깊게 느끼기 위해서는 고해성사를 정기적으로 받을 필요가 있어요. 보통 한 달에 한 번 정도 성사를 받는 것이 적당할 것 같아요. 그 이상의 시간이 흐르면 인간의 필수조건 상 잘못한 내용들이 잘 생각나지 않는 것 같아요.

또, 정기적으로 고해성사를 받는 것과 함께 고해성사를 순서에 따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고해성사는 단지 고해소에 들어와서 고해하고 사죄경 받고, 보속 받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거든요. 고해성사는 고해소에 들어와서도 중요하지만, 고해소에 들어오기 전의 준비도 참 중요해요.

고해소에 들어오기 전의 준비로는 세 가지가 있어요. 우선 우리가 살아오면서 무엇을 잘못했는가를 생각해 봐야 하잖아요. 그것을 "성찰"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죠. 성찰의 자료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는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성찰 자료는 10계명과 7죄종, 교회법상 신자들의 6대 의무 정도라고 할 수 있어요.

여기서 7죄종은요, 교만, 분노, 질투, 탐욕, 탐식, 나태(게으름), 색정 등의 7가지로 죄의 뿌리가 되는 것을 말하죠.

그리고, 신자들의 6대 의무는요, ①주일과 의무 대축일에 미사 참여의 의무, ②1년에 적어도 한 번 고해성사를 받을 의무와 ③1년에 적어도 한 번 영성체를 모실 의무, 그리구 ④교회에서 정한 금식과 금육을 지킬 의무, ⑤교회유지비 부담의 의무, 마지막으로 ⑥혼인법을 지킬 의무 등이죠..

이런 성찰 자료를 이용해 성찰을 한 다음에는 자신이 잘못한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통회"하는 것이 아주 중요해요. 통회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받아 주시는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되거든요. 그래서 고해성사의 순서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통회를 꼽지요.

하느님의 마음을 상해드린 것을 통회한 후에는 다음부터는 절대 이러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단계로 넘어가지요. 그리구, 이렇게 결심한 다음에 고해소에 들어가서 고해를 하고, 사죄경을 받는 것이지요.

이렇게 성찰-통회-결심(정개)-고해-보속의 다섯 가지를 고해성사의 5단계라고 불러요. 이 5단계에 맞춰서 고해성사를 받는 다면, 훨씬 더 깊게 하느님의 은총을 느끼는 시간이 될 거예요. ^^

 

이번 부활에는 우리 모두가 고해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은총안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태어나 기쁜 부활을 맞이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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