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설 합동 위령미사(다해) 루카 12,35-40; ’19/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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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9-02-05 ㅣ No.3778

 

설 합동 위령미사(다해) 루카 12,35-40; ’19/02/05

 

 

 

지난 12월 이승준 프란치스코 신부님과 당시 박재성 시몬 부제님과 사목협의회원들과 함께 본당 설립 110주년을 맞아 역대 본당 주임사제님들을 모셔놓은 용산 성직자 묘지와 용인 성직자 묘지를 참배하였습니다.

 

서울대교구 용산 성직자 묘지에는 우리 본당에서 19095월 본당 설립에서부터 19179월까지 봉직하셨던 초대 김원영 아우구스티노 신부님을 비롯하여 191710월부터 191811월까지 봉직하셨던 2김휘중 요셉 신부님, 19195월부터 19236월까지 봉직하셨던 3황정수 요셉 신부님, 19266월부터 19329월까지 봉직하셨던 5박우철 바오로 신부님, 19351월에 부임하여 3월에 순직하신 7이종순 요셉 신부님, 19375월부터 19411월까지 봉직하셨던 8김유룡 필립보 신부님 그리고 19796월부터 19833월까지 봉직하셨던 15박성종 프란치스코 신부님이 모셔져 있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초대 김원영 아우구스티노 신부님1869년 충청도 공주에서 태어나셔서 1882년 말레이반도 페낭신학교에서 유학하고 1892년 귀국하여 용산 예수성심 신학교에서 학업을 마치고 1899년 사제서품을 받으시고 제주의 첫 선교사로 파견되어 제주(중앙) 성당을 창설하시고, 서귀포(한논) 성당을 설립하셨습니다. 1901년에 황해도 봉산과 안변 등에서 사목하시다가, 1905526일에 신자 682명의 당시 행주 성당 명의의 우리 본당 초대 주임사제로 부임하셔서 1910817일에는 성모 승천 성당(행주 성당)을 건립하고 축성식을 가졌습니다. 신부님은 본당에 봉직하시면서 경향신문을 편집하시다가, 1914년에 수원교구 왕림(갓등이) 성당에서 봉직하시고, 1933년 황해도 신계 및 정봉에 새 성당을 건립하시는 과정에서 몸이 쇠약해져 1936년 주교관에서 휴양하시다가 그 해 1067세의 일기로 주님께 돌아가셨습니다.

 

이번에 참배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2김휘중 요셉 신부님께서 1887년 태어나셔서 1917922일 사제서품을 받으시고 101일 우리 본당에 부임하셨는데, 11월에 환우 봉성체를 나가셔서 독감에 걸린 교우를 방문하시고 봉성체를 하는 과정에서 독감에 전염되시어 투병하시다가 다음해 1112일 약관 31세의 나이로 주님께 돌아가셨다는 사실입니다. 그 기록을 보면서 사제수품을 받고 봉성체 나가서 감염되어 일 년여의 사제생활을 병마와 싸우시다가 가셨다는 사실이 안타까웠고 한 쪽으로는 신부님의 사목적 열정과 신자들을 위한 헌신이 얼마나 깊었는가 하는 깨달음에 코끝이 찡해오는 감동을 받았습니다.

 

특별히 19237월부터 19266월까지 봉직하셨던 4이순성 안드레아 신부님19329월부터 19351월까지 봉직하시며, 1866년 병인박해 전후 충청도 박해사를 기록한 실화소설 은화를 집필하셨던 6윤의병 바오로 신부님은 민족상잔의 비극인 1950625일 남북전쟁 때 각각 황해도 정봉과 은률에서 북한 공산당 정치보위부에 연행된 후 행방불명되어 현재 한국천주교 근현대 신앙의 증인 하느님의 종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로 선정되어 시복절차 중입니다. 우리가 정성 어린 마음으로 기도를 올려 드려야할 분들입니다.

 

19421월부터 봉직하셨던 9이철연 프란치스코 신부님은 일제말 외국신부 국외추방과 성직자 부족 등을 이유로 5월 수원교구 안성 성당으로 이임하셨고, 현재 전주 치명자산 성직자 묘역에 모셔져 있습니다. 이후 6년여간은 성직자 부족으로 중림동 약현 성당의 도움으로 성사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19482월부터 19506월 전쟁 발발까지 봉직하셨던 10김성환 빅토리노 신부님은 현재 대구 성직자 묘역에 모셔져 있습니다. 이 분들은 일제말기와 전쟁으로 흩어진 후 다시 재건되는 과정에서 각각 분할된 전주교구와 대구교구로 입적이 되어 현재 해당 교구 묘역에 모셔져 있습니다.

 

서울대교구 용인 성직자 묘지에는 195311월 부임하여 전후 재건 과정에서 인구의 도시집중화에 따라 행주 성당의 공소였던 수색 지역으로 본당을 옮기고 행주 성당을 수색 성당의 공소로 변경하고 196812월까지 봉직하셨던 11임충신 마티아 신부님을 비롯하여 196812월부터 19699월까지 봉직하셨던 12최서식 라우렌시오 신부님, 19699월부터 19745월까지 봉직하셨던 13김윤상 베네딕토 신부님, 19834월부터 19854월까지 봉직하셨던 16전용선 사도 요한 신부님, 19909월부터 199311월까지 봉직하셨던 18홍인수 세례자 요한 신부님이 모셔져 있습니다. 최근에 돌아가신 주임사제분들은 여러분들도 아시는 분들이 많으시리라고 사료됩니다.

 

전년도 2018해에 우리는 성 원귀임 마리아 탄신 200주년을 맞아 서소문 성지를 참배했습니다. 올 한해는 본당 설립 110주년을 맞아 역대 주임사제님들의 노고를 기리고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용산이나 용인 또는 전주 치명자산이나 대구 성직자 묘역을 찾아 참배하면 좋겠습니다. 어디 놀러 갈 때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고, 찾아 뵈어야할 곳도 많으시겠지만, 먼저 우리의 오늘이 있을 수 있도록 헌신하신 역대 신부님들과 수녀님들 평신도 지도자 등 신앙의 조상님들을 찾아 그분들의 삶을 기억하고 주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돌려드리며 그분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우리의 도리라고 여깁니다. 특별히 조상님들의 은덕을 기리는 이 설 명절에 그분들의 피땀 어린 헌신과 열정이 가슴 속 깊이 절절이 저며오며, 새록새록 감사의 정이 샘솟습니다.

 

돌아가신 분들 뿐만 아니라 생존해 계신 신부님들도 계십니다. 19745월부터 19796월까지 봉직하셨던 14김택암 베드로 신부님은 현재 혜화동 가톨릭대학교 이내수 사제관에 계시고, 19854월부터 19909월가지 봉직하시면 현 성당 건물을 건립하신 17대 김창훈 바오로 신부님은 현재 역삼동 김성학 사제관에, 199311월부터 19989월까지 봉직하셨던 19김득권 굴리엘모 신부님은 혜화동 가톨릭대학교 이내수 사제관에, 19989월부터 200112월까지 봉직하셨던 20탁현수 아우구스티노 신부님은 은평 은퇴 사제관에, 200112월부터 20069월까지 봉직하셨던 21유종만 바오로 신부님은 홍제동 성당 주임사제로, 20069월부터 20118월까지 22남국현 사도 요한 신부님은 성북동 최양업 사제관에, 20119월부터 20168월까지 봉직하셨던 23이기헌 사도 요한 신부님은 둔촌동 본당 주임사제로 사목하고 계십니다.

 

역대 주임사제분들 뿐만 아니라 보좌 신부님들, 수녀님들 그리고 사목협의회원분들과 평신도 지도자, 봉사자, 협조자, 일반 신자 모두가 이루어낸 결과가 오늘 우리의 신앙입니다.

 

지금까지의 수많은 사목활동 중 그래도 본당 설립 110주년을 맞는 우리가 선열들을 기억하며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하는 사목활동은 무엇보다 증산, 수색, 북가좌 지역의 선교복음화입니다.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분들에게 그리스도를 알리고 우리와 함께 주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돌려드리는 일이 최우선적인 일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웃 형제자매들에게 선포한 주님의 복음을 우리 가정과 직장과 지역사회 내에서 몸소 살아냄으로써, 우리 스스로 복음화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주 예수님께서 선포하시고 시작하시고 지금도 이루고 계신 하느님 나라를 향한 복음의 빛을 드러내게 됩니다.

 

올 본당 설립 110주년을 기념하여 우리가 준비하는 행사에 주님께서 함께해주실 수 있도록 기도와 나눔과 희생으로 공덕을 쌓고 주님께서 축복을 내려주시어 복음화의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각별히 노력합시다.

 

새해를 맞아 올 한 해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혹여 좋지 않은 일이나 힘겨운 일이 생기더라도 주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시며 축복해주시는 사랑의 힘으로 능히 이겨냅시다. 그리고 설사 좋지 않은 일도 좋은 일처럼 받아들여 감싸주고 보다듬어 좋은 일로 만들어 갑시다. 올 한 해 주님 사랑 안에서 평안하시고 행복하소서.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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