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성당 게시판

붉은함성이 지닌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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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풀잎 [pulip41] 쪽지 캡슐

2002-06-16 ㅣ No.1197

앞쪽 보다는 뒷쪽을, 드러난 것 보다 숨어있는 것을, 요란한 곳 보단 고요한 곳, 기름지고 높은 사람에 질리다 보니 밑바닥 인생이 그립고, 그렇게 사노라니 제풀에 생겨난 버릇이 군살처럼 돋아났는데 그게 바로 "거꾸로 보기와 뒤집어 생각해보기"가 됐다는 겁니다. 그 버릇이 열병마냥 도져서 요즘도 어려움을 겪는 분이 계신다면 서로 얘기라두 나누면서 ’괴로움의 고개’도 서로 거들며 늙으막길을 걸어보자는 얘깁니다.

 

 

8.15를 거꾸로 하면 5.18이 되구 6.15를 뒤집으면 5.16이 되는구먼요. 허참! 묘하게 마음을 바꾸어 놓는 날짜들이 생각을 휘젖는 군요! 늘 독재자들이 "간판처럼 내밀며 외치는 구국충정이란 말"을 앞세워 국민을 억압 진압 고문 살해 매수하든 박정희-전두환-노태우와 이들을 이어받은 김영삼-이회창 대통령후보를 보면서 벼라별 생각이 다 떠오르는건 웬일이람?

 

 

5.18로 광주를 붉은 피로 물드린 자들이 "온국민을 들뜨게 하는 86아시안 운동회와 88올림픽"을 사드려선 국위선양 경제발전을 팔어먹고, 거꾸로 하면 8.15해방인데 그 기쁨과 벅찬 감동의 틈도 유엔군을 얼굴마담으로 내세우면서 가로챈 미군주둔이 이제는 뻔뻔스럽게 "덕수궁 옛터에 아파트를 짓겠다?" 소가 열두번을 웃을 일이 벌어졌는데도 미대사의 청탁을 받는 건교부장관과 이 아무개국장 말 좀 들어보소 기가막혀서-

 

 

6.15기념 두돌은 "대~한 민국 짝짝 짝짝짝! 16강~확보! 오~코리아! 미국 반대!"를 날이 밝도록 목이 쉬게 외친 이 나라 젊은이가 약270만명 이었다니 세계가 놀라구 온누리가 간담이 서늘해질 일입니다. 붉은 물결, 붉은 함성, 태극기의 파도는 "참된 민주주의와 민족통일을 향해 분출구를 찾는 화산속 용암같다!"는 느낌이 드는건 거꾸로 사는 인생탓일까? 뜨거운 붉은 피는 희생-사랑-헌신이지 빨갱이가 아니잖소?

 

 

골인풀이=골뒷풀이도 미국선수 오노와 매수된듯한 심판을 얼마나 멋지게 가르치구 있는지?를 전세계에 알려주는듯 해서 "통쾌하다!"말하는 이도 있었지만, 8.15의 기쁨을 가로챈 미국은 이 열광을 틈타서 "F-15K도 팔고, 용산 미군기지 아파트 짓고, 한국 해군도 최신장비 슬쩍, 고압선에 희생된 전동록씨, 장갑차에 죽은 여학생들 어물쩡 넘어가기"등 끝까지 우기고 버티면 "모든걸 가로챌 수 있는 나라"로 알고 있는가 봅니다.

 

 

우리는 방송과 신문이 너무 호들갑을 떨고 지나치게 장삿속에 빠져 "할 말은 안하고 안할 말은 하는 얼빠진 언론"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6.13선거의 투표율은  98년 선거에 비해 3.8%포인트 떨어진 48.9%로 최종집계됐는데, 전국적 공직선거에서 투표율이 5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 투표율이 지나치게 낮으면 민의가 왜곡된다는 논란을 재연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명박 당선자가 얻은 52.29%의 득표율을 투표율에 연관시켜 계산해보면, 전체 유권자의 23.95%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오구, 투표권을 가진 시민 가운데 4분의 1의 지지도 얻지 못한 시장이 시정을 총괄하게 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으며 서울시민 4명중 1명도 안찍은 사람이 시장이된 셈입니다 "축구에는 한마음이 되는 국민이 선거에는 이모양"을 세계인은 어떻게 볼런지? 걱정 입니다.

 

 

왜 이런때 오만하고 얄미운 전미국대사의 말이 가슴저리게 떠오른 것일까? "한국인들은 들쥐의 습성(그레이하운드=대륙을 횡단한다는 미국쥐)을 닮아서 새 길잡이만 있으면 모두 그를 따를 것이다"라고...미국대사란 자가 전두환이 광주를 진압할 무렵 기자들에게 한 말입니다. 기쁨과 평화를 지키려는 사람이라면 ’미군과 미국지배층을 미워만 할게 아니라 슬기와 지혜로 다스려야 합니다’ 그들은 철이 없기 때문입니다.

 

 

철저히 패배했다고 주눅이 든 민주당은 "위험과 기회가 한몸인 것을 위기라 하고 기회는 반드시 위험을 딛고 일어서는 자의 것임"을 밝혀두고 싶으며, 남북통일로 가는 길과 노벨평화상의 영광을 되찾도록 대통령을 "참되게 돕는 정당"으로 거듭날 때 살신성인의 참뜻은 드러날 것이고 떠났든 민심과 겨레사랑하는 사람들의 지지율이 높아질 것입니다. 민주노동당이 자민련을 앞 선것은 그 징표가 아닙니까?

 

 

누리잔=월드컵이 뭐길래? 국민이 하나가 됐다!구 헙니까? "분출구를 못 찾아 꿈틀거리는 용암의 위력을 생각하시길-" 지금 민중이 "붉은 함성"으로 우리겨레의 아픔을 온누리에 분출하고 있음을 느끼며 살어가는 침묵중인 이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뜨거운 270만명의 힘찬 외침, 새벽이 밝아오도록 거리를 힙쓸던 소리 "대~한 민국! 오~코리아! 짝짝 짝짝짝-"은 누구를 향한 민중의 함성인가?를 이제는 아시겠지요?

 

 

2002년 6월15일 흙의 날,  은총처럼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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