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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희 [Domi25] 쪽지 캡슐

2000-08-07 ㅣ No.2893

 

 캠프의 피곤함을 뒤로하고, 오늘부터 시작 될 성당지하 공사때문에

 

  어제 힘들게 일했습니다. ^^

 

  회합실에서 물건 하나하나를 옮겨내면서, 회합실의 공간이 넓어지면 질수록

 

 내 마음의 허전함도 커져갔습니다.

 

 텅 빈 회합실을 보았을 때, 도무지 마음이 아파 가여운 회합실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우린 여름의 습기로 축축히 젖은 회합실 바닥에 앉아 교사의 기도를

 

 노래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흐르는 눈물에 노래를 제대로 할 수 없었지만...

 

 캠프를 준비하며 회합실에 대해 투덜거리던 우리였습니다.

 

 병원신세를 져 가며, 캠프를 준비하게 한 회합실이었습니다.

 

 타 본당이나, 학부모님들께서 지하를 보시면 놀라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회합실에는 우리가 있었습니다. 회합을 하며 얼굴을 붉히기도 하고,

 

 왁자지껄 떠들기도 하고 , 한바탕 웃음으로 난리를 치기도 하고, 촛불을 켜고

 

 서로의 축일을 축하하고. 생일 때, 성탄 때,케익을 놓고 노래부르고.

 

 생일 축하한다고 책상밑에 들어가서 숨어서 킥킥대기도 하고.

 

 혼자 슬픈 일이 있을 때, 외로울 때, 언제나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던 회합실.

 

 날 위해 준비해 주었던 떼제기도 이콘 세팅...

 

 춤 연습으로 땀을 빼던 소극장도... 아이들을 붙잡아 두려고 안간 힘을 쓰던

 

 교리실.

 

 정말 머리 속을 스쳐지나간 우리들의 지하세계(교사들만의 언어) 였습니다.

 

 지하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더 좋아지는데 왜 그러냐는 사람도 있지만

 

 왜 이렇게 서운하고 가슴 아픈지...

 

  우리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만들어 질 때까지, 떠돌이 생활을 하겠지요 ^^

 

 회합실에서 물건들을 빼내면서 , 정말 웃음이 났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준비한

 

 한가지한가지의 물품이...

 

 지하 공사 예쁘게 잘 해 주세요. 새로운 보금자리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모두를 위해 하는 공사이니만큼.

 

  예쁘고 좋게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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