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숨겨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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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1동성당 [suyu1] 쪽지 캡슐

2008-02-04 ㅣ No.557

 

                                     


장 프랑수아 밀레가 그린 명화 '만종(晩鍾)'은 '이삭줍기'와 더불어 많이 알려진 그림 중 하나입니다. 
그림을 보면 하루일을 마치고 농부 부부가 성당의 저녁 삼종소리를 들으며기도하는 평화로운 그림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이 그림에는 슬픈 이야기가 숨어있답니다.

농부 부부가 바구니를 밭밑에 놓고 기도하고 있는데, 감자씨와 밭일도구를 담은 바구니로 보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 바구니에는 씨감자가 들어있던 게 아니라 그들의 사랑하는 아기의 시신이 들어있었습니다. 

가난하던 그 시절에 부부는 배고픔을 참고 겨울을 지내고서 봄이 와서 아껴두었던 씨감자를 밭에 심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아기는 긴 겨울 동안에 배고품을 견디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부부는 죽은 아이를 묻기 전에 마지막으로 기도하는 모습을 그런 것이 바로 밀레의 '만종'입니다.그러면 왜 그림 속의 아기가 사라졌을까요? 이 그림을 보게된 밀레의 친구가 큰 충격과 우려를 보이며 아기를 넣지말자고 부탁을 했습니다. 

그래서 밀레는 고심 끝에 아기 대신 감자를 넣어 그려 출품했답니다.그 이후 이 사실이 알려지지 않은 채 그저 농촌의 평화로움을 담고있는 그림으로 유명해졌습니다.

나중에 루브르 미술관이 자외선 투사작업을 통해 그림에 있는 감자자루가 초벌그림에서는 실제로 어린아이의 관이었음을 입증하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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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고즈넉함과 평화로움을 대표하는 그림 뒤에 그런 슬픈이야기가 숨겨져 있을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어디 그림만 그럴까요? 

내가 만나는 사람이 비록 겉으로 보기에는 평온하고안정된 것 같지만, 어쩌면 그만 알고 있는 고뇌와 슬픔이 숨겨져 있을지 모르지요. 사람에게는 남이 모르는 한 자락의 슬픔과 몇 줄기의 눈물이 감추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까탈스럽게 구는 직장 상사, 이유 없이 신경질 부리는 배우자, 갑자기 이해할 수 없는 말과 행동을 하는 친구, 그들을 미워하고 원망하기 전에 '혹시 내가 모르는, 그가 내보이기를 꺼려하는 슬픔과 괴로움 때문에 저러는 것은 아닐까?'하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이런 것이 아마도 인간에 대한 연민일 것입니다. 이웃에 대한 이런 연민의 감정이 내 안에서 끓어오르려는 미움과 증오를 많이 누그러트릴 수 있을 겁니다.  이 사납고 강팍해진 세상에서 인간에 대한 연민은 분명 작은 오아시스가될 것입니다. 그런 오아시스가 우리의 주위에 하나쯤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내가 그 오아시스가 되면 어떨까요?
                                                                                                                    (글/손희송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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