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의 작은터

<71> 사랑을 묻는 그대에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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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나 [shyj] 쪽지 캡슐

2000-06-28 ㅣ No.5796

6

 

6

 

사랑은 복종입니다

 

하지만 그 복종은

 

마지못해 상대방에게 무릎 꿇는

 

그런 굴욕의 복종이 아닙니다

 

세상 그 누구에게도 이길 수 있지만

 

오직 그대에게만은 늘 져주고 싶은

 

감미로운 복종입니다


7

 

사랑은 구속입니다

 

하지만 그 구속은

 

서로를 믿지 못해

 

자신의 시선 안에 묶어두려는

 

그런 불신 섞인 구속이 아닙니다

 

자진해서 오직 그만의 소유로 남고 싶은

 

아름다운 구속입니다

 

 

***

 

사랑은 오랜 기다림입니다

 

하지만 마냥 앉아서 기다리는

 

수동적인 기다림이 아닙니다

 

사랑에 있어서는 기다림조차 간절하게 원하는

 

적극적인 기다림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8

 

사랑이 대책없는 한숨과

 

주체할 수 없는 눈물로 얼룩진다 해도

 

포기함 없이 더더욱 사랑하십시오

 

아무리 큰 아픔과 슬픔이 닥쳐온다 해도

 

더더욱 사랑하십시오

 

삶에서 가장 좋은 시간은

 

그렇게 쉽게 오는 것이 아니니...

 

 

 

9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의 달력에는

 

빨간 날짜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기꺼이 나를 버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오히려 기쁜 마음이 생기는

 

상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상식을 뛰어넘는 어떤 것입니다

 

사랑은 아무리 어렵고 험한 길이라 해도

 

결코 그에게로 향한 길을 포기함 없이

 

기록적인 속도로 달려가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의 달력에는

 

절대로 빨간 날짜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

 

 

오랜 시간 사랑하는 사람을 볼 수 없게 되었을 때

 

바로 그때 사랑은 제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작은 사랑은 점점 위축되어가고

 

큰 사랑은 더더욱 깊게 뿌리내리게 되는 것이지요

 

촛불은 작은 바람에도 꺼져버리지만

 

장작불을 바람이 모질수록

 

더 훨훨 타오르는 것처럼

 

 

***

 

 

사랑은 갑자기 섬광처럼 찾아오기보다는

 

서서히 아주 서서히 스며드는 것입니다

 

가벼운 이슬비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어느새 온몸을 흠뻑 적시듯이

 

그렇게 스며드는 것입니다

 

내 영혼의 빈 들녘을 이슬비로 촉촉이 적셔주다

 

어느새 강물이 되어버려 어떤 둑으로도

 

그 크기와 깊이를 다 막을 수 없는 그런 스며듦...





10

 

사랑은 하나를 둘로 나누는 것이라고 합니다

 

참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하나라는 소유를 둘로 쪼개어 나눌 수 있는 넉넉함...

 

그 넉넉함이야 하나도 이상할 게 없지만

 

사랑은 하나를 둘로 나누었을 때

 

더 작아지는 두 개의 조각이 아니라

 

더 커지고야 마는

 

두 개의 조각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 ♡ ♡





8번내용은 이상만님을 위해 한번 더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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