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동성당 게시판

[생각해 보는 글 8]-200번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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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성 [dooly] 쪽지 캡슐

1999-03-20 ㅣ No.200

야!!!

신난다. 내가 200번째 먹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둘리 신부입니다. 드뎌 우리의 게시판도 200번을 넘었습니다.

모두 함께 추카합시다.

200번 기념으로 경품행사를 하나 할까요?

다른 것이 아니라 300번째 게시물의 작성자에게 선물 줄께요. (물론 신수동 신자만으로 제한해야 겠죠)

하루 빨리 선물을 타는 사람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감사드립니다. 제 축일 추카해 주신 분들...

멀리 봉천동에서도 추카해 주신 '온유 아녜스'에게도 고마워요.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래의 글은 사순절에 주님의 십자가 죽음을 생각해 보자는 글이예요.

주님의 최후의 한수, 그것이 바로 십자가였죠. 그 한수를 통해서 우리를 구원해주신 예수님을 생각하는 사순절이 되었으면 합니다.

언제나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는 이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직도 최후의 한 수가 남아 있다

 

어느 유명한 박물관의 한쪽 벽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매우 눈길을 끄는 그림 한 폭이 걸려 있었다. 이 그림에는 인간과 악마가 체스(서양 장기)를 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제명을 [장군]이라 붙이고 있다. 이 테마는 무척 탁월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인간은 지금까지 쌓아 올린 모든 지혜, 통찰력, 경험, 전략을 동원하여 악의 상징인 악마와 결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이길 것인가? 악마가 이길 것인가? 쌍방이 모두 전력투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시합(곧 인간 생활을 말함)은 매우 중요한 한판 승부인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악마가 [장군]을 걸고 있는 장면이어서 악마가 이길 것같이 보인다. 인간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인간 쪽이 수세에 몰려 있는 것이다.

이 박물관을 관람하고 있던 한 사람이 그림에 담겨진 의미에 깊이 감동하여 그의 눈이 그림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악마가 인간에게 감히 도전을 하다니?' 무의식중에 그의 입에서 이 말이 튀어 나왔다. 더욱 우울한 기분이 되어 그는 그 그림을 뚤어지도록 응시했다.

그리고 나서 그 사람은 돌연 펄쩍 뛰면서 외쳐댔다.  "그렇다 그래."

박물관은 큰 소리를 내지 말고 조용히 관람해야 하는 장소이다. 큰 소리를 낸 그 사람은 여지없이 쫓겨나고 말았다. 그러나 그는 다시 먼저 서 있던 곳으로 돌아와 그림 앞에 서 있는 게 아닌가! 아무런 말도 없이 뚫어지게 들여다보고 있던 그의 생각이 쌓이고 쌓여 고함을 질러댔다. 또 밖으로 쫓겨났다. 세번째로 그는 그림이 있는 자리로 돌아와 섰다. 평상시의 정숙한 분위기를 되찾기 위한 목적으로 그 사람의 주위에 박물관의 특별 감시원이 배치되어 있었다

이번에는 그의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그는 또 소리를 질렀다.

"틀린다, 틀려. [장군]이 아니다. 또 한 수가 남아 있지 않은가? 아직도 희망은 있다."

주변에 모였던 사람들도 그제서야 장기판을 주목하고 있었다. 실은 인간은 외통수로 몰려 패배한 것처럼 보였으나 장기의 명수인 그는 인간이 이미 [장군]을 받았으나 아직 꼼짝달싹 못하는 '외통수'는 아니고, 또 한 번의 수가 남아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인간에게는 또 한 수가 남아 있음으로써 구제될 순 있으며 아직 희망이 있는 것이다. 그제서야 주변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그 의미를 깨달은 것이다.

'맞아! 악마가 인간을 장기판으로 유혹하고 지금은 비록 궁지에 몰려 있지만 최후의 한 수만은 언제나 인간 편에 있다. 칠전팔기, 기사회생의 한 수가 인간에게는 아직 희망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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