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나는 기차를 타고 카이로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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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셉피나 [xone2] 쪽지 캡슐

2001-12-19 ㅣ No.3225

어제 저녁 미사 시간에 신부님 강론 중에 하신

 

말씀...

 

 " 나는 기차를 타고 카이로로 가고 있다......."

 

 요셉의 꿈 이야기를 하시면서... 하신 말씀 입니다.

 

 신부님의 꿈은 안식년이 되면 혼자 이집트 여행을

 

한달 정도 해보고 싶으시다시면서요...

 

  "나는 기차를 타고 카이로로 가고 있다."

 

 이 말씀이 너무나 멋있게 들려서  고백하건데 사실

 

뒤에 오는 신부님의 강론이 잘 접수가

 

안되었습니다......

 

 언제가 봄이 시작하는 삼월에 남쪽으로 가

 

보았습니다.

 

 거문도,백도 라는 섬을 찾아 나섰지요.

 

 동백꽃이 피였고, 어쩜 지금 겨울이 시작하는데  

 

마음에는  벌써 붉은 동백꽃을 기다리고 있는지

 

모릅니다.

 

 밤에 떠나는 우등 고속 버스를 타고 남쪽으로

 

남쪽으로 갔었지요.......

 

 차안은 정적, 가끔 코고는 소리도 들렸지만 잠이 오지

 

않아 차창을 보면 .......

 

 불 빛만이 깜빡거렸고  버스는 질주를 했습니다.

 

 거문도에 가는 배는 아마 8시인가에 간다는데 새벽

 

4시경에 도착하여 잠시 눈을 붙일 곳을 찾아 낯선 집을

 

 찾아 들었지만 역시 그 곳에서도 낯설음이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

 

 배를 타고 2~ 3시간 정도를 가서 카페리어호 배안에

 

틀어준 비디오 한편이 다 끝나야 도착을

 

했었으니까요.

 

거문도, 백도...

 

 그렇게 구경을 하고 돌아오는 길엔 단체 손님이

 

많아서 정원외 인원이 되어  배를 타고 돌아올 수

 

없을뻔 했는데

 

고마운? 아저씨 덕에 선장실에 숨으라는 호의로 우린

 

 특등실 선장실에 숨어서 돌아올수 있었지요.

 

 그때 마침 배 사고가 나서 배 정원 인원수에 신경을

 

 많이 쓰던 때 였던것 같았습니다.

 

 다시 거친 파도를 헤치고 여수!!! 육지로

 

달려왔지요...

 

 서울로 돌아오는 길이 문제 였습니다.

 

 난생 처음 객기 부려 야간 침대 기차를 탔지요.

 

 야간 침대 기차.....

 

 아~ 시베리아 벌판을 달리는 기차 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상상을 하면서.기차에 오르니.

 

 아무리 남편이라도 기차는 한 방?  한 칸에 두사람

 

있어서는 안되는  법이 있나 봅니다.

 

 아래 윗층 두개의 침대가 있어도 한방에 한 사람만

 

주고한 방?에 두 사람 기거는 없었습니다.

 

 침대?

 

 말이 침대지 관? 짝 이였던것 같았습니다.

 

 옴치고 달싹 할수 없이 .....

 

 그래도 그 기억, 추억은 잊을 수가 없군요.

 

 철로 레일의 덜컹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밤이 깊어 철로가의 집들의 불빛도 보이지 않고..

 

침묵 처럼 기차는 달렸습니다.

 

 가끔 잠자리 불편해서 칭얼거리는 아이를 달래는

 

엄마의목소리가 ......

 

나중에는 멀리서 들리는듯한 자장가

 

소리에 깜빡 잠이 오다 다시 깨곤 했지요.

 

  밤 기차..... 정적......

 

 끝 없이 달려가야 하는 길....

 

 이 겨울 여행 한번 다녀오구 싶다는 생각이 문득

 

문득 들면서...

 

 "나는 기차를 타고 카이로로 가고 있다..."

 

 어젠 요셉님의 꿈과 함께 저도 꿈에 여행을

 

다녀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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