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동성당 게시판

나의 운명의 연인(집회서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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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희 [lusi71] 쪽지 캡슐

2003-02-27 ㅣ No.3881

 

주님의 자비가 크시니, 내가 아무리 많은 죄를 지어도 용서하시리라."고 말하지 마라.

 

주님은 자비도 베푸시지만 노하시기도 하신다. 한번 노하시면 죄인들이 남아나지 못하리라.

 

하루하루 미루지 말고 한시 바삐 주님께로 돌아오너라. ....

 

                                              

                                                       (집회서 5,1)

 

 

 

연인의 마음이 넓으니 내가 아무리 죄를 짓고 바람을 펴도 용서하리라...고 말하지 말라.

연인은 사랑도 주지만 화내기도 한다. 한 번 화나면 남아나지 못하리라.

하루하루 튕기지 말고 한시 바삐 연인에게 안겨라...

 

^^;;

오늘 독서와 복음은 언뜻 들으면 무서운 하느님을 말씀하시는 것같지만 뒤집어 연인에 비유한다면 지독한 사랑고백이 될수도 있습니다.

 

연애를 하다보면 지금 상대편이 과연 인연인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사랑하는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며 서로에게 묻습니다.

 

우리의 만남은 우연인가 필연인가...

그 필연이 과연 우리의 인연인가???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생각하면서 둘이 자신들을 만나게 해준 신에게 끝없이 묻게 되는 질문입니다.

" 정말 이 사람이 나의 운명입니까? "

 

그래서 흔히들 청실 홍실을 엮어서 태어나고 그 운명의 끝을 찾아 헤맨다고 하지요.

 

 

우연> 필연> 인연> 운명...

 

사랑하는 두 사람은 자신의 우연스런 만남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이것은 이래서 필연이고 이것은 이래서 인연이고 ...그래서 우리는 운명이고...

 

...

비단 그것은 연인사이의 일은 아닐 것입니다.

 

하느님과 나...

부모님과 나...

내 자녀와 나...

그것은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순간부터 존재하는 인연이고 운명입니다.

 

숨쉬고 움직이고 살아가는 이 시간..시간,.

님이 주신 운명의 시간입니다.

내가 존재하는 그 순간부터 나를 사랑하시는 그 분은 나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시기 시작합니다.

 

 

한 아이가 태어나고..

그 아이의 작은 몸짓하나하나에 반응하는 부모의 표정은...말로 표현이 불가능한 아름다움입니다.

 

본인들은 의식하지 못하지만...기억조차 못하겠지만..

한 아기의 첫울음을 부모는 기억합니다.

한 아기의 첫뒤집기를 기억하고, 옹알이를, 첫걸음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엄마, 아빠라고 부르던 그 첫기억을 잊지 못합니다.

그 모든 것은 운명으로 나에게 내려진 이에 대한 설레이는 의미 부여입니다.

 

.......

 

하느님도 나를 향해 그러하십니다.

우리는 결코 기억하지 못하지만...알지 못하지만...

 

내가 처음으로 세상에 창조되었을 때를 그 분은 기억하십니다.

내가 처음으로 그 분을 바라보며 촛점을 맞추던 그 날을 그 분은 가슴벅차게 기억하십니다.

그리고 내가 처음으로  당신의 이름을 부르던 날,,,, 가슴이 떨렸었노라고 말씀하십니다.

 

나의 순간순간 지켜보시며 마음 떨리게 의미부여를 하고 계신 나의 운명의 분....

분명히 계십니다...

 

그러나 아이가 부모의 그 기억을 공유하지 못하듯..

우리도 님의 그 마음을 알지 못하기에...

우리는 님과 나의 운명을 실감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나의 삶은 홀로의 어둠이라고 원망하고.. 버림받은 혼자임을 힘들어 하고..

...울고 울고 울고만 있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시련은 우연히 다가온 것들이라고 생각하며...원망을 말합니다.

 

그러나.....나의 숨쉬는 순간순간...시간시간...

..우연이란 없습니다.

나에게 허락된 아픔, 고통, 행복...그것에 대한 나의 말들은,

그 모든 것은 가슴떨리게 나를 지켜보시는 분이 나에게 부여해주는 운명인 것을...

우리는 깨닫지 못하는 데서 나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상대편이 하는 몸짓 하나하나는 기쁨이 되고, 슬픔이 되기도 합니다.

고통이 되기도 하고 행복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모두 서로가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주고 받아야 하는 과정임을..

우리는 지나고 나서야 압니다.

그리고 그것을 다 받아 들였을 때 둘의 사랑이 확인된다는 것을 ...이겨낸 사람들만이 압니다.

 

님과 나와의 관계도 그렇습니다.

님이 나에게 허락하신 삶의 시간속에서

 

나에게 고통이.. 아픔이  다가왔다면.

그것은 우연히 온 것이 아니라 님이 나를 사랑하셔서...

 

운명의 님이 나와의 운명을 확인하시고자..

나보다 더 아픈 가슴을 부여안고 허락하시는 것입니다.

 

흔히 시련이 다가왔다고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영화속 대사같은 말을 들으며 그런 사랑을 꿈꾸면서도

나의 운명의, 사랑의 님이 시련을 주시면....

우리는 쉽게 무너져 버리고 포기합니다.

 

님의.....사랑이 크신만큼...무너지는 마음도 크실 것이라는 것.

우리는 결코 알고 싶어하지도 않습니다.

 

상대에게 돌아서는 연인은....뒤의 남은 이의 마음을 알지 못합니다.

지금 님에게 등돌린 나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연인과 님과 분명 다른 것은..

 

사람은 연인을 보내고 나서.. 접고 그 사람의 행복을 바라지만,

사람은 부모도 자식을 떠나보낼 수 있지만...

 

님은 결코 우리를 보내시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님과 우리의 운명은 결코 자를 수 없는 것이어서,

그 분은 결코 놓아주시지 않으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결국 우리의 입에서...

당신은 나의 운명이십니다..라는 고백을 들으시고야 말겠다는 결의에 찬 연인입니다.

끝없는 질투와 끝없는 애정을 고백하시는 분이십니다.

 

자신에게 돌아와.. 자신의 품에서..

자신이 주는 은총을 누리고... 그 감사를 받으며 한평생 지내게 하고야 말겠다는 결의에 찬 연인입니다.

 

그래서 그 분은 지금 이 순간도 끝없이 나를 향해 작업을 걸고 계십니다.

우연을 가장한...필연을 만들고 인연을 엮으십니다.

그 모든 것이 그 분의, 나를 향한 작업입니다.

 

 

나의 삶의 시간과 순간...

모든 것을 다 보고 계시는 그 분은...

나의 모든 순간의 것들을 우연을 가장한 운명으로 작업하고 계십니다.

 

지금...내 눈 앞에 스쳐가는 저들.

지금 내 앞에서 웃고 떠들고 있는 저 이..

지금 나를 향해 화내며 흥분하고 있는 저 이...

모두가 다 주님의 작업의 일꾼임을...나의 운명의 주님임을 고백할 때..

 

님은 아주 쉽게 말씀하실지도 모릅니다.

 

" 얼레? 다 알고 있었는감? ....^^;; ...그래 이 말이 하고 싶었어..

사랑해.....나랑 항상 함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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