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동성당 게시판

12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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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숙 [anacool] 쪽지 캡슐

2000-12-04 ㅣ No.572

월요일이 되니 오늘에야 정말로 12월에 들어섰음이 실감나는군요.

이거 겨울맞아? 하는 날씨가 계속되더니...어제밤에는 꽤나 춥더군요.

한장 밖에 남지 않은 달력을 한탄하듯 쳐다보고 있엇는데

오늘 아침 읽은 이해인님의 엽서(?)는 그 생각을 무색하게 하더군요.

모두들 한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실 수 있기를 빕니다.

 

이번 겨울에 저희 청년성서모임의 신형식 스테파노 형제님께서 창세기 연수에 들어갑니다.

좋은 시간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구요.

열분들의 많은 기도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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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엽서*  

                         이해인

 
또 한 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 하기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카드 한 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남에게 마음 닫아 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 
 
같은 잘못 되풀이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밖엔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쓰고 
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로 행복할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주십시오 
 
12월엔 묵은 달력 떼어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 
나를 키우는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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