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울성당 게시판

* 햇살이 맑아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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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표 [zanac] 쪽지 캡슐

2000-05-02 ㅣ No.979

 

 

 햇살이 맑아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비가 내려 그대가 또 생각났습니다.

 전철을 타고 사람들 속에 섞여 보았습니다.

 그래도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았습니다만 외려 그런

 때일수록 그대가 더 생각나더군요.

 그렇습니다.

 숱한 날들이 지났습니다만 그대를 잊을 수 있다

 생각한 날은 하루도 없었습니다.

 더 많은 날들을 지나간대도 그대를 잊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날 또한 없을 겁니다.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일이라지만 숱하고 숱한

 날 속에서 어디에 있건 무엇을 하건 어김없이 떠오르는

 그대였기에 감히 내 평생 그대를 잊지 못하리라, 잊지 못하리라 추측해 봅니다.

 당신이 내게 남겨 준 모든 것들, 하다못해 그대가

 내쉬던 작은 숨소리 하나까지도 내 기억에 생생히 남아 있는

 것은 아마도 이런 뜻이 아닐는지요.

 언젠가 언뜻 지나는 길에라도 당신을 만날 수 있다면,

 스치는 바람편에라도 그대를 마주할 수 있다면 당신께

 모조리 쏟아부어 놓고...., 펑펑 울음이라도...,

 그리하여 담담히 뒤돌아서기 위해섭니다.

 아시나요, 지금 내 앞에는 그것들을 돌려 줄 대상이 없다는 것.

 당신이 내게 주신 모든 것들을 하나 남김없이 돌려 주어야

 홀가분하게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을.

 오늘 아침엔 장미꽃이 유난히 붉었습니다.

 그래서 그대가 또 생각났습니다.  

 

 ...

 

난... 그녀의 해가 아니어도 좋다

햇빛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별빛이라도

항상 그녀를 볼 수만 있다면

난 하루하루 웃으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난... 그녀의 남자친구가 아니어도 좋다

그녀와 그녀의 남자친구가 편히 쉴 수 있는

의자가 되어 그녀를 편하게만 해줄 수 있다면

난 하루하루가 정말 행복해 질 것이다...

 

 

볼 수만 있다면...

그러기만 해도... 좋겠다...

 

 

젠장... ~ *

 

 

 


 

http://zanac.new21.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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