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동성당 게시판

대림 제4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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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0-12-23 ㅣ No.479

                      대림 제4주일(다해. 2000. 12. 24)

                                                 제1독서 : 미가 5, 1 ∼ 4a

                                                 제2독서 : 히브 10, 5 ∼ 10

                                                 복   음 : 루가 1, 39 ∼ 45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지난 한 주간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지금 많은 일들이 우리 주변에서, 우리 자신에게, 우리 가족들에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생존권이 달려있는 구조조정, 주식의 하락, 물가의 상승, 목숨을 경시하는 일들, 인권을 무시하는 사건들 등등 정말 많은 일들이 우리를 힘들게 하고 어렵게 합니다.  이러한 것을 보면 세상을 살기 너무도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하지만 그러나 우리 주변의 작은 일들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고, 아직은 세상이 살만하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이 작은 일들을 하는 이들이 바로 우리들이기 때문에 더욱더 살만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 있게 예수님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삼국유사에 보면 환웅천왕이 곰과 호랑이에게 한 약속이 나옵니다.  옛날에 하느님의 아들인 환웅이 인간 세상에 살기를 원하여 천부인 세 개와 무리 3천을 거느리고 태백산 봉우리에 내려와 나라를 세우고 다스렸습니다.  그때 한 마리의 곰과 또 한 마리의 호랑이가 같은 굴에 살면서 환웅천왕께 빌어 사람이 되기를 기원하였습니다.  이에 환웅이 신령스러운 쑥 한 줌과 마늘 스무 개를 주면서 "너희가 이것을 먹으며 백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이 되리라"고 했는데 곰은 그 약속을 믿고 지켰기에 사람이 되고 단군 임금의 어머니가 되었으나 호랑이는 믿지 않고 지키지 않았기에 사람이 되지 못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엘리사벳은 자신을 찾아온 마리아에게 성령을 가득히 받아  "모든 여자들 가운데 가장 복되십니다"라고 말합니다.  마리아가 복된 이유는 무엇일까?  왜 나이 많은 엘리사벳이 마리아에게 이렇게 말을 했을까?  엘리사벳은 "주님께서 약속하신 말씀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으셨으니 정녕 복되십니다"라고 그 이유를 말하고 있습니다.  마리아는 믿었기에 하느님의 어머님이 되셨습니다.  그러나 마리아가 믿은 하느님의 말씀, 약속이란 너무도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죽을지도 모르는 그 사회에서, 가장 불명예스러운 죄목으로 죽을지도 모르는 큰 위험이 있음을 알고도 믿었습니다.  자신의 생애에 어떤 시련과 고난이 닥쳐온다 해도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일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었기에 복된 여인이 되었습니다.  마리아의 믿음으로 오시는 분,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미 구약에서 구원의 희망을 약속 하신 분입니다.

  오늘 제1독서의 저자인 미가 예언자는 사회적 불의와 경제적 부조리, 종교적 타락에 대하여 통렬하게 고발한 예언자였습니다.  오늘 미가 예언자는 새로운 왕이 아주 보잘것없는 작은 마을 베들레헴에서 탄생할 것임을 이야기하면서 다윗 가문의 새로운 왕은 오직 야훼의 힘을 입고 그 드높은 이름으로 백성들을 다스려 평화를 누리게 하리라는 희망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모든이가 야훼의 힘을 입고 평화를 누리게 하시는 것, 하느님과 함께 하던 영광을 회복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

  이 하느님의 뜻을 이루시려고 예수님께서 오셨음을 바오로 사도는 오늘 제2독서에서 선언하고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께서 율법에 규정되어 있는 대로 희생제물과 봉헌물을 바치는 대신에 당신 자신의 몸을 순명의 제물로 바치셨다고 말씀하십니다.

마리아는 구원의 희망을 순명의 믿음으로 받아드렸습니다.  구세주의 잉태를 많은 말이나 희생제물이 아닌 자신의 삶으로 자신의 생애를 끌어안음으로써 믿음으로 응답하셨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은 바로 구세주의 재림을 기다리는 삶입니다.  우리를 통해 구세주가 세상에 오심을 알려 세상에 희망을 주어야 합니다.  그 희망은 이루어지고 말 희망이며, 어떠한 대가나 더 큰 희생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정의가 다스리고 평화를 누리는 희망입니다.  말로만 구세주를 기다리지 말고 하느님께 순명하는 믿음으로 우리의 삶의 사랑의 실천을 통해 구세주를 기다리며 전해야 하겠습니다.  곧 태어나실 아기 예수님께 우리 각자의 삶을 통해 사랑을 아주 작은사랑을 실천하면서 선물을 준비하는 시간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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