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성당 게시판

하느님과 교통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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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경 [cellsi] 쪽지 캡슐

1999-11-26 ㅣ No.914

 

                + 찬미 예수님

 

날이 많이 추워졌죠?    감기도 조심! 모두들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누리 안나가 너무나 자세히 열심히 설명을 해주었건만....여전히 난

흰 바탕에 재미없는 검은 글씨로 또 계속 글을 올리고 있네...

 

연일 FM과 신문에서 보도된 말러교향곡 1999-2002 가 드디어 11월 27일 내일

교향곡1번 연주를 시작으로 4년간에 걸친 대장정이 시작된다.

 

요즘 몸도 마음도 힘든 일도 있고 마음도 안 편하고...그냥 좀 그랬다.

(너무나 착한...하느님 보시기에도 잘 사는 어느 후배의 죽음...)

나중에 자세한 얘긴 올려보겠지만....하여간..그래서 평일 미사를 꼭 보고 싶었다.

 

어제 목요일 모처럼 학생들도 없고 해서 미사를 보리라! 결심을 했건만....

리허설이 6시 10분에 끝났다.

아무리 날라와도 예술의 전당에서 그 시간에 연희동까진 어림없다.

 

음.....어쩌지.

반은 포기하면서도 속으로 기도를 하면서 부리나케 출발했다.

 

법원을 지나면서 길은 막히기 시작했다. (이런 예상은꼭 한번도 빗나가지 않더라)

적어도 성모병원 신호를 지나려면 5번은 더 기다려야겠고....포기해야 하려나..

이러단 미사끝나는 시간에도 못 도착할텐데...

그럼 조배나 하고 가야겠다???

근데....이상하네.....왜 신호가 안 바뀌지?

이상하다 이상하다 고개를 갸웃거리다 결국 나도 신호바로 앞까지 왔다.

여전히 파란불.!

 

으흐흐....세상에...교통순경 아저씨가 신호등 신호를 붙잡고 계속 파란불을

주시고 계셨다.

덕분에 넙죽 절을 하면서 통과해서 여차여자..저차저차..해서 서울역 앞으로 해서

서대문까지 무사히 왔다.

 

골목 골목을 찾아서 겨우 3분전에 연대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거의 기적이라 할 수 있다.)

기도회와 교리와...성당 마당에 차가 좀 많았지만...

난 1분만 늦고 저녁 7시 미사를 드릴 수 있었다.

 

역시 사람을 통해서 하느님께서는 도와주신다더니...

교통순경 아저씨..고맙습니다.

 

이럴건데...모든게..이럴건데...

내가 바둥바둥 거릴게 아니라...다 맡기고 난 그저 열심히 하는일 충실히 하면서

온전히 맡겨드리면...다 알아서 해 주실텐데...

왜 그게 그리 안되고...양손에 다 움켜쥐고 안되는걸 바둥바둥 거리면서 왜

그러면서 살아야 하는지..왜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지....

 

국내 초연이라 이목이 집중되기도 하는 만큼...1번부터 잘 되야...

내일 연주 무사히 끝나야 10개를 다 무사히 마칠 수 있을텐데,...

 

아니...그 이전에 음악을 통해서...모든 영광을....모든 찬미와 영광을..

온전히 드릴 수 있었으면 ...정말 그럴 수 있었으면..좋겠다.

인간적인 교만함이 섞인 그런 영광이 아니라 온전히 모두 다 내어 드릴 수 있는...

 

 

안 읽은 글을 보니 거의 한달쯤 게시판에 못 들어와본거 같다.

안나는 여전히 계속 글을 써주고 있고...

 

 

                   야옹~^...어제 느낀 마음을 이렇게라도 올릴 수 있어

                            마치 밀린 숙제 한거같이 마음이 쫌 편한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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