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성당 게시판

그대! 아메리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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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 [sjjbernardo] 쪽지 캡슐

2002-02-23 ㅣ No.1570

 

 

2002, 2, 23 사순 제1주간 토요일 복음 묵상

 

 

마태오 5,43-48 (원수도 사랑하라)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 하고 말씀하신 것을 여러분은 들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여러분의 원수들을 사랑하고, 여러분을 박해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시오. 그래야만 여러분은 하늘에 계신, 여러분 아버지의 아들이 될 것입니다. 그분은 악한 사람들에게나 선한 사람들에게나 당신의 해를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사람들에게나 의롭지 못한 사람들에게나 비를 내려 주시기 때문입니다.

 

사실 여러분을 사랑하는 사람들만 사랑한다면 여러분이 무슨 보수를 받겠습니까? 세리들도 그만큼은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여러분의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여러분이 무엇을 더 낫게 한단 말입니까? 이방인들도 그만큼은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여러분의 하늘의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같이 여러분도 완전해야 합니다.

 

 

<묵상>

 

어린 시절부터 그대는 나와 함께 있었습니다.

어느 때부터인가 그대에 대한 고마움이 내 안에 가득했습니다.

 

나를 있게 한 어머니 대한민국,

고통에 신음하던 어머니를 지켜 준 그대,

그대가 있음에 나 역시 살 수 있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대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를 지켜 준 그대가 아니었습니다.

어머니를 고통스럽게 한 그대를 보았습니다.

 

아 어찌 이럴수가...

그대에 대한 고마움은 순식간에 분노가 되었습니다.

나의 어머니에게 한 것도 부족하여

나의 가난한 벗들의 어머니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그대...

지금도 무수한 어머니들을 짓누르고 있는 그대...

 

그대를 잊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잊으려 애쓰면 애쓸수록 더 가슴 깊이 차고 들어왔습니다.

 

오늘 나의 주님께서 말씀하시더군요.

원수를 사랑하라고,

박해하는 이를 위해 기도하라고.

 

그대가 떠올랐습니다.

그대의 뜻은 아니었겠지만,

나의 원수 목록에 그대가 제일 먼저 속한다는 것이

그대에게는 너무나도 불행한 일이겠지요.

 

나의 주님의 말씀을 따르려고 합니다.

사실 지금까지 주님의 말씀을 따랐습니다.

그대가 망하기 바란 적은 한번도 없으니까요.

오히려 그대가 온 세상을 위해 제 자리 찾기를 바랐으니까요.

 

오늘부터 더욱 간절히 기도하려 합니다.

그대가 올바른 길을 걸어가기를 말입니다.

그대가 회개하고 다시 서는 날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대가 지금 걷는 길이 얼마나 어리석은 길인지 생각하시기를 바랍니다.

다른 이 모두 죽이고 그대만 산다면 그대의 삶이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겠습니까.

 

그대 안에 있는 선량한 목소리들 외면하지 마십시오.

그대 안에 있는 마지막 살아있는 양심을 버리지 마십시오.

그대와 함께 아름답고 정의롭고 선한 주님의 길을 걷고 싶습니다.

 

언제까지나 그대를 포기하지 못하는 나의 사랑을 기억하십시오.

처절한 분노의 몸짓으로 그대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표현하는 벗들을 기억하십시오.

 

그대가 어떤 길을 가든지,

그대가 무슨 일을 하든지,

어느 누구 하나 눈길 주지 않는 그날이 온다면

그대를 향한 아무런 반향이 없는 그날이 온다면

그대는 쓸쓸하게 묻혀버릴 것입니다.

 

그날이 오지 않기를,

그날이 오기 전에 같은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이 자리 그대와 함께 합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 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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