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파동성당 게시판

평화묘원의 교통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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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성 [dippappa] 쪽지 캡슐

2001-10-01 ㅣ No.956

찬미예수

 

전 저희 아버지를 평화묘원에 모시고 있는 신희성 프란치스코라고 합니다.

 

본당은 다르지만 오늘 평화묘원에서 일어난 끔찍한 교통사고에 대해 드릴 말씀이 있어 청파동게시판을 찾았습니다.

 

오전 11시에 있었던 합동위령미사 후 3~40분 쯤 지났을 무렵입니다.

주차장쪽에서 반대편으로 넘어가는 급경사 내리막길에서

한 아주머니가 운전하시던 자가용승용차가 갑자기 계단쪽 인도로 돌진해와 계단을 내려가시던 한 형제님과 한 자매님을 뒤에서 덥치고는 돌벼랑 아래로 전복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저는 눈앞에서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갑자기 멍해졌는데 사람들의 비명소리를 듣고서야 정신이 깨어 사고차량쪽으로 달려갔습니다.

차에 치이신 아저씨는 그나마 다행히 별일 없이 툴툴털고 일어나신것 같고 운전하시던 아주머니도 큰 상처없이 사고차량에서 빠져나오셨습니다.

그런데 또한분 자매님은 차량과 함께 돌담 밑으로 추락하셨고 점차 의식을 잃어 가셨습니다.

 

제 동생은 급히 119에 전화를 하였고 전 사무실로 뛰어가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사무실 아저씨는 이미 연락된 119에 전화 한통화를 걸었을 뿐 급히 뛰어온 저를 무안하게 할정도로 더이상의 조치는 하지 않고 사고 현장으로 가 보지도 않으셨습니다(현장은 상황이 급한데 관리사무소는 더이상 조치할 수 있는 무엇이 없었나봅니다. 예컨대 현장의 교통정리,응급처치를 위한 시설이나 요원등..아니면 평화묘원에서는 흔한 일이어서 대수롭지 않은 사고였나요?). 현장에 다시 가보니 현장은 빵빵거리는 차들과 발을 동동구르는 사고당사자로 아우성이었습니다.

 

사고 후 30분 지나서야 119차량이 현장을 향해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사고현장 주위 길가까지 차량이 주차해 있는데 가뜩이나 좁은 도로에 119차량이 제대로 들어갈 수 있을지, 또 119차량이 들어가더라도 제대로 나올 수 있을련지, 의식을 잃은 자매님은 한시가 급한 상황일텐데 그 가족분들은 마음이 얼마나 조급할련지..현장에서 미리미리 주위차량을 빼내고 119차량을 잘 진입할 수 있게 했어야 하는건데...여러가지 안타까운 걱정이 앞섰습니다.

119차량이 현장에 도착해서야 뒤늦게 차빼달라는 사무실발 안내방송이 흘러나왔습니다.

길가에 주차했던 차들이 자리를 빠져나간 후 119차량은 환자를 태우고 현장을 겨우겨우 빠져나갈 수 있었습니다.

 

명절이라 오늘 묘원이 붐비리라 예상되었다면, 또 비좁고 상태도 안좋은 진입로에다가 주차장도 충분하지 않은 터라면, 적어도 위험한 곳은 교통정리를 담당하실 분을 배치했어야 하는데 전에 보였던 교통정리원은 묘원 입구에서 산너머까지 한분도 뵈질 않았습니다. 다만, 사고 후 묘원입구를 나가니 그제서야 오전(정확히 10시30분경이었고 미사가 11시에 있었기떄문에 저희가 들어올 무렵이 가장 붐빌때였다고 봅니다)에 들어올떄는 보이지 않던 분이 교통정리를 하고 계시더군요.

 

너무나 황당하고 어이없는 사고를 당하신 분들..그분들은 추석에 그리운 사람을 찾으러 왔다가 갑작스런 충격을 받아 지금 얼마나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계실까 생각하니 지금도 가슴이 답답합니다.

 

청파동성당은 평화묘원 분양을 통해 성전 재건축자금을 마련하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오늘 사고를 당하신 분들은 모두 청파동성당으로는 고마우신 분들입니다.

저 또한 제 아버지를 평화묘원에 모심으로써 청파동성당에게는 고객의 한사람입니다.

그렇지만 사고를 당하신 분들에게 보여줬던 평화묘원관리자들의 미덥지 못하고 성의 없는 사고 처리때문에 그분들은 커다란 상처를 입으셨고, 저 또한 평화묘원 관계자들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렸습니다(앞으로 묘지를 찾아갈떄는 뒤를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사고 자체가 평화묘원에 직접적인 원인이 있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사고가능성에 대한 예방조치, 사고후의 조치등에 관련하여 평화묘원 운영자의 대응방법에 대해 도저히 그냥 덮어두고 지나갈 수가 없을것 같아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청파동성당은 평화묘원의 시설관리자로서 아무런 사고예방조치는 물론 사고 후 현장 정리도 하지 않는 무성의한 관리태도에 대해 사고를 당하신 분은 물론 이제까지 평화묘원을 돌아가신 분들의 평화로운 안식처란 믿음을 가졌던 모든분들께 공개사과를 할 것과 함께 앞으로 평화묘원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지에 대해 청파동성당의 고민어린 답변을 청합니다.

 

그리고 사고로 큰 피해를 당하신 자매님과 슬픔과 고통으로 힘들어하실 자매님의 가족들을 위해 기도드렸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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