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당동성당 게시판

내 마음의 고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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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경 [lucy3] 쪽지 캡슐

2000-04-10 ㅣ No.836

내 마음은 나한테

없을 때가 많다.

거기 가면 안된다고

 타이르는데도

어느새 거기 가 있곤 한다.

 

거기는 때로

고향이기도 하고,

쇼무대이기도 하고,

열차 속이기도 하고,

침대 위이기도 하다.

 

한때는

눈이 큰 가수한테로

달아나는 내 마음 때문에

고통스러웠다.

아침이슬에 반해서

챙겨오기 힘들었던 때도

있었다.

 

저녁노을,

겨울바다로 도망한 마음을

수습하는 데도 애를 먹었다.

 

이제

내 마음은

완전히 너한테 가 있다.

네 눈이 머무는 곳마다에

내 마음 또한 뒤지지 않는다.

너는 내 마음의 고삐인 것이다.

 

내가 자갈길을 걸으면

내 마음도 돌부리에 걸려서

넘어질 때가 많을 것이다.

네가 가시밭에 머물면

내 마음도 가시밭에서

방황할 것이다.

 

너는

 나를 위해서도

푸른 초원 사이로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거기에 있어야 한다.

 

너는

내 마음의 고삐이다.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들은 모두 누군가의 마음속의 고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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