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관동성당 자유게시판

민들레를 사랑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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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숙 [nomary] 쪽지 캡슐

2001-04-24 ㅣ No.1144

민들레를 사랑하는 법

 

어떤 사람이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다. 그는 흙을 가져다 붓고

자신이 좋아하는 온갖 아름다운 씨앗들을 심었다. 그런데 얼마 후

정원에는 그가 좋아하는 꽃들만이 아니라

수많은 민들레가  피어났다.

 

민들레는 아무리 뽑아도 어디선가 씨앗이 날아와 또 피어났다.

민들레를 없애기 위해 모든 방법을 써 봤지만

그는 결국 성공할 수 없었다.

노란 민들레는 다시 또다시 피어났다.

 

마침내 그는 정원 가꾸기 협회에 전화를 걸어 물었다.

어떻게 하면 내 저원에서 민들레를 없앨 수 있을까요.

정원 가꾸기 협회에서는 그에게

민들레를 제거하는 몇 가지 방법을 알려 주었다.

하지만 그 방법들은 이미 그가  다 시도해 본 것들이었다.

그러자 정원 가꾸기 협회에서는

그에게 마지막 한 가지 방법을 일러 주었다.

 

그것은 이것이었다.

’그렇다면 민들레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세요.’

 

                            ...

 

  우리 집에 감기 바이러스가 침투해 온 가족이 감기와의 전쟁 중이다. 예외없이 사랑하는 가족과 아픔을 같이 하기위해 감기에 걸려 한주일은 꼼짝없이 앓아 누었고 지금은 목소리가 허스키를 넘어서 거의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하지만...지난 목요일 다녀온 불암산 자락의 요셉 수도원의 배꽃이 월요일이면 가장 예쁠 것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어 자리를 박차고 엄마와 다녀왔다.

  꽃이라면 우리가 질투할 정도로 아끼는 분이신 엄마랑 둘이서 기침을 하면서도 행복한 산책을 할 수 있었다.

 

 역시나~~~~~

 배꽃이 너무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하얀 배꽃을 보며 마냥 기뻐서 거니는데... 배꽃을 더욱 희고 아름답게 보이게 해준 것은 어디선가 스스로 자라난 주의의 이름모를 꽃들이었다.

 미처 제초작업을 해주지 못해 다 죽은 누런 입들 사이에서 새롭게 피어난 노오란 수선화도 볼 수 있었다.

 어디에서나 흔히 보는 아름답고 향기나는 꽃보다

이름도 잘 모르는 들꽃들에게서 더욱 큰 생명력을 느낄 수가 있었다...

  

 "대지는 꽃을 통해 웃는다"는다고 한다.

  부활 하신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세상을 향해 웃고 계신가 보다...

 

  내가 의도하는 대로만 이루려고 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만을 사랑하고 살려고 하니 힘든 세상인가 보다...

 살다 보니 참 많은 사람들을 만단다... 누군가는 받는 것도 없이 너무 좋고... 또 누군가는 주는 것도 없이 밉기도 하다... 모든 것은 다 자신의 모습을 타인에게 투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내 자신을 비우지 않는 한 모든 사람은 민들레가 되고 마는 것이다. 나 역시...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주인 눈에 난 민들레에게도 변함없이 물을 주시고 따뜻한 햇볕도 비추어 주시며 아껴 주신다...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그리고 주인의 마음도 사랑의 시선으로 바꾸어 주신다...

 

 사랑만이 세상을 살아가는 유일한 힘인가 보다...

 

 감히 저도 당신의 그 사랑 비법 좀 전수해 주십사 하는 어이없는 부탁을 드리고 싶네요...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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