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관동성당 자유게시판

[로사] 어제밤에 ...그래서..잠을 못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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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정 [werining] 쪽지 캡슐

2001-04-16 ㅣ No.1079

정말 못살겠다.

우리 주희(큰 꼬마)때문에 웃겨서 못살겠어요.

주희는 지금 나이 만네살 (5세)

엇그저께 만네살을 채운

주저리 주저리 말많고,참견잦은 꼬마 죠.

 

나는 아직 기도가 어설프고, 몸에 배지 않아서

꼬박꼬박 해야할 기도를 하지 않았지만, 생각난김에 어제밤에 저녁기도를 하려고, 기도서를 폈지요.

주희와 함께....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오늘 생각과 말과 행위로.....의무를 소홀히....

 

아멘. 기도를 마치고

 

주희한테 엄마를 위해서 기도좀해줄래?  부탁했어요.

 

먼저,

 

’우리꼬마 착한어린이로 자라게 해주십시요’ 라는 기도와 함께.

 

우리주희가 기도를 시작했죠.

 

"하느님, 우리엄마 아프지 않게해주시고,

맛있는거 많이 사주게 해주세요.

그리고 우리엄마는 나를 때려요.

 그래서 사실은 내가 많이 아파요.

그리구 엄마는 소리도 질러요.

우리엄마가 안때렸으면 좋겠어요."

 

그리고는 갑자기 나를 향해 소리를 지르더군요.

 

"엄마는 나를 때리잖아.

그리구 소리도 지르잖아.

그래서 나 기도 안해~. 그리구 엄마는 나~빠~~"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 하늘에 계신우리아버지 아버지 이름이거룩히................악에서 구하소서.아멘"

(참고;우리꼬마는 주기도문을 다 외운다)

 

"그리고,우리엄마가 막 때리는데 이제 안때리게해주세요.

 초콜렛도 많이사주고

팬더곰음료수도 많이 사주게 해주세요...

주저리....주러리 (순전 먹는거 얘기뿐이었음)"

 

이렇게 한소리 또하구 또 주기도문 외우고.  한소리 또하구 주기도문외우고.....(한도끝도없었죠)

 

주희야 기도가 너무 길어, 너무길면 하느님이 지루해서 우리 소원 안들어준단말야. 타일렀죠.

 

그러기를 1시간 30분정도.시간이 11시 40분을 가리키고 있었어요.우리꼬마 왈

 

" 나 아직 멀었어, 엄마 먼저 자, 난 아직 할말이 많아"

 

 기도를 하는건지 엄마한테 시위를 하는건지,

어쨌든 우리꼬마 기회는 이때다 싶은지 새벽까지 중얼중얼......

내일부터는 숨어서 혼자 기도 해야지.. 요즘 애들 정말 무서워요. 기도가 아니라 고문이었어요.

 

그래서, 어제 잠도 못자고 오늘 비몽사몽. 기도하는일이 이렇게 힘들고 고달픈일 일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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