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울성당 게시판

마흔 두번째 수현이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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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현 [kaka0305] 쪽지 캡슐

1999-12-13 ㅣ No.608

한주의 시작인 월요일...

어떻게들 지내셨어요?....

저는 어떻게 지났는쥐 정말 아무 정신이 없어요...

엄청난 감기와싸우는 중이거든요...

작년 이맘때도 방학을 하고 올라와서 딱 3일간 아무일도 못하고

밥도 못먹구 집에만 누워있을 만큼 감기가 심하게 걸렸었는데..

이번 감기도 만만치가 안네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심지어는 엉덩이 살가지 막쑤시고 땡기고...

감기 아니 걸리도록 조심하세요.. 아직 안걸리시는 분들은요...

회사에서 병원엘 다녀오라고 시간을 주어서 갔었는데..

안그래도 아픈 엉덩이에 주사를 ... 윽!! 죽는줄 알았슴다..

 

아픈 몸을 이끌며 게시판을 찻은이유가 있죠..

어제부터 오늘까지... 저에게 너무 횡당한(?)일이 있었거든요..

황당하다고 해야하남?..

암튼...

 

어제 성가대 연습을 맞치고 술을 한잔하고 지휘언니랑 정석이랑 같이

마을버스를 탔었어요..

한 아주머니가 운전기사 아저씨랑 말씀을 나누고 계시는 모습을 보곤

저희는 저런 아줌마들 많다며.. 그냥 웃어넘겼습니다..

정석이랑 지휘언니가 내리고 저 혼자 남았는데...

그 어저씨가 안 내려주시는 겁니다...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지희언니랑 정석이가 내림과 동시에 뒤를 한번 돌아보시더니

지금부터는 그 아저씨랑 저의 대화입니다...

  "학생 혼자네.."

  "네"

  "어디서 내려?"

  "다음다음에서요"

  "왜 이렇게 늦게 돼?.. 집에서 안혼나?"

그때당시에도 목이 너무 아픈상태여서 말도 하기 싫었는데

아저씨가 말을 하시길개 대답을 하는 중이였어요..

기분나쁘게 반말까지?..

집에서 혼나든 말든 왠 참견?.. 이런 생각을 하며.. 귀찮은 듯이

  "괜찮아요"

  "어디갔다오는건데?.. 아까 친구들 인가봐?"

  "네"

이런 얘기를 하는중에 제가 내려야 할곳에 도착을 했어요..

문 앞에 서있는 나를 보며

  "앞문으로 내려"

저는 앞문쪽으로 갔어요...

그때부터 언 십여분... 아저씨의 물음으 계속 되었죠...

남자친구는 있냐는둥... 자기가 소개를 해주겠다는둥...

암튼간... 머리털 나고 그런 버스는 정말 처음이었습니다... 왕 짜증~~

 

그리곤 집에와 자고 오늘 아침...

회사를 가기위해 홍제역에가서 지하철을 타는데...

거기서 있었던 일이예요...

경복궁 역에서 한 스님이 타셨어요

약을 먹은 후라 비몽사몽간에 가나보다... 하며 아무생각없이 가는데...

요새 핸드폰에 음성인식 하는거 있잖아요??

예를들어 "이쁜이!" 하면 우리집에 전화걸리는거...

(제 친구중에 한명이 그런 핸드폰을 갖고 있는데... 하하하^^

물론 제가 억지로 시킨거긴 하쥐만...)

그 스님은 유독  빤질빤질한 head의 스님이셨습니다..

(윤환이오빠의 이마가 죽을정도의... 나 또 죽겠군...^^)

나이는 한 30대 중반정도?

물론 모두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지요..

목각이라고 하죠?.. 그걸 두드리고 계셨거든요..

근데 스님 갑자기 터뿌하게 핸드폰을 빼들더니..

"컥!컥! 헉! 후우~~"하고 목을 가다듬더군요..

모하나?~ 하고 저랑 제주위사람들은 쳐다봤죠.

핸드폰에 대고 조용히 또박또박

"쫄따구나와" 하더군요...

띠리리~~

"응~~ 잉구냐?? 나다......................"

쿡쿡. 저랑 주위에 있던 사람들 막 웃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스님은 그치지 않으시더라구요.

다시 한번,

"주방장나와"

띠리리~~

"오.. 어머님? 저에요....................."

캬캬캬. 저랑 주위에 있던 사람들 더 크게 웃습니다.

그런데 아직 결정타가 남아있습니다.

스님.

전화를 끊고 조용히 주위를 둘러보시더군요.

목각을 한번 더 두드리시더니..

잠시후  분노에 찬 목소리로...

"10쉑!"

띠리리리~~~

"여보세요? 주지스님?...................."

컥컥컥. 저랑 주위에 있던 사람들 웃겨 죽을라구럽니다.

어떤아저씨 웃다가 뒤통수 창문에 박고.. .

나이 지긋하신 흰머리 할버지.

체통이고 뭐고 없습니다. 손뼉치고 웃습니다.

 

정말이쥐 약 기운만으로도 정신이 없었는데 어제 밤의 그일과

오늘 아침의 스님때문에 죽는줄 알았습니다..

그래도 지겨운 월요일 아침을 한바탕 웃으면서 시작해서 좋기는 했어요..

 

크리스마스가 얼마 안 남았는데...

저는 카드를 쓸 생각을 하니깐 마음이 막 벅차요...

작년 크리스마스때가 막 생각도 나고...

 

문자나 메일 이런거 말고 손수 쓴 그런 크리스마스 카드를

준비해보는게 어떻까 싶네요...

 

죽을 만큼 아픈 이쁜이였습니당~~

행복한 한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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